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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만... 조언좀 해주세요


BY 장군네 2002-12-30

만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 사람이 절 많이 좋아해 주는 것 같아서 지금은 그 감정에
기대고 있습니다.

제가 좀 무뚝뚝한 편이라 생일이나 행사 같은 것들 안챙기거든요.
백일이니 뭐니 귀찮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제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알아서 잘 챙기게 되더군요.
그런데... 그렇게 챙겨주는 게 귀찮아요.
부담스럽고.

만나면 편하고 좋기는 한데, 먼저 만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고.
그 사람은 절 많이 좋아해 주는 것 같은데. 전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 죄책감마져 드는군요.

게다가...
사실 그 사람의 집안이나 학벌이 저보다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만났고...
저 자신도 그렇게까지 신경쓰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주위의 잡음이
너무 시끄러워서... 힘겹습니다.

좋아하는 감정이 그다지 많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다 보니...
마음이 많이 흔들리기도 하고...
또 그렇다고 주위의 소리를 듣자니, 내 인생은 내가 살아가야 하는
건데 그런걸로 흔들려야 하는건가... 자괴감도 글어요.

부모님께서는, -우리가 받아들여주더라도 그 사람이 우리 집안에
들어와서 버텨내겠느냐.- 우려섞인 충고 뿐이시고...

사촌들이나 주위 친척들을 봐도 연대 이하로 대학을 나온 사람이
없는데, 그 사람은 지방의 이름도 기억안나는 대학을 나왔고....
그렇다고 외모가 받쳐주는 사람도 아닌데...(저도 눈이 좀 씌웠습니다.)
박사 석사에 유학에, 좋은 직장에 부족한 것 없이 지내는 다른
친척들 틈바구니에서 주눅들지 않을 수 있겠느냐.

아무리 제가 여자고, 여자가 시집을 가는 것이 현재의 문화라고
하더라도, 칼로 끊듯이 시집가는 시대도 아니고, 저 역시 그렇게
살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거든요.

아버지 없는 집안에서 꿋꿋하게 살아온 그 사람을 생각하면 듬직하기도
하지만... 사실 나이가 있다 보니 사람을 만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돈이야 남자가 못벌면 제가 벌면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만,
요 몇일 이 곳에서 주르륵 글을 읽다보니 그건 정말 불행한 삶이 될듯
싶더군요.

지난 이십 몇년 아무 생각없이 공부만 하고 살아온 대가라 생각하고
열심히 고민중입니다.

제발~
풍부한 경험으로 조언좀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