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천하 늘여두 너무 늘여요
그래두 궁금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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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 난정모 집 마당
>
>난정,
>방문 앞에 서있는 정윤겸을 놀란 눈으로
>본다.정렴, 그 옆에 서있다.
>난정 (냉랭한) 대감마님께오서 천 것
>의 집까지 어인 일로 발걸음을
>하시었사옵니까?
>정윤겸 내 너에게 청이 있어 왔느니라!
>난정 (경계하듯) 청이라니요?!
>정렴 밖에 서서 이럴게 아니라 들어
>오너라!
>난정 ...그리하지요.
>정윤겸, 방안으로 들어가면 난정, 그 뒤
>를 따라 방으로 들어간다.
>정렴,두사람이 들어간 방문쪽을 엿듣는다.
>
>
>S#2 동 난정모 방 안
>
>정윤겸, 아랫목에 앉는데
>난정, 선채로 정윤겸을 내려다 본다.
>정윤겸 (난정을 보며) 앉거라!
>난정 (어색한 표정을 감추며 다소곳하
>게 앉는다)
>정윤겸 네 어미가 집을 오랫동안 비운
>모양이구나.
>난정 ('그걸 어찌?' 흠짓 보는)...!
>정윤겸 (방안을 둘러보며) 네 어미 성품
>에 방안에 먼지가 이리 켜켜히
>쌓인 것을 가만히 놔둘 리는
>없을터! 네 어미는 어딜 간게냐?
>난정 (어금니를 물며) 대감마님, 이년
>에게 하실 청이 무엇이옵니까?
>정윤겸 내 근자에 판부사대감과 윤승후관
>이 사소한 오해가 있었다고
>들었다.
>난정 ..사소한 오해요?!
>정윤겸 난정아, 네가 두분께서 오해를
>풀고 화해하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겠느냐?
>난정 (어이없게 보며)화, 화해요?
>정윤겸 그래. 내 실은 판부사대감의
>부탁을 받고 왔느니라!
>난정 (휙-보며) 대감마님! 어찌 대감
>을 파직시킨 자들의 주구노릇을
>하시려는 것이옵니까?!
>정윤겸 (일그러지며) 뭐라? 주구?! 네
>어찌 애비 면전에서 그런 되먹지
>못한 말따위를 내뱉는 것이냐?!
>난정 하오면 어찌하여 대감께오선 중전
>마마를 찍어내려 한 자들과 한쪽
>에 서시려 하시옵니까?!
>정윤겸 네가 뭔가 잘못 알고 있구나! 판부
>사와 희락당대감은 세자저하를 위해
>신명을 다바치실분들이다! 나 역시
>그런 명분이 있기에 너를 찾아온게야!
>난정 대감마님, 그자들은 세자저하를 지켜
>드린다는 미명(美名)아래 조정의 권세
>를 틀어쥐고 정사를 농단하려는 자들
>이옵니다! 그들의 시꺼먼 속내를 어찌
>꿰뚫어보시지 못하시옵니까?!
>정윤겸 네 이년! 네 감히 애비를 훈계하려
>드는것이냐?!
>난정 대감께오서 이년 모녀와 절연하시고
>내치신 연후에 이년은 대감마님 원망
>을 많이 하였지요! 하오나 그것은
>아비에게 버림받은 자식이 갖는 원망
>이었사옵니다!
>정윤겸 뭐라?!
>난정 이년은 대감마님의 대쪽같으신 절개를
>흠모하였사옵니다! 하온데 어찌, 어찌
>하여 그 곧으신 절개를 꺽고 지조를
>버리신 것이옵니까?!
>정윤겸 닥치거라!(난정의 뺨을 찰싹 친다)
>난정 (고개가 휘청 돌아가지만 다시 휙-
>고개를 돌려 무섭게 쏘아보는)...!
>정윤겸 (보는)..
>난정 (무섭게 가라앉은) 대감마님, 그만
>내 집에서 나가주시지요!
>정윤겸 오냐! 내 너를 찾은 것이 잘못이었
>음이야!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버린다)
>난정 ...!
>
>
>S#3 동 난정모 마당
>
>정윤겸, 방문을 열고 나와 그대로 성큼성큼
>대문밖으로 나간다.
>정렴 (당황하여 정윤겸 뒤를 쫓아나가며)
>아버님! 아버님!
>
>
>S#4 동 난정모 방 안
>
>난정 (벌겋게 부풀어 오른 뺨을 매만지
>다가 어딘가를 휙-노려보는)...!
>
>
>S#5 경빈 처소 외경
>
>금이, 처소 방쪽을 엿듣는 모습 위로
>경빈(E) 희락당대감께서 이사람을 찾아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소이다!
>
>
>S#6 동 경빈 처소 방 안
>
>경빈과 김안로, 찻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김안로 진즉 찾아 뵙고 인사를 여쭈지 못
>해 송구할 따름이옵니다.
>경빈 호호, 장차 대통을 이으실 세자저
>하의 장자방이신 희락당 대감께오서
>사람 처소까지 친히 발걸음을 해주
>시었으니 오히려 광영이지요. 차가
>식겠소이다. 드시지요.
>김안로 예.
>김안로(E (찻잔을 들며 보는) 과연 듣던대로
>만만치가 않음이야!
>경빈(E) (차를 마시면서 힐끗 보는) 천변만
>화의 수를 읽는다더니 빈틈이 없구
>먼!
>경빈 (찻잔을 내려놓으며) 헌데 이사람
>에게 긴히 할 말씀이 무엇이오이까?
