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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난 아줌마가 미국에 가서...[1]


BY ns05030414 2001-11-20

누가 그랬다.
이 아줌마 나이엔 7% 정도만 대학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았다고...
그 중에서도 여자는 1/7이라던가...
이 아줌마 서울에 있는 국립대학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립대학을 다녔다.
아줌마가 동의하긴 좀 부끄럽지만, 남들은 아줌마를 똑똑하다고 말하였다.
하긴 사람들이 실상을 제대로 알고 말하는 것이 많지는 않지만...
아뭏든 이 아줌마 실상은 어떻든, 잘 났다고 어깨 펴고 허리 꼿꼿이 세우고 살았다.

잘 난 체 하는 이 아줌마에게 아킬레스건이 있다면 영어였다.
학교 다닐 적 영어시험 시간에 시험지는 필요 없고 답안지만 있으면 되는 실력이었으니까...
그저 눈깜땡깜으로 답안지에 아무 숫자나 써 넣고 점수는 주는 대로 받았던 것이다.
영어 못 해도 아들 낳고 딸 낳고 잘 난 체 하며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드디어 그 잘 난 체에 종지부를 찍을 날이 왔으니 남편을 따라 미국에 가게 된 것이다.
그래도 잘 난 아줌마, 큰 소리치며 미국에 갔다.
'미국에도 벙어리도 살고 귀먹어리도 살겠지'하고...
물론 살기야 살지...
어떻게 사는가가 문제인 것이지...

이 잘 난 아줌마가 미국가서 산 이야기를 쓰고 싶다.
망신 당한 이야기...
주로 영어를 못해서 망신 당한 이야기...
아줌마가 직접 겪기도 하고 주위에서 듣기도 한 이야기...
못 알아 듣고 눈만 꿈벅꿈벅하다 얼굴이 벌개졌던 이야기...
나중에야 무슨 뜻인지 알고 속상해 하던 이야기...

네 살, 다섯 살, 아이 둘을 데리고 맥도널드에 가면 남편은 이렇게 시켰다.
빅맥 4개, 후렌치 후라이 라지 4개, 콜라 라지 4개, 치킨 너겟 12피스.
물론 다 못 먹었다.
반도 못 먹었다.
그래도 남편은 매 번 그렇게 시켰다.
네 사람이 가면 네 사람 분을 시키는 것이 예의라고 남편은 그렇게 하였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지켜야할 예의를 남편은 맥도널드에서 고집하고 있었다.
아줌마는 돈이 아까웠다.
맥도널드 한 번 가려면 한 달을 별러서 겨우 한 번 갈똥말똥 어려운 형편이었었는데...
아줌마가 먹을 만큼만 시키고 남은 돈으로 아이들 데리고 한 번 더 오자고 하여도 남편은 듣지 않았다.

그 다음 맥도널드에 가서 아줌마는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은 아이들 하고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세요."
이 번에는 자기가 주문을 하겠노라고...
남편이 주문하는 것을 여러 번 지켜 본 터라 그쯤은 자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다란 줄 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면서 아줌마는 주문할 것을 몇 번 씩 외웠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자기 차례가 가까워지자 아줌마 가슴은 쿵쿵 뛰기 시작했다.
아줌마의 뛰는 가슴은 아랑곳 없이 아줌마의 차례가 되었다.
아줌마는 말도 시작하기 전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주문 받는 사람에게 아줌마는 차례를 기다리며 외우고 또 외웠던 메뉴를 말했다.
다 말하고 아줌마는 한 숨을 푹 쉬었다.
제대로 잘 말 한 것 같았던 것이다.
그러나 아줌마의 말을 다 듣고 난 그 사람은 말했다.
"What?(뭐라구요?)"라고
너무도 당황한 아줌마는 얼굴이 벌개져서 멀뚱이 서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 했던 반응에 어찌해야 좋을 줄을 몰랐던 것이다.
잠시 어색한 침묵뒤에, 뒤에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을 보고 더 이상 멈칫거릴 수 없음을 깨닫고, 뒤로 물러 설 수 밖에 없었다.
돌아서서 남편과 아이들에게로 가면서 아줌마는 뒷꼭지에 뜨거움을 느꼈다.
뒷꼭지가 머리카락으로 덮여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아줌마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남편과 아이들이 기다리는 자리로 가서 아줌마는 풀 죽은 소리로 말했다.
"저 사람이 내 말을 못 알아 듣나 봐요. 당신이 가 보세요."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