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들 잘 지냈나요?
저도 나름대로 재미나게 보냈어요.
전날 주문해 놓은 떡(여기는 "말"의 개념이 아니고
lbs(파운드)를 써서 원래 생각보다 너무 많이
주문하게 되었지만)
송편, 인절미, 꿀떡 10파운드씩 주문해서
세수만 하고 오전 새벽까지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떡집
(참고로 이곳 올랜도에는 떡집이 딱 하나,
이름하여 베들레햄 떡집)
하여간 그 떡집 가서 떡 pick up해서 오는 길에
한국 과자 (꿀짱구, 꿀꽈배기, 새우깡, 바나나킥,
유과등등) 사와서
한국 공방에서 일하는 우리 4명의 씩씩한 여인들 모두
한복으로 곱게 빼입고
(솔직히 3명은 곱게 빼입었고, 내 assistant하는
애는 맞춘 지 20년된 엄마 한복을 입고 왔는데
형광 초록색 치마 저고리에 옷고름은 꽃분홍이라서
촌스러움의 극치를 달렸음.)
그래서 손님들이 공방 들어와서
"Is this South Korea?"
그러면, 우리 모두 입을 모아 -
"3 of us are from South, but
that girl over there with that green dress on,
is from North."
라고 대답하곤 했지요.
하여간, 맞춰간 떡을 나라별로 접시에 곱게 담아
나눠 주었는데,
혹시 떡 맛에 적응 못할까봐
준비해 둔 과자들을 곁들여 주었길래 망정이지,
대부분 떡을 싫어하더라고요.
무식한 놈들은 떡을 보고
"Sushi(생선회)?"냐고 물어도 보고
딱딱한 줄 알고 집었다가는 예상과는 다른
떡의 물컹한 느낌이 생소한지 입으로 넣지는 않고
요리조리 돌려보고 찢어보고 하는 게
정말 짜증나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는 "야 이 겁쟁이야. 남자가 그것도
못 먹냐? 먹고 꿀꺽 삼켜. 너네들 쵸콜렛보다
몸에 훨씬 좋은거야."하고 거의 입에 쑤셔넣다싶이
했지요.
반응은 참으로 다양한데,
떡 한 번 집어 먹어보고는 계속 과자만 집어 먹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맛이 어떻냐?" 물으면,
"It's OK."했다가, 내가 "솔직히 말해봐, 정말 어때?"
하고 다시 물으면,
"Well, just so-so. I wouldn't ask for more"
하고 무지하게 솔직하게 대답을 하더군요.
그러면서 과자만 집어 먹으려고 하길래
맞춰 놓은 떡이 아까워서
"과자 두 개 먹으면, 떡 한 개 의무적으로 먹어!"
하고 조건부를 달아 놓으니
"갑자기 배가 부르네."하고 달아나기가 무섭더라고요.
그나마 예의 차리는 사람들은
너희들 문화와 음식을 함께 나눠서 고맙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동양권 애들을 제외하고는
떡은 예상을 깨고 인기가 무지하게 저조했어요.
하지만, 디즈니 사무실에 근무하는 매니저들은
한복 쫙 빼입은 아름다운 여인네 4명이 떡 배달을
하는 바람에(정말 꼭 무슨 새로운 단란주점
오픈 신고식 하는 것 같은 분위기였음)
무지하게 감동 받아 했어요.
그래도 위로 삼은 것은
저녁때 우리집에서 계획되었던 파티.
여기 있으면서 이래저래 알게된 한국 사람들
(연령은 78년생부터 60년생까지 무지 다양)
14명을 집으로 초청해서 (우리 4명까지 총 18명)
나랑 공예가 한 명은 일찌감치 공방에서 집으로 퇴근해
장보고 청소하고 요리하고 해서
저녁 9시 30분(일반적인 우리 퇴근 시간에 맞춰)에
파티를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이 곳 파티 문화에 익숙해져서인지
다들 올 때 선물과 먹을 것을 가져오는 바람에
분위기 너무 좋고 먹을것 마실 것 풍족한 파티가
되었지요.
여기서 공부하는 유학생 한 친구는 어머니가 한국에서
방문차 오셔서 같이 모시고 왔는데
크고 예쁜 화분 2개를 사오시는 바람에
집 분위기가 확 달라졌지요.
(원래 우리집에 있는 식물이라고는
여기 파값이 비싼 관계로 아파트 베란다 앞 흙 한
구탱이에 심어놓은 파와 공예가 한 명이 한국서 싸온
상추씨 심어놓은 화분- 아직 싹도 안텄지만-밖에
없었는데)
하여간 그래서 다들 너무나도 즐겁게 있다가 갔는데
우리가 준비했던 음식은
잡채, 닭바베큐,만두튀김, 고구마튀김, 17가지 재료가
들어간 샐러드, 갈비, 김치찌게, 밑반찬 4종,
후식용 케??2종, 과자류, 음료수, 와인, 양주,
맥주, 팩소주등으로
무지하게 상차림이 화려했답니다.
게다가, 우리 4명의 여인네들이 손님들 방문때마다
entertainment까지 제공을 했지요.
여기선 베란다 밖으로 손님 오는 게 보이는터라
손님이 온다 싶으면 4명이 문 앞으로 쪼르르 달려가
(물론 한복 입은채로 -그날의 근무복이었으므로)
마치 씨름장에서 천하장사 탄생하면
뒤에서 창하는 여자들 처럼
"에헤라 디야~! 자진 방아를 울려라!"
"니이힐리리야. 니힐리리야."
해가며 어깨춤 덩실덜칠 추어가면서 손님 맞이를
했더니
처음에는 얼떨떨해 하다가도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참, 파티 막판에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고유의 민속놀이
"Go-stop"과 즉석 제작한 윷과 윷판으로
윷놀이까지 했다니까요.
참, 저 여기와서 고스톱 많이 늘었어요.
하여간, 그렇게 재미나게 놀았답니다.
너무 많이 주문해서 남은 떡은
다들 집으로 돌아갈때 디즈니 봉투에 싸서
나눠주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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