>김안로 마마, 언제까지 중전께오서 손을
>내미실때만을 기다리실 것이옵니까?
>경빈 (허를 찔린) 뭬요?! 희락당 대감 그
>무슨?
>김안로 중전마마께오선 결코 경빈마마와 의
>기투합 하실 분이 아니란 것을 아직
>도 깨닫지 못하고 계시옵니까?!
>경빈 중전마마께오선 결코 이사람과 의기
>투합하시지 않는다? 어찌 그리 장담
>하시는게요?
>김안로 그거야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옵지요.
>치부책 일만 해도 그렇지요! 중전마
>마께오선 경빈마마께오서 건네신 치부
>책이 아니라 좌의정의 이름이 적힌
>원본 치부책을 전하께 올려 좌의정과
>경빈마마의 뒷통수를 후려 치신 분이
>옵니다!
>경빈(E) (흠짓) 이 자가 어찌 그 일을 알고
>있단 말인가?
>김안로 뿐만 아니오라 폐서인 전교를 받으시
>는 순간까지도 그 치부책을 움켜쥐고
>계시었다가 세자저하께 건네드리신
>일로 전하의 총애를 단박에 회복 하시
>었지요! 중전마마께오선 표리부동하오
>신 분이옵니다! 언제 경빈마마의 등뒤
>에 비수를 꽂을지도 모르옵니다!
>경빈 (싸늘한 미소) 중전께오서 무서운 속
>내를 가지신 것은 이사람도 잘 아오
>이다! 허나 내 중전마마께 등을 돌리
>더라도 판부사나 희락당대감과는 손을
>잡지 않을 것이니 괜한 기대는 마시오!
>김안로 예, 마마께오서 판부사대감과 이사람을
>어찌 생각하시는지 이사람도 잘 아옵니
>다.
>경빈 암요! 판부사대감이 중전마마께 이사람
>에게 사약을 내리라 부추키셨던 일을
>내 관속에 들어간 들 어찌 잊을수가
>있겠소이까?!
>김안로 허허, 이 사람 앞에 앉아계신 분이
>천하의 경빈마마가 맞는 것이옵니까?!
>마마께오선 어찌 그릇이 종지만큼 밖엔
>아니 되시는 것이옵니까?!
>경빈 뭬, 뭬요?! (연상 쾅-) 대감! 아무리
>대감께서 전하의 사돈이시라 할지라도
>이사람을 모욕하는 말씀은 삼가시오!
>김안로 (진지한) 마마, 정녕 사사로운 원한
>때문에 중전마마께 토사구팽 당하실
>것이옵니까?!
>경빈 토사구팽이요?!
>김안로 중전마마께오선 이사람과 판부사를
>쳐내신 연후에 분명 경빈마마를 파내
>버리려고 하실 것이 자명하옵니다.
>경빈 (생각하다가)..희락당대감께서 이사람
>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오이까?
>김안로 우선 마마께오서 이사람과 판부사대감
>이 조정에서 찍혀져 나가는 것을 막아
>주시옵소서. 그런 연후에 이사람과 손
>을 잡고 중전마마를 도려내시어야지요!
>경빈 그리하면 대감께오선 이사람에게 무엇
>을 주시겠소이까?
>김안로 이사람이 마마를 교태전 주인으로 앉혀
>드릴 것이옵니다!
>경빈 (냉랭한 미소)..교태전 주인이요?
>김안로 예! 허나 만에 하나 세자저하를 젖히고
>복성군마마를 보위에 올려세우실 마음
>을 잡숫고 계신다면 이사람은 역시 경
>빈마마를 찍어내기위해 전력을 다할 것
>이옵니다.
>경빈 아주 솔직하시군요! 허면 어쩐다?
>김안로 마마, 이사람이 내미는 손을 잡아주시
>겠사옵니까?
>경빈 (가는 눈을 뜨고 생각하는)..음!
>
>
>S#7 대비전 외경
>
>중종의 옥교 옆에 대전내관과 김상궁, 무예청들
>과 호위별감들이 서있다.
>
>
>S#8 동 대비전 방 안
>
>자순대비와 중종이 앉아있다.
>자순대비 주상, 이번 일을 어찌 처결 하실 작정
>이시오? 주상의 어의를 알고 싶구려.
>중종 어마마마, 소자는 청탁뇌물을 받은 신료
>들에게 엄중한 죄를 물은 연후에 참신한
>인물들을 대거 등용하여 조정을 개편하
>고 국정을 쇄신하고자 하옵니다.
>자순대비 허면 이제껏 십수년동안 주상께 충성을
>다 바친 측근신료들까지 퇴출시키실
>작정이십니까?
>중종 예. 소자는 이번기회에 조정의 비리를
>발본색원하여 왕실의 권위를 세우고
>조정의 기강을 바로잡을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주상,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은 어찌
>하시렵니까?
>중종 어마마마, 소자는 불편부당하고 엄중하
>게 죄를 물을 것이옵니다.
>자순대비 이 늙은이 생각에는 임금의 측근에는
>공명정대한 신하보다는 어의를 받들고
>군주의 허물을 대신 뒤집어쓰고 목숨을
>던질 수 있는 신하가 더욱 필요한겝니다.
>중종 ...
>자순대비 반정공신들이 십수년동안 전횡과 비리로
>지탄을 받아왔지만 주상께서 지금껏 무탈
>하시게 보위를 지켜오신 것은 따지고 보
>면 반정공신들이 주상의 측근에서 보필해
>준 덕분 아닙니까?
