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겐,
나를 만나기전 1년여를 만나던 여자가 있었지요.
좁은 이곳의 소도시는, 어느집 딸이 누구를.... 어느집 시세가 얼마인지... 어느집 딸이 팔자를 어떻게 고쳤는지... 귀를 세우지 않아도 바람들이 전해줍니다.
나와는 동창이었던 그 여자는, 나완 정 반대의 여자입니다.
좋은 부모, 걱정 없는 삶...
결혼 후, 남편에게 그와 만났던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별 감흥은 없었지요. 왜냐! 그애와 난 쨉이 안?瑛릿歐?..
둘째 아이를 낳고 몇달, 생활의 불협화음은 내 외관에 고스란히 나타나, 굳이 심리학자가 아니더라도 나의 겉모습만 보고도 짐작할 정도로 힘들고, 궁상스런 그런 날들...
좋은 옷과, 좋은 신발을 챙기기엔 내 생활은 마음이 그것을 허락치 않았고...
그것을 느낄새도 없이 시간들은 흘러갑니다.
어느날, 둘째를 업고 시장에 갔어요.
시장을 다아 보고서 마지막 배회를 하던참에 앞에서 걸어오는 그여자...
하늘하늘한 하늘색 원피스에 가슴엔 꽃을 한다발 안고서 걸어오는 그여자와 스쳐지나갔지요.
지나간 그 향수내음에 문득 나를 내려다 보았어요.
애기 업은 나!
질서없는 양손의 봉다리들, 색 안맞는 티셔츠와 바랜 골덴바지, 납작하게 변형된 랜드로바...
그 내려다본 내 모습은 내가 한번도 보지못한 나의 진짜 모습이었지요.
그런 나를 누가 사과꽃 같다고 했었던가.
그런 내게 문학에 심취하고, 음악에 취했으며, 사색을 즐기는 보라색붓꽃 같다고 했었던가.
내가 언제 들꽃을 꺽어 화병에 꽃아, 그 향기를 맡을줄이나 아는 감흥이 있었던가.
내려다본 내 모습은 이것이 나의 모든것 이었을 뿐...
시누이랑 우연히 그때 일을 이야기 합니다.
앞에서 그렇게 걸어오고 있었노라고....
시누이는 내게 말합니다.
언니도 그렇게 꾸미고 살라고...
화가 나서 감정을 담은 목소리로 항변했지요.
"걔는 시집을 잘 갔잖아!!"
9년전 이야기예요. 자고 있는 남편을 보니 괜히 그 여자의 얼굴과 겹칩니다.
그 여자와 결혼했더라면, 이 사람도 편했을텐데....
중간에서 눈치보면 힘들어 하는 것은 없었을텐데...
그래도 복많은 남편입니다. 나를 만났으니(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