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번 잘 살아보자구 부업거리를 찾아드랬죠.
연년생인 아들딸 데리고 할 만한 일이 없더이다.
그러던 중 신랑이 니트를 공장에서 직접 떼오게 됐지요.
소위 말하는 노점상이 되기로 한거죠.
시작이라 가게를 구하기도, 그럴 자금도 없으니까요.
그러다 근처에 공원에서 벼룩시장이라는게 선다는 걸 알게 되었죠.
공원에 애들 풀어놓고 난 니트팔고 제겐 환상적인 조건들이었죠.
아침일찍부터 좋은 자리 잡아볼까하구
하나업고 하나끌고 갔었드랬죠.
돗자리 펴놓구 파는이들 있더이다.
옷짐은 신랑더러 가져다 달라했길래 접수시간 기달렸는데..
그간 울 아그들 딴 아짐들 아그들한테 맞고 울고 떼쓰고...
난리도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더이다.
그래도 좋은 자리 놓칠세라 고픈 배 움켜쥐고 기달렸느데..
접수받으러온 공무원 딱 한마디로 날 기죽이더이다.
쓰던 물건만 팔아야하구 새것 파는 노점상들은 안 된다구.
맞아요. 난 노점상이었드랬죠.
돈없고 조건나쁜..
뭐하기에도 어디 기댈 곳없는..
슬프더이다.
다시 아그들과 집으로 돌아오니
허탈함에 허기에 쓰러질지경이더이다.
가져온 니트는 또 다 어떻게 해야할런지...
쓰던 물건이랑 섞어놓고 단속의 눈길을 피하는
그렇게 할 줄 모르는 고지식함때문에
난 이렇게 살아야하는 걸까요..
한없이 제가 작게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