>중종 ...
>자순대비 주상, 이 늙은이가 보기에 장차 세자를
>측근에서 지켜줄 사람은 판부사와 희락당
>대감 두분밖에는 없을 듯 싶습니다.
>중종 허면 어마마마께오선 중전을 폐위시키는데
>앞장 선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을 용서하라
>는 말씀이시옵니까?
>자순대비 세자에 대한 충성이 과했던 탓이니 판부사
>와 희락당대감의 일은 그냥 덮어두시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중종 (결연한) 소자, 그리 할 수는 없사옵니다!
>자순대비 주상!
>중종 소자가 두사람의 일을 덮어둔다면 폐위전
>교까지 내렸던 중전을 무슨 낯으로 대하겠
>사옵니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을 용서할 수는 없사옵니다!
>자순대비 ..음! 허면 세자의 바람막이는 누구로
>하시렵니까?
>중종 차차 생각해보겠사옵니다. 하오니 어마마
>마께오선 이번일을 모른척 보고만 계시
>옵소서!
>자순대비 주상, 신중하시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시
>면 반드시 후회하실 일이 생기실겝니다!
>
>
>S#9 중궁전 앞 마당
>
>난정, 당의를 입고 중궁전 합문 안으로 들어온다.
>난정,총총히 계단을 올라가 중궁전 안으로 들어
>간다.
>
>S#10 중궁전 방 안
>
>난정, 윤비 앞에 함박 웃음을 보이며 앉는다.
>난정 중전마마께오서 화급을 벗어나신 일을
>감축드리옵니다.
>윤비 (농조) 난정아, 주상전하께오서 네 다시
>한번 입궐할 시에는 능지처참 할 것이라
>엄명하신 일을 알면서도 어찌 입궐한 것
>이냐?
>난정 (미소쌩끗) 전하께오서 중전마마의 폐위
>전교까지 거두어주시었다고 들었사오니
>이 미천한 것의 목숨도 살려주실 것이라
>믿사옵니다.
>윤비 (미소) 오냐, 전하께오서도 그 치부책을
>내게 가져온 사람이 난정이 너라는 것을
>아시고 크게 흡족해 하시었다.
>난정 성은이 망극할 뿐이옵니다.
>윤비 난정아, 네가 내 목숨을 구하였다! 뇌물
>명단이 적힌 치부책을 가져다 준것도 그
>렇거니와 (연상에서 <生卽必死 死卽必生>
>글귀가 적힌 종이를 꺼내며) 네가 이 글
>귀로 치부책을 사용할 방책을 알려주지
>않았던들 어찌 이번 화급을 피할수 있었
>겠느냐?
>난정 마마께오선 이 글귀를 어떤 뜻으로 푸시
>었사옵니까?
>윤비 처음에는 이 글귀가 혼란스러웠지만 폐비
>전교를 받은 연후에야 명확하게 뜻을 풀
>수 있었느니라.
>난정 ...?
>윤비 생즉필사, 살려고 하면 반드시 죽을 것이
>란 말은 오라버니나 내 목숨을 살리려고
>하지 말고 사즉필생, 죽으려고 하면 반드
>시 살것이란 글귀는 폐서인되어 사약을
>받을지라도 내 손으로 치부책을 전하여서
>는 아니된다는 뜻으로 풀었느니라.
>난정 참으로 명쾌하고 영명하오신 답이시옵니다.
>윤비 오냐, 내 이 글귀를 평생 가슴에 새기고
>살것이니라.
>난정 황감하옵니다, 마마.
>윤비 헌데 난정아, 방면되신 내 아버님과 오라
>버니들은 만나뵈었느냐?
>난정 파산부원군대감과 큰 승후관께오서는 문초
>를 오래받지 않으시어 무탈하시옵니다.
>윤비 작은 오라버니께오선 어떠하시더냐?
>난정 서방님께오서도 천만 다행으로 뼈를 상하
>지 않으시었사오니 곧 회복되실 것이라
>생각하옵니다.
>윤비 암, 그래야지! 그래야 하고말고!
>난정 하온데 마마, 전하께오서 윤임이와 김안로
>는 어찌 처결하실지요?
>윤비 내 그동안 두사람의 작태를 생각하면 당장
>단매에 바수어놓으라 주청드리고 싶지만
>좀 더 생각해 볼 여지가 있음이야.
>난정 마마, 경빈이 마음에 걸리시는 것이옵니까
>?
>윤비 (끄덕이는) 내 손에 칼자루를 쥐었으니
>윤임이와 김안로를 베어내는 것쯤 뭐가
>어렵겠느냐만은..그리된 연후에는 반드시
>경빈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 자명하지
>않겠느냐?
>난정 분명 그리되겠지요! 하오나 중전마마께오
>서 경빈을 궐밖으로 내치시는 일은 언젠
>가는 반드시 치루시어야 하실 일이옵니다.
>윤비 그래 나도 잘 알고 있다. 허나 아직은
>때가 이른듯 싶구나. 지금 경빈을 잘못
>건드렸다간 화살 설맞은 멧돼지처럼 사생
>결단으로 덤벼들것이 분명하니 위태로울
>수도 있음이야.
>난정(E) (뭔가 생각하는) 경빈..경빈이라?
