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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가 월드컵에 나와? - 전국의 사오정들...


BY Newsy 2002-05-31

대학생 강지윤은 같은 과 친구들과 일본의 축구선수 오노가 맹장염을 앓고 있다는 얘기를 나누다가 불쑥 한 여학생으로부터 황당한 질문을 받았다.

'월드컵에 오노 선수가 나온다고? 오노가 언제 쇼트트랙 그만두고 축구선수로 변신했어?'

웬 '사오정 같은 소리'인가 싶어 잠시 어안이 벙벙했던 강씨는 뒤늦게야 그 여학생이 일본대표팀의 오노 신지 선수를 미국 쇼트트랙 대표선수 아폴로 안톤 오노로 착각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소 월드컵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그 여학생에게 '오노'라고 하면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의 '반칙왕'밖에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온 나라가 월드컵 얘기로 시끌벅적한데도 불구하고 월드컵에 대해 전혀 무지한 채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오정'들이 의외로 많다. 주로 축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 특히 외출이 적고 살림만 하는 전업주부들 중에서 이런 사오정이 자주 발견된다.

프랑스대표팀과의 월드컵 평가전이 열렸던 지난 일요일 아내와 함께 시내에 나갔던 회사원 김동원씨(33) 역시 아내 때문에 '허걱' 소리가 튀어나왔다. 아내가 일찌감치부터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오∼필승 코리아, 오, 오, 오, 오, 오"를 부르고 있는 '붉은악마'들을 보고 "저기 빨간 옷 입고 모여서 소리지르는 사람들 휴대전화 회사 직원들이냐?"고 물었던 것이다. 농담인가 진담인가 싶어 "응원소리 듣고도 모르겠냐"고 묻자 아내는 천연덕스럽게 "요즘 TV에 많이 나오는 광고 CM송 아니야?"라고 대답했다.

김씨의 아내는 월드컵에 대해 지나치게 무심한 '중증 사오정'인 경우. 월드컵 전야제·개막식과 관련해 강제 2부제가 실시된 30일 짝수차량을 끌고 거리에 나왔다가 교통경찰에게 걸리자 "오늘이 무슨 날인데 갑자기 2부제를 하는가"라고 항의하는 사람, 자녀가 1일 휴교를 한다고 하자 "황사현상도 없는데 갑자기 왜 학교를 쉬냐"고 묻는 사람들도 이런 유형에 속한다.

월드컵 얘기를 듣기는 들어봤는데 '비주얼'에 약한 사람도 있다. 한 40대 주부는 '꽃미남' 베컴 선수의 양복입은 사진을 갖고 있는 딸에게 "이 배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어떤 영화에 나왔었냐?"고 물어 딸로부터 "엄마는 신문도 안 보냐"는 빈축을 샀다.

남들이 다 축구 얘기만 하니까 얼추 장단은 맞추는데, 결정적인 부분에서 헛발질을 해 사오정 취급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회사원 이모씨(31·여)는 남자동료들과 한창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우다 뜬금없이 "근데 우리나라와 중국의 경기는 며칠에 열려요?"라고 물어 주위를 '썰렁하게' 만들었다. "일본팀은 왜 한국에 안 오는 것이냐?" "지난 프랑스와의 평가전에 이동국 선수가 출장하지 않아 궁금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이씨처럼 '얼치기 축구팬'과 같은 부류다.

[우스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