화창하고 상쾌한 아침이에요!! 모두들 일어나셨는지요.. 어제 친구를 만나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유학간 친구인데 잠깐 짬을 내서 귀국했더라구요. 낮에 어린이집에 가서 수빈이 데리고 꽃한다발 사가지고 공항으로 씽씽 달려갔지요.. 얼마나 설레이고 떨리던지.. 1년 반만의 상봉이었어요. 남의 시선도 아랑곳 하지않고 둘이 부둥켜 안고 팔짝팔짝 뛰었죠. 옆에서 4살된 딸아이가 물끄러미 쳐다보더군요.. 철없는 이 엄마를... 곧장 우리집으로 와서 남편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같이 저녁 먹으러 갔는데 이런....세상에..... 둘이 얼마나 반가워하고 친한척 하는지...샘이 나서 죽는줄 알았어요. 내가 뾰루퉁해서 한마디 하니까 친구왈"사랑은 움직이는거야!!!!" 어디서 들은건 있어가지구... 둘이 한쌍의 잘 어울리는 바퀴벌레 같더라구요. 씩씩!!! (아직도 분이 안풀렸음) 저녁먹고 집으로 돌아와 거나하게 한잔한 뒤 언제 잤는지두 모르게 늦게 자고 오늘 이른 새벽 친구는 시골집에 내려갔어요. 친구 배웅을 하고 남편 출근시키고..이렇게 컴앞에 앉아 있으려니 친구와의 옛생각이 나네요. 대학시절. 온 세상이 내것인것 마냥 자신감에 차있고 용기가 충천했던 시절.. 소위 학생운동이란 것에 빠져 정신 못차리고 있을때 친구와 과선배가 사랑에 빠졌지요. 캠퍼스가 들썩하리만큼 요란하게 사랑을 키우던 두사람.. 많은 사연과 사연 속에 둘은 헤어지고.. 친구는 자살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았고 그 옆에는 항상 제가 있었구요.. 식음을 전폐하고 자취방에 누워 그 친구가 듣던 노래가 지금 흐르는"dust in the wind"예요. 반복해서 계속 이 노래만...... 아마 자신만이 가진 추억에 얽힌 노래가 아닌가 싶어요. 어쨌든 그 후로 그 남자선배는 어마어마힌 집에 장가를 갔고 제 친구는 하루하루 피를 말리며 살아갔지요. 그 후에도 오랜동안 힘들어 하던 친구는 직장생활을 접고 유학의 길을 가게 된거에요.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공기로 숨쉬고 살아가는 것 조차 견디기 힘이 들었나봐요. 시간이 흘러흘러 이젠 모두 옛이야기,옛추억이 되었고 우리도 이제 서른을 넘긴 나이가 됐네요. 벌써 말이에요. 밝아보이는 친구의 얼굴에서 편안함을 엿볼 수 있어 기뻤어요. 시집안가냐고 물으니까 "태병이(우리신랑)같은 사람 있으면 시집간다구.." 이런... 우리 신랑을 그리도 좋아한다니...... 단순한 우리남편 그말 듣고 어깨가 으쓱으쓱.... 둘이 잘논다......한쌍의 바퀴벌레..... 친구를 내눈으로 보니 안심이 되네요. 전화로 자주 안부를 물었지만 보지 않고서 믿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요. 늘 챙겨주고 싶고 감싸주고 싶은 연약한. 하지만 강한 제 친구에요. 머물러 있는 동안 잘해주고 싶어요. 뭐든지............ 상추쌈 친구들!! 어제 정팅에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다. 친구가 왔거든... 이해해 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