>
>
>S#11 경빈 처소 방 안
>
>경빈, 한손으로 이마를 괸채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경빈(E) 중전은 결코 이사람과 의기투합하지
>않을것이다?..그래 중전의 성정으로
>보아 그럴수도 있음이야! 허면 어찌
>한다? (번뜩) 차라리 내가 중전을 밀어
>내고 교태전에 들어간 연후에 후일을
>도모함이..? (고개를 크게 저으며) 아니
>야! 간교한 김안로 그놈이 당장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감언이설로 간계를
>부리는것인지도 모르지! 간계를! (어딘
>가를 휙-돌아본다)
>
>
>S#12 대궐 일각
>
>김안로, 생각에 잠긴채 걸어오다가 멈춰서서
>어느 전각을 돌아본다.
>김안로(E)암, 내 한신처럼 시정잡배의 가랑이
>사이로 기어들어가더라도 반드시 살아
>남을 것이야! (결연한) 반드시 살아남
>아 천하를 내 손아귀에 쥘것이야!
>김안로, 몸을 돌려 어디론가 총총히 간다.
>
>
>S#13 중궁전 방 안
>
>윤비,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고
>난정, 그 모습을 본다.
>윤비 난정아, 네 지난번에 이 아기가 나와
>내 가문을 지켜줄 보배라고 한 말을
>기억하느냐?
>난정 예, 중전마마께오서 공주아기씨가
>아니라 대군아기씨를 생산하시었다면
>위기감을 느낀 경빈이 필시 김안로와
>윤임과 손을 잡고 이번에 필사적으로
>중전마마께 위해를 가하려고 하였을
>것이옵니다.
>윤비 그래, 그랬을것이야..내 폐위전교를
>받고 궐밖으로 떠나게 되었을 때 이
>어린 것을 떼어놓고 차마 발길이 떨
>어지지가 않더구나.
>난정 ..예, 그러시었을테지요.
>윤비 (난정을 보며 농조)아이를 낳아본
>일이 없는 네가 그 심정을 어찌 알
>겠누?
>난정 (수줍은 미소) 소첩도 서방님의 핏줄
>을 낳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사오나
>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 법이오니 어찌
>할 수 없지요.
>윤비 네 아직 어리고 오라버니와 금슬이
>좋으니 장차 회임을 하는 일이 무에
>걱정이겠느냐?
>난정 (씁쓸한 미소) 예..하오나 자식을
>낳아본들 지체가 짧은 첩의 자식일
>뿐이오니..
>윤비 (보며)...네 가슴에 맺힌 것이 많은
>모양이구나.
>난정 가당치도 않으신 말씀이시옵니다.
>어차피 천출로 태어나 중전마마를
>곁에서 뫼시는데 무엇을 더 바라겠
>사옵니까?
>윤비 (안스럽게 보는) 하긴 너처럼 총명
>하고 재색이 빼어난 평생 첩실로
>살아갈 수 밖에 없으니 참으로 안타
>까운 일이로구나..
>난정 (글썽) 아니옵니다 마마. 소첩은
>이대로 중전마마를 위해 평생 견마
>지로 할것이옵니다.
>
>
>S#14 윤임 사랑채 외경
>
>정렴과 박서방이 서있다.
>윤임(E) 예에? 허면 난정이가 대감의 청을
>거절하였다는 말씀이오이까?!
>
>
>S#15 동 윤임 사랑채 방 안
>
>윤임과 정윤겸이 앉아있다.
>윤임 어허, 난정이가 참으로 당돌한
>계집 아니오이까? 어찌 낳아준
>아버지이자 상전인 대감의 청을
>거절할 수 있는겝니까?!
>정윤겸 모두가 이사람이 부덕한 탓이오
>이다!
>윤임 어쩔수 없지요. 난정이가 화해의
>자리를 주선하지 못하겠다면 이
>사람이 직접 나설 수 밖에요!
>(뭔가 결심하는)..음!
>
>
>S#16 대궐 일각
>
>중종의 옥교가 대전내관과 김상궁, 호위
>별감들을 거느리고 온다.
>희빈, 맞은 편에서 향이와 상궁나인들을
>거느리고 다가온다.
>희빈 (옥교 앞으로 다가와 멈추며)
>전하!
>종종 (희빈을 보고 옥교를 멈추는)
>멈추어라! (옥교가 멈추면) 희빈,
>어찌 과인의 발길을 막는것이오?
>희빈 전하! 신첩 전하께 아뢸 말씀이
>있사옵니다.
>중종 말해 보오.
>희빈 (땅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전하,
>신첩을 가엾게 여기시온다면 신첩
>의 아비가 지은 죄를
>용서해 주시옵소서!
>중종 (안색이 굳는) 뭣이라?! 희빈,
>지금 뭐라 하였는가?
>희빈 (눈물을 흘리며) 전하, 신첩의
>아비는 병인년 반정의 일등공신이
>옵고, 지금껏 전하께 충성을 다
>바쳤사옵니다. 전하, 그동안 신첩
>아비의 공을 헤아리시어 부디 하해
>와 같으신 아량을 베풀어주시옵소
>서!
>중종 희빈! 과인이 남양군의 죄를 묻는
>것은 조정의 일이니 물러가도록하
>시오!
>희빈 전하, 하오면 신첩이 연로한 아비
>의 죄를 대신 받겠나이다. 통촉하
>여 주시옵소서!
>중종 어허, 물러가라지 않았는가?!
>희빈 (땅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전하,
>통촉하여주시옵소서!
>중종 (싸늘하게 보다가 대전내관에게)
>편전으로 가자!
>중종을 태운 옥교가 희빈을 지나쳐 어디론
>가 간다.
>희빈 (남겨진채)..전하! 전하!
