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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너무 기분 나쁘고 분한 일이 있어
첨언합니다.
오늘은 내가 근무하는 Epcot 직원들 행사인
Cast Celebration이 있는 날이었어요.
그래서 아주 아주 큰 convention center에
하루 종일 무료로 나눠주는 음식을
4번이나 들락날락거리면서 먹고
디즈니 merchandise 75% DC 하는 바람에
쇼핑도 하고
뭐 놀자판이었는데-
한 코너에서 헌혈 차량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밥 먹은 친구들이 모두 헌혈을 하자는
분위기가 되어버려서
나는 혼자서, "나는 혈관이 약하고 찾기가 어렵고
게다가 알레르기 체질이라서 수혈하는 사람에게
나의 알레르기가 옮겨질 것이기 때문에
안하는 게 도와주는 거인데다가
원래 난 좀 또 저혈압이고 어쩌구
한참을 떠들었지만 다들 너 안하면
아무도 안한다는 분위기라서 어쩔 수 없이
식은땀 흘리면서 헌혈을 하러 갔는데...
동양인은 나 하나 끼었었어서인지
피 뽑는 사람이 주욱 둘러보더니
나더러 "Korean?" 그러는 거에요.
그래서 나는 일본인/중국인/한국인 구별할 줄 아는
아주 유식한 미국분이 계시구나! 하는 생각에
아주 귀여운 척 하며 웃으면서
"응 맞어! 근데 어떻게 알아보니? 너 되게 신기하다.
하기사 나도 여기 좀 있으니까
멕시코인이랑 페루, 베네수엘라, 스페인 등등
같은 서반아어 쓰는 애들도 구별하겠더라.
근데, 왜?" 했더니
"미안하지만, 너는 헌혈 못하겠다.
헌혈 불가한 나라 리스트에 너희 코리아가 끼어있단다."
하는 거에요.
참 나 원 기가 막혀서!
그래서 왜냐고 했더니
아직도 한국은 말라리아라든지 전염병 발병률이
높은 나라로 분류가 된다는 군요.
그러면서 분류 기준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데
무지하게 쪽팔리고 그 이전에 울화도 치밀고
뭐 갑자기 더워지면서 정신이 혼미해 져서
그 사람 말이 끝나기도 전에 "됐어, 그만해."하면서
뒤 돌아서서 나오려는데 그 친구가 미안했는지
"그래도 너 헌혈한 거나 다름없으니까
스티커 붙여줄께." 하면서 스티커를 붙여주길래,
가슴팍에 붙힌 스티커를 뜯어버리면서
"필요없어. 됐어. 근데 그 기준표 몇 년 된건지나
다시 확인 한 번 해봐라." 하고는
뒤도 안돌아보고는 나와버렸습니다.
같이 간 친구들이 좀 미안했는지
"너네 나라같이 옷 예쁘게 만들고
컴퓨터랑 핸드폰 잘 만드는 나라가
왜 거기 리스트에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둥
좀 분류 기준에 문제가 있을 거라는 둥
위로의 말을 던져대길래 더 궁색해져서
아주 아주 찝찝한 마음으로 공방으로 들어왔답니다.
한국 돌아가면 신문 독자투고란 같은데다가
여기서 느꼈던 것 몇 자 적어서 보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만약, 지금의 내 생각이 변치않아서
그 때 혹 그런 기특한 짓이라도 한다치면
절대 이 얘기는 빼먹지 않을 것입니다.
흑흑! 무지하게 슬프고 화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