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월
시위 43일, 노숙 69일째
아침마다 눈에 띄는 모습이 있다.
남편을 시청까지 출근 시키는 아내들이 있는데
차에서 내려서는 발길을 멈추고 무사히 차를
돌려 가는 지 지켜 보는 남편들이 아름다워 보인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그들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리.
모자를 쓰고 마스크 하고 몸현수막을 두르고
장갑까지 끼고서 별걸 다 보고 있다고 하겠지만
난 사람들의 눈 빛까지 보고 있다.
보고 있노라면 부러워 진다.
내게도 사랑 하는 가족들이 있건만
그 순간 만큼은 아주 먼 곳에 있는 것 만 같으니.
아득한 세상, 아득한 과거에...
잃어 버린 둥지마냥 다시는 못 볼 것 처럼.
끝없이 슬퍼지는 마음엔 우스운 것을 생각 해야지.
토요일 저녁에 아이들이 아빠의 안부를 물었을때
"아빠 얼굴이 하얘 지더라. 아빠를 보게 되면
백옥 같아서 몰라 보게 될걸" 우리 모두 웃었다.
내가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 하나.
"동원 훈련 다녀 와서 검게 탔습니다."
나는 그 색깔이 며칠 지나면 벗겨 지는줄 알았다.
그 기다린 세월이 20년이다.
웃어라! 그러면 세상이 너와 함께 웃으리라!
다음에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