>향이 (다가서며)희빈마마, 그만 일어
>서시지요..(희빈을 부액하면)
>희빈 (향이의 부액으로 일어서며)
>아버님, 어찌 이사람에게 이런
>수모를 겪게 하시는 것이옵니까
>.. 흐흑..
>
>
>S#17 남곤 사랑채 방 안
>
>남곤과 심정, 홍경주가 침통하게 앉아있다.
>홍경주 이 늙은이가 전하를 십수년간
>뫼셔왔지만 이번처럼 진노하신 것
>은 처음이오이다. 허어 대체 이번
>일을 어찌 수습할지 참으로 난감
>하오이다.
>남곤 이사람은 유구무언이오이다. 전하
>의 면전에서 망신을 당한자가 무슨
>할 말이 있겠소이까?
>홍경주 화천군, 무슨 좋은 방도가 없겠소
>이까?
>심정 글쎄요..이사람도 별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가 않사옵니다.
>남곤 이번 일로 무고하게 폐위를 당하실
>뻔한 중전마마나 금부에서 고초를
>겪었던 윤승후관이 구명을 주청드린
>다면 모를까? 우리가 조정에 붙어
>있을 방도가 없소이다.
>홍경주 (한숨 푹) 허나 죽을 고비를 당했던
>중전마마나 윤승후관은 우리에게 원
>한이 깊이 맺히었을텐데 그런 주청
>을 드려주실 리가 없지요.
>
>
>S#18 윤원형 집 대문 앞 길
>
>윤임을 태운 사인교가 대문앞 계단쪽으로
>온다.
>윤임 (박서방에게) 멈추게.
>박서방 예. (교꾼들에게) 멈추랍신다!
>윤임 (사인교에서 내려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로 대문을 올려다보는)..!
>윤임,결심했다는 듯 계단을 올라 대문쪽으
>로 걸어간다.
>
>
>S#19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외경
>
>윤원로,
>방문앞에 서서
>마당에 서있는 임서방을 놀란 눈으로 본다.
>윤원로 뭬야, 누가 왔다고?!
>임서방 판부사대감께오서 대감마님을 뵙기
>를 청하고 계시옵니다.
>윤원로 판부사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
>이구먼. 예까지 행차를 다하시고?!
>임서방 어찌 할깝쇼?
>윤원로 어쩌긴? 자네 판부사한테 가서 내
>말대로 똑똑히 전하게.
>임서방 예, 나으리.
>
>
>S#20 동 윤원형 대문 안 마당
>
>윤임, 중문쪽을 바라보며 서있고 그 뒤편에
>박서방이 섰다.
>임서방, 중문을 열고 나와 윤임쪽으로 달려
>와 조아린다.
>윤임 오, 어찌 되었는가?
>임서방 (쭈삣대며) 저, 저희 대감마님께
>오서 탕약을 드시고 막 오수에
>드시었으니 다음번에 다시 발걸음
>을 하시거나, 아니면 예서 기다리
>시랍니다.
>윤임(E) (일그러지는) 지난번 일을 똑같이
>갚아주겠다는 속셈이구먼? 허나
>이 윤임이가 그런 일로 물러설
>수야 없지.
>임서방 어찌 하시올런지요?
>윤임 내 예서 기다릴테니 부원군 대감께
>서 오수에서 기침하시거든 일러주게.
>임서방 예, 그리하겠습니다요.(조아리고
>다시 중문 안으로 들어간다)
>윤임(E) 암, 내 기다릴 것이야!
>
>
>S#21 동 윤원형 안채 큰 사랑채 방 안
>
>윤지임, 아랫목에 누워있다.
>윤원로, 탕약사발을 단숨에 쭉 들이키며
>비웃음을 짓는다.
>윤원로 흥, 천년이고 만년이고 고목나무에
>꽃이 필때까지 기다려보라지!
>윤지임 (힐끗 보며) 원로야 비맞은 땡중
>마냥 뭘 그리 중얼거리는게냐?
>윤원로 아, 아니옵니다. 아버님! 탕약을
>마시니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 싶어 그렇사옵니다.
>
>
>S#22 경빈 처소 방 안
>
>경빈, 앞에 앉은 금이를 보며 말한다.
>경빈 뭬야?! 전하께오서 남양군의 죄를
>대신 받겠다고 읍청(泣請)하는 희
>빈을 뿌리치셨단 말이냐?!
>금이 예, 전하께오서 눈물을 흘리서는
>희빈마마를 내버려두신채 편전으로
>드셨다하옵니다.
>경빈(E) 전하께오서 이번 일에 연루된 조정
>신료들을 쳐내버리시기로 어의를
>단단히 굳히셨음이구먼! 허어, 좌
>의정대감이 찍혀져나간다면 나와
>복성군을 받쳐주는 조정에 세가 위
>축될 것이 자명할 터인데 어쩐다?
>..역시 아직은 중전한테 기댈 수
>밖에 없음이야!
>
>
>S#23 동 경빈 처소 마당
>
>금이, 처소쪽에서 나오고 난정, 일각문 안
>으로 들어오다가 두사람의 시선이 마주친다.
>금이, 흠짓 놀라 주춤 멈춰선다.
>난정 (쌩끗 미소) 금아, 내 지난번 발걸
>음을 하였을 때 네가 보이지 않아
>혹시 주상전하의 승은을 입고 첩지
>라도 받은줄 알았건만 아직도 나인
>신세를 면치 못하였구나?
