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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없는 날


BY 인생무상 2003-03-07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리고 재수가 참 없는 날이었다.
나이어린 이십대때에 남들이 구두,옷, 가방에 눈독들이고
돈모아서 살 때 난 그런데에 관심이 없었다.
그냥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아마 젊다는 자체만으로
꾸미지 않아도 자신감에 차있었나부다.
그런데 서른살이 넘어가니 (서른하나)
사람생각이 바뀌는지 서서히 구두,옷, 가방에 눈길이
가는거다.

내가 요즘에 마음이 너무 허하다.그래서 기분전환할 겸 얼마전에
봄옷을 샀다.비싼건 아니고 그냥 돌아다니다가
이집저집 비교해보고 저렴한걸로 샀다.기분이
잠깐동안은 행복했다.그런데 하루 지나니까 도로
바지도 샀다.물론 내용돈 모아서 산거다.
불임병원에 다니므로 병원과 가까운곳에서 샀다.
그런데 바지를 입어보니 살이 쪘는지 허리는 맞는데
엉덩이가 꼭 끼는거다.난 교환은 잘 안하는 성격이지만
일부러 사서 못입는 것보다 일주일 안되었으니 오늘
병원가는김에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랑 약속이 오후에 있었기에 병원을 좀 일찍 갔다.

오늘은 비도오고 버스도 안오고 한참을 기다렸다.
자리도 꽉 차서 서서갔다.비가와서 그런건지
오늘은 원래 무뚝뚝한 의사가 더 벌레씹은 표정으로
대했다.저의사 원래 무뚝뚝하려니 ...그런
생각으로 나왔다.난자가 아직 안자랐다는 말에
내마음은 또 한풀 꺾였다. 왠수같은 난자같으니라고...
이런 생각을 하며 바지를 바꾸러가니
미소짓던 주인아줌마, 교환하러 왔다는 말에
오후에나 올것이지 재수없게 (열한시 반)
오전에 와서 교환하냐고 갖은 타박을 다 하는거다.
난 택시 기사가 아침에 여자손님을 첫손님으로 태우는걸
싫어한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교환을 오전에 하면
하루종일 재수가 없다는 말은 못들어봐서
몰라서 그런거지만 아무튼 죄송스러워서 미안하다고
몇번을 그랬다.
바꿔갖고 오면서 난 참 오늘 날씨도 그런데 사람들이
(의사나 가게주인이나) 참 나를 너무 우습게 안다는 생각
나에게 너무 차갑다는 생각을 했다.
먹고살기 얼마나 지치면 저럴까 라는 생각으로 잊자 생각했다.
엄마를 만났는데 내가 주는 얼마 안되는 용돈에
행복해하고 얼마안되는 봄옷 하나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그래도 날 사랑해주는 엄마가 있어서
이 허한 마음이 조금 달래진다고 생각했다.
애기가 생기면 내 허한 마음이 좀 채워지려나...
나를 아무조건없이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엄마,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