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늘
내 곁에 있어
차마 소중한 줄 모르고
살았습니다
늘
내 삶 속 깊숙이 들어와 있어
함께 하는 줄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가을입니다
당신을 만나
막 지고있는 나뭇잎을 보던
사 년 전 가을이
기억납니다
가을은
가슴아픈 추억조차
아름다움으로 떠올리게도
하는가 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 '98. 10. 28 교보빌딩 벤취에서
그대를 기다리며 金活.
*
4년 전 막바지 가을 무렵 퇴근 후 아내를 기다리다가, 떨어지는 낙엽들을 보며, 오우 헨리의 <마지막 잎새>를 떠올리고는 그녀와 연애하던 때가 불현듯 생각나서 끄적였던 겁니다.
'만일 나의 삶이 저 떨어지는 낙엽들과 같이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면...' 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해보며, 한편, 유치환님의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네라>하는 詩처럼, 이 세상 하직하는 날, '나와 그대가 진실로 사랑했었다면 그래도 우리네 삶은 행복하게 살다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보았더랬습니다.
그 날 아침, 출근하기 전 아내와 잠시 다투었던 것이 맘에 걸리기도 했었는데, 이 시를 써서 아내에게 새로 산 시집과 함께 건네주었더니, 그날 저녁은 함께 행복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문득, 우리는 가장 가까이 있는 존재의 소중함을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다만 '살아지고 있는 건 아닌 지' 모르겠습니다.
혹자에게는 외로울지도 모르는 가을에 제 마음은 벌써 다가가 있습니다. 소슬한 가을바람을 쐬고 싶네요.
모두 사랑으로 마음과 생활이 더욱 풍요로와지기를 바라며 이 졸시(拙詩)를 드립니다.
나날이 건강과 행복들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