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하도 같이 가달라고 졸라서 점집에 다녀왔다.
이번에 멀리 이살 가야하나 고민하던데 역쉬 엄마는 점을 봐야 한다고 극구 주장하셔서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날 재촉한거다.
저번에 나랑 엄마랑 갔던 그 철학관으로..
들어서니 익숙한 풍경....
방석위에 자릴잡고 앉은 동생, 난 멀찍이 조카랑 앉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단상위의 불상 세개가 보인다.
분명 모습은 부처상인데 눈매가 날카롭다.
지식이 없다보니 무슨 차이인진 모르겠고....
문득 그 불상에 대한 얘기가 생각났다.
우리 가게엔 배달알바생이 여럿 있었다.
그중 한 학생이 들려준 얘기...
우리집 위쪽으로 얕은 산하나가 있는데 그 산 모퉁이를 돌아 조금 더 위로 걸어올라가 보면 집 한채가 덩그마니 있단다.
그 집이 친구네 집이라고....
그 친구네 집은 보통 집이 아니란다.
바로 불상을 만드는 집.
절에 보내는 불상이 아니라 점쟁이 무당집에만 보내는 불상.
친구 아버지가 평생 그 일을 해 왔는데 아들 삼형제도 역시 그 일을 한단다.
그런데 놀라운건 그 아버지도 귀신에 씌인거라고...
귀신들도 한두명이 아니란다. 몸안에 수십명의 귀신들....
그집에 놀러가서 보니 방방마다 문 위쪽으로 전부 부적이 붙어있단다.
그 부적의 역활은 귀신을 쫓는게 아니라 방안의 귀신들이 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역활을 한다니...
그 부적이 하나라도 떨어지면 그 일을 할수 없단다.
그리고 불상만드는 일은 그집 한곳 뿐이라고...
돈도 엄청 많이 벌었단다.
친구는 절 입구에 서있는 사천왕을 만드는 일을 한단다.
어쨌든 불상들을 세워둔 창고엔 낮에도 무서워 얼씬도 못한댄다.
그 안이 엄청 시끄러워서...
귀신들끼리 얘길 한대나..
더군다나 친구들끼리 어울려 술마시고 놀았는데 자다 일어나 기절할뻔 했단다.
그 집의 옥상이었단다.
그 옥상엔 부서진 불상들이 그득...
팔짤린 불상, 귀가 떨어진 불상, 한쪽이 까맣게 그을린 불상 등등등..
온전한 불상을 봐도 무서워 오금이 저릴 판인데 부서진 불상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런데 그 불상들 사이에서 무슨 도깨비불 같은 것들이 휙휙 날아다니고 알아들을 수 없는 얘기소리들이 막 들리더란다.
얼마나 놀랬는지 정신없이 내려왔단다.
다시는 그집 가고싶지가 않더라고....
단상위의 불상을 보니 그 학생의 얘기가 생각난다.
정말 그런 직업도 있구나...
저 불상에도 영혼이 깃들여 있는걸까.
어떤사람들이 죽으면 신으로 남아 점을 쳐주고 또 불상만드는 일을 도와주고 하는걸까.
사후세계도 우리 인간들이 사는 세계만큼 복잡한가.
아님 운명이라는게 죽어서까지도 쫓아다니는 건지도...
어쩜 우리의 영혼도 생각만큼 자유롭진 않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