>금이 (발끈) 뭐어? 네가 지금 나를 놀리
>는게냐?
>난정 (끄덕이는) 암, 놀리는게다.
>금이 뭐,뭐야?!
>난정 (엄하게) 냉큼 나왔던 길로 들어가
>경빈마마께 고하여라!
>금이 (기세에 질려 처소쪽을 돌아보며)
>마마, 난정이가 들었사옵니다.
>난정 (미소)..
>
>
>S#24 동 경빈 처소 방 안
>
>난정, 경빈앞에 다소곳하게 앉는다.
>경빈 (반갑게 보며) 난정아, 잘 왔느
>니라. 그렇지 않아도 내 너를
>불러들이려던 참이었느니라.
>난정 (미소) 이심전심이옵니다! 소첩,
>중궁전에서 나와 퇴궐하려다가
>어쩐지 마마의 처소로 발걸음이
>끌리더니 경빈마마와 소첩은 마
>음이 통하는 모양이옵니다.
>경빈 이심전심이라? 좋은 말이구나.
>헌데 어찌 중전마마께오서는
>내 충심을 몰라주시는지 알수가
>없구나!
>난정 소첩, 중궁전에서 들었사옵니다.
>경빈마마께오서 중전마마께 뇌물
>받은 명단이 적힌 치부책을 바치
>시었고 또한 중전마마께 폐위전
>교가 내리시었을때는 편전에까지
>드시어 주상전하께 폐위전교를
>거두어 달라는 주청을 드리시다
>처소에 유폐까지 당하시었다지요
>?
>경빈 그래, 내 중전마마를 위해 목숨
>까지 바칠 각오로 성심을 다바쳤
>건만 중전마마께오선 어찌 내 마
>음을 받아주시지 않는 것이냐?
>난정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
>사옵니다.
>경빈 과유불급?
>난정 경빈마마께오서 복성군을 중전마
>마의 양자로 맞아달라고 청을 하
>시었다지요?
>경빈 중전마마께오서 나를 믿어주시지
>않기에 그런 청을 드린것이야!
>난정 하지만 너무 과하시었사옵니다.
>하오니 중전마마께오선 경빈마마
>의 저의를 의심하실 수 밖에요.
>경빈 허면 나보고 더 어찌하란 말이냐
>?
>난정 (은밀하게 보며) 마마, 혹시 희락
>당대감이 경빈마마에게 손을 내밀
>지는 않았사옵니까?
>경빈 (당황하는 기색을 수습하며)뭬,뭬
>야? 희락당대감이 내게 손을 내밀
>다니 그 무슨 말이냐, 뜬금없이?
>난정 (경빈의 표정을 살피며) 틀림없사
>옵니까?
>경빈 (단호하게) 그런 일은 없었다!
>경빈(E) (힐끔보며) 허, 난정이 이 애가
>정녕 귀신아닌가?
>난정(E) (미소) 분명 희락당대감과 무슨
>말이 오갔음이야.
>난정 백척간두에 내몰린 희락당이나 판
>부사께선 살아남기 위해선 분명
>경빈마마의 힘을 빌리고자 할 것
>이옵니다. 대신 그 댓가로 장차
>교태전 자리를 약조하실테지요!
>경빈 (움찔)...!
>난정 경빈마마께오서 중전마마의 신임
>을 얻으시려면 이번에 경빈마마께
>오서 판부사와 희락당대감을 찍어
>내시옵소서! 그리하시오면 중전마
>마께오서도 경빈마마에 대한 불신
>의 벽을 허물것이오며 또한 세자
>저하의 바람벽이 무너지게 되오니
>일석이조가 되는 일 아니옵니까?
>경빈 일석이조라?
>난정 예, 마마! 소첩 말대로 따라주시
>오면 경빈마마께 득이되면 득이
>되었지 해가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옵니다.
>경빈 ..음!
>
>
>S#25 윤원형 대문 안 마당
>
>윤임, 중문쪽을 바라보며 서있다.
>그 뒤편에 박서방이 힘에 겨운 듯 땀을
>흘리며 서있다.
>윤임(E) (벌컥) 허어, 내 명색이 세자의
>외숙부이거늘 이자들이 해도 너무
>하는 것이 아닌가?! (마음을 다잡
>듯 도리질하며) 아니야, 살아남기
>위해선 이정도 수모쯤 참아내지
>못할까? 음!!
>
>
>S#26 동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
>김씨,윤원형의 얼굴과 목등의 땀을 닦아주
>고 있다.
>탄실, 대야물에 수건을 빨고 있다.
>배천댁(E)(방밖에서) 아씨, 탕약 들여가
>옵니다.
>김씨 들이게.
>탄실, 일어나 방문을 열어주면
>배천댁, 목판에 탕약을 바쳐들고 들어
>온다.
>배천댁, 김씨 옆에 탕약을 내려놓는다.
>김씨 판부사대감께오선 아직 기다리고
>계시는가?
>배천댁 예. 두식경이 넘도록 꼿꼿하게
>서 계시옵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는데)
>윤원형 (눈을 뜨고 힘겹게) 부인! 지금
>내집에..판부사가 와있다고 하시
>었소?
>김씨 (반가움에) 서방님, 이제 정신이
>드시옵니까?
>윤원형 부인, 내 묻고 있지 않소?! 판부
>사가 와있소?
>김씨 예, 두식경전부터 대문안 마당에
>서계시옵니다.
>윤원형 (몸을 일으키려다가 고통에 찡그
>리며) 부인, 임서방을 불러주시
>오!
