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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우고...


BY 로리 2003-03-12

나를 지우고...
지리산 덕평봉



    나를 지우고

    -오세영-

    산에서
    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산이 된다는 것이다.
    나무가 나무를 지우면
    숲이 되고,
    숲이 숲을 지우면
    산이 되고,
    산에서
    산과 벗하여 산다는 것은
    나를 지우는 일이다.
    나를 지운다는 것은 곧
    너를 지운다는 것,
    밤새
    그리움을 살라 먹고 피는
    초롱꽃처럼
    이슬이 이슬을 지우면
    안개가 되고,
    안개가 안개를 지우면
    푸른 하늘이 되듯
    산에서
    산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나를 지우는 일이다.

    (My Road -Lee Osk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