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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글쎄 남편이라는 인간이 채팅 한 번 했다고 미친 여자래


BY 강영애 2000-08-11

오늘은 징그럽게도 더운 날. 날씨는 후덥덥하고 그래서 샤워만 열 번 이상을 해보지만 그래도 개운치 않은 이 날씨.
야, 그래. 이 끈끈한 날에 나도 사고 아닌 사고 한 번 쳐봐?
해서 생전에 첨으로 채팅이라는 걸 해 보는디----
아, 그것도 남편이라는 감시인하에서. 사실은 남편이라는 김가 아저씨도 첨이구. 이래 저래 남들이 다하는 채팅이라는 걸 향해 요이똥!! 그래도 그때까지는 남편이나 나나 뭔가 개봉박두 기분으로 이놈의 에어콘 하나 없어 선풍기를 틀어도 땀이 좔좔하는 방 열기를 잊고 써늘했었는데---.
30대을 위한 대화방 입문 짜잔짠. 어이 기분 좋고. 고등학교때 야구 구경 하러 몰래 야자 빠져 나왔을 때 이런 기분이었나?
헌데, 이것이 뭔 일이여. 인사가 끝나자 마자 신상 공개 질문이 시작되고 나는 정신없고. 옆에 앉은 나의 남편 김가 아저씨는 뭔놈의 대화방이 여자라고 하면 정신이 없이 어떻게 해볼까 수작질이냐면서 대뜸 빨리 컴퓨터 안꺼~~~~~~~. 순간 컴퓨터가 슈웅~~ 간지 모르게 가고 내 머리가 꽝하는데, 지구가 폭발하는 줄 알았다니까. 세상에 채팅 몇 줄 했다고 이럴수가 대화방 내용을 다 혼자 다 썼나? 왜 다른 사람들이 한 말 가지고 흥분해서 난리인지. 그리구 자기도 동의한 채팅인데. 웬걸 쏟아지는 말, 저 여자가 채팅에 미쳤어! 채팅이란게 수~운 수작질아니여, 잉?
졸지에 나만 미치녀 니이 되고.
세상이나 만상이나 이 세상에서 자기가 가장 이해심 넓은 척은 혼자 다 하더니. 이런 좁쌀 영감이 다 있나.
갑자기 방안이 사우나실로 변하고 내 이성은 사우나실의 얼음이 됐다니깐.
나, 열 받은 여자가 하는 말
그래 채팅 한번에 나 미쳤다.
그럼, 한 가지만 남편이라는 인간한테 묻자
미친 여자하고 사는 너는 뭐꼬?
그라고, 채팅에 눈알이 똥골똥골해서 옆에 달라 붙은 너는 뭐꼬?
날씨도 더운데, 남편이라는 남자 니 징말 미쳤나?
호기심에 한 번 해 본 채팅이라는 두 글자에 미친 아줌마 있음 나와 보라고 해. 나밖에 없지.
더운 날, 징말 더운 얘기해서 미안해요. 아줌마들
무지 더운날 열 받은 아줌마가 쓴 글.
아, 글쎄 왜 그 노래가 생각나냐구요
바꿔, 바꿔 ----
허긴 대화방이 채팅 몇줄에 미친 사람이 된 이 아줌마 존재나 기억하고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