>김씨 서방님, 어찌하시려고요?
>윤원형 어서 임서방을 불러주시오!
>김씨 ...
>
>
>S#27 동 윤원형 대문 안 마당
>
>윤임, 어금니를 물며 참아내고 있는데
>중문이 열리고 임서방의 등에 업힌 윤원형
>이 나와 윤임쪽으로 다가와선다.
>윤원형, 업힌채 윤임을 쏘아본다.
>윤임 (윤원형의 눈빛에 흠짓하다가)
>허허, 조카님! 몸도 성치 않으신
>데 어찌 벌써 찬바람을 쏘이시는
>가?
>윤원형 조카님?! 허, 이 양반이 벌써 망
>령이 나시었소?
>윤임 (찌푸리며) 뭐라? 망령?!
>윤원형 숙질간에 촌수를 잘라버리고 남남
>이라고 내뱉은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정신이 오락가락하시냐 이
>말씀이오?!
>윤임 (눌러 참으며) 이보시게! 난 자네
>와 싸우러 온 것이 아니라 화해를
>하러 온걸세!
>윤원형 화해요?! 누구맘대로 화해를 하잔
>말이오?!
>윤임 이보시게 조카님!
>윤원형 난 댁같은 숙부를 둔 적이 없으니
>온 집안에 똥냄새 풍기지 말고 당
>장 내집에서 나가시오!
>윤임 뭐라?! 자네 말이면 다하는줄
>아는가?!
>윤원형 임서방! 두 번 다시 이 똥냄새 풍
>기는 양반을 집안에 들였다가는 경
>을 칠줄 알게! 알았는가?!
>임서방 (당황하여 눈치를 보는)...예..
>그리하겠습니다요..
>윤원형 하인들을 시켜 내쫓기 전에 어서
>나가시오!
>윤임 (울그락불그락 분을 참다가) 자네
>오늘 내게 한 짓거리를 반드시 후
>회하게 될게야! (휙-돌아서 대문
>밖으로 나간다)
>윤원형 뭣들하느냐?! 저 양반 발자국이
>찍힌 곳마다 소금을 뿌리거라!
>김씨, 중문밖으로 그 모습을 침통하게 바라
>본다.
>
>
>S#28 동 윤원형 집 앞 길
>
>윤임, 분기탱천하여 계단을 급하게 내려
>오고 그 뒤를 쫓아온다.
>윤임, 계단아래 놓여있는 사인교에 올라타려
>다가 대문쪽을 휙 돌아본다.
>윤임(E) 두고보아라! 내 중전과 너희 가문을
>반드시 반드시, 내손으로 찍어내버
>릴 것이다!
>윤임 (사인교에 올라타며) 가자!
>박서방 예!윤임을 태운 사인교가 어디론가
>떠난다.
>
>
>S#29 중궁전 외경(밤)
>
>중종의 옥교옆에 상궁나인들과 무예청들과
>호위별감등이 서있다.
>
>
>S#30 동 중궁전 방 안(밤)
>
>중종과 윤비가 술상을 놓고 마주 앉아있다.
>중종 과인은 앞으로 처남들을 지근에
>두고 보살펴줄 것이오.
>윤비 전하께오서 신첩의 오라비까지
>마음을 써주시오니 황감할 뿐이
>옵니다.
>중종 아니오, 과인은 금부에 하옥되어
>모진 문초를 당하면서도 거짓토설
>을 하지 않았던 작은 처남의 의기
>를 높이 사고 싶구려. (한잔
>마신다)
>윤비 (술을 따르며) 하온데 전하, 청탁
>뇌물을 받았던 신료들을 어찌 처결
>하실 작정이시옵니까?
>중종 과인도 그 생각만 하면 머릿속에
>실타래가 얽힌 듯 하여 어찌 매듭
>을 풀어야 할지 모르겠소. 그자들
>이 작은 처남에게 죄를 덮어씌운
>연후에 중전까지 내치려고 했던
>괘씸한 짓거리를 생각하면 당장이
>라도 친국을 하여 죄를 묻고 싶은
>심정이오!
>윤비 ...
>중종 허나, 조정신료들중 당상관의 대
>다수가 연루되어있는터라 섯불리
>친국을 벌인다면 조정이 무너지
>고 정사가 마비될 것이 자명하니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소이다.
>윤비 전하, 이번 일은 이대로 덮어두심
>이 가할줄로 사료되옵니다.
>중종 (술잔들고 마시려다 흠짓보는)
>뭐요? 중전, 지금 이번 일을 덮어
>두라고 하시었소?
>윤비 전하, 그들이 신첩을 폐위시키고
>신첩의 가문을 닫게 하려던 저의에
>대해 신첩 역시 몸서리가 쳐지고
>치가 떨릴 만치 분하옵니다! 하오
>나 이번일에 연루된 신료들중 다수
>는 전하를 보위에 추대한 공신들이
>거나 장차 세자를 지켜드릴 측근이
>옵니다. 그들에게 죄를 묻는다면
>대의명분은 드높게 빛날것이오나
>전하와 세자를 받쳐주는 조정의 기
>반이 무너질수도 있음이옵니다.
>그들을 내치시는 것보다는 전하께오
>서 아량을 베푸시오면 그들 역시 감
>복하여 이번 일을 경계로 삼아 전하
>께 더더욱 충성을 바칠수 있게 하시
>옵소서!
>중종 중전, 중전을 폐서인 시키려던 자들
>을 이리 감싸주시다니요? 중전께선
>참으로 아름다운 마음씨를 지니셨
>구려.
>윤비 신첩은 전하께오서 천세에 길이 빛
>날 군주로 남으시오면 이 한목숨
>기꺼이 바칠 것이옵니다.
>중종 (손을 맞쥐며) 고맙소, 중전..과인
>은 중전의 뜻에 따르리다.
>윤비 ..전하..
>
>
>S#31 난정모 집 방 안(밤)
>
>난정, 어딘가를 보는 얼굴위로
>난정(E) 중전마마, 잘하시었사옵니다! 김안
>로와 윤임이를 살려주셨사오니 이제
>경빈이 마마를 대신하여 그자들을
>찍어낼 것이옵니다. 그리된 연후에
>경빈을 치시오면 중전마마의 앞날엔
>서광이 비칠것이옵니다.
>
>
>S#32 편전 외경(낮)
>
>
>S#33 동 편전 방 안
>
>중종 앞에 정광필, 안당, 김전, 홍경주, 남곤
>, 이유청(*), 김안로, 윤임, 김제학과 판서급
>대신들(*)이 앉아있다.
>윗목에 박승지가 앉아있다.
>중종 앞에 황촛불이 밝혀져 있다.
>중종, 치부책을 들고 신료들의 면면을 훑어
>본다.
>중종 경들은 이 치부책속에 자신의 이름과
>뇌물액수, 일시, 청탁내용들이 적혀
>있는 부분을 찾아 찢으라!
>일동 (놀라보는)...!
>중종 박승지, 이 치부책을 건네주도록
>하라!
>박승지 예.
>박승지, 일어서서 중종에게 다가가 치부책을
>받아들고 김전에게 전해준다.
>김전, 떨리는 손으로 책장을 넘기다 자신의
>이름이 있는 장을 찢어낸다.
>김전, 남곤에게 치부책을 넘겨준다.
>남곤, 떨리는 손으로 서너장을 찢어낸다.
>홍경주, 역시 찢어내고
>김안로, 윤임, 김제학, 그리고 판서급대신들이
>각자의 이름이 적힌 책장을 찢어낸다.
>중종, 신료들의 책장 찢는 모습을 하나하나
>유심히 본다.
>(*정광필과 안당은 찢지 않는다)
>치부책이 방안 신료들을 일순(一巡)하면..
>중종 박승지, 치부책을 가져오라.
>박승지 예.(치부책을 건네받아 중종에게 다가
>와 바친다)
>중종,너덜너덜해지고
>몇장 남지 않은 치부책을 본다.
>중종 여기 남은 사람들은 이미 유명을 달리
>했거나 다른 비리에 연루되어 귀양을
>가거나 참형을 받은자들이오!
>일동 ...!
>중종, 치부책의 나머지 장들을 찢어 촛불에 대
>고 불길을 당긴다
>일동, 그 모습을 놀라 보는데
>중종 과인은 지금 이후로 이 치부책을 본적
>도 들은적도 없소! 또한 이 치부책에
>대해 잊어버리도록 할 것이오!
>일동 ..!
>중종 허나 경들은 과인이 치부책을 태우는
>뜻을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오!
>일동 (조아리며) 명심하겠사옵니다!
>중종 경들도 한사람씩 나와 자신의 죄를
>태워버리도록 하오! 영상!
>김전 ...!
>김전, 촛불앞으로 다가와 손에 쥔 찢어진 책장
>을 태운다.
>남곤, 이유청(*)이 나와 찢어낸 책장을 촛불에
>태운다.
>홍경주, 태우며 엉엉울고 김안로, 윤임, 김제
>학등등이 차례대로 나와 찢어낸 책장을 촛불에
>태워버린다.
>중종, 그들의 면면을 엄한 눈빛으로 묵묵히
>지켜본다.
>
>
>S#34 윤원형 작은 사랑채 외경
>
>윤원형(E)난정아, 어찌 전하께오서 이러실 수
>있단 말이냐?!
>
>
>S#35 윤원형 작은 사랑채 방 안
>
>윤원형, 난정에게 답답한 듯 말한다.
>윤원형 전하께오서 어찌 중전마마를 음해하
>고 나를 죽이려고 했던 놈들의 죄를
>그리도 쉽게 용서하실 수가 있단 말
>이냐? 참으로 억울하고 분통이 터져
>살수가 없구나.
>난정 서방님, 모두가 중전마마의 뜻이오니
>너무 서운해 마시옵소서.
>윤원형 뭐라? 중전마마의 뜻?
>난정 예. 이이제이란 옛말이 있지 않사옵
>니까?
>윤원형 오랑캐의 힘을 빌어 오랑캐를 친다.
>난정 (미소) 두고 보시옵소서. 윤임과
>김안로는 경빈의 손에 찍혀져 나가게
>되어 있사옵니다. 그런 연후에 중전
>마마께오서 경빈을 내치시려는게지요!
>윤원형 ...?!
>난정 허니 중전마마를 믿으시옵소서!
>
>
>S#36 동 윤원형 집 대문 앞 길
>
>난정, 쓰개치마를 쓰고 대문밖으로 나온다.
>난정, 계단을 내려와 가려는데 한쪽에서 뒤돌
>아서 있던 도포차림의 선비가 돌아본다.
>능금이다.
>(* 80-82회까지의 능금의 행보는 보충씬으로 처리)
>능금 난정아!
>난정 (돌아보며)...!
>능금 너 나 좀 보자!
>난정, 능금을 경계하듯 보는 얼굴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