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야될지 모르겠군요..
열흘전에 아랫동서가 집을 나갔습니다. 합의이혼서를 써놓구요..
그바람에 5살과 이제 8개월인 조카아이가 우리집에 왔습니다.
동서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이야기해야겠군요..
그녀의 부모는 이혼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각각 재혼하셨죠..
아버지는 중국여자랑 결혼해서 살려구 친자포기각서를 썼고 어머니는
선원인 아저씨하고 재혼했습니다. 애들(동서랑 여동생이랑)이 갈 데가
없어서 고모네 집에 가서 몇 년 살았답니다. 그리고는 아버지랑
중국여자가 와서 데리고 갔는데 계속 구박하고 아버지는 구타까지..
동서가 살기 힘들어서 엄마네로 갔답니다. 근데 글쎄 그 새아버지가
동서를 여자로 봐서는 어떻게 해볼려고 했다지 뭡니까!! 그래서
거기서도 도망치다시피하여 다니다가 울 서방님을 만났습니다. 그 때
동서나이 20살...원래 동서라는 사람이 엄청 게을렀지요..아주 병적으로요..
그의 고모가 하는 말이 머리도 감기 싫어해서 감겨줬다나요?
그때가 10대 후반때였습니다. 가정이 복잡해서인지 학교는 초등학교만
나왔고..참고로 지금 동서나이는 25입니다.
집에 가면 엄청 심난했죠..남자 혼자서 자취를 해도 그렇게 지저분할
순 없을겁니다. 냉장고는 반찬이 다 썩어들어가고 햄같은 인스턴트
식품만 들어있는데 이것도 썩어들어가고...아이는 기저귀도 4살때 뗐습니다. 그것도 나의 잔소리때문이지요..애가 쉬한다고 해도 기저귀에
하라고 합니다. 귀찮으니깐요..40개월 넘어서 저절로 애기 혼자 뗐지요..이빨은 닦아주지도 않아서 전체가 썩었습니다. 그냥 썩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까맣죠..애가 치카한다고 해도 전혀 들을 생각을 않습니다. 저보다 먼저 결혼을 해서 살다가 시어머님이 결혼해서 시아버님을 모시고 살았지요..근데 이건 모시고 산것이 아니라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모시고 산거죠..반찬도 아버님이 직접 만든게 더 많았지요. 아침밥도 늦잠자느라고 아버님 혼자 드셨으니 오죽했겠습니까///근데 제가 결혼하기 몇달전에 분가했죠..그리고 내가아버님 모시고 살았는데 2개월 후에 동서가 집을 나갔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데리고 왔지요. 그땐 내가 아이를 키워본적도 없고 임신해있던 상태였고..그냥 별 불만 없었습니다. 그냥 아이가 불쌍할뿐..그리고는 보름정도 있다 동서가 들어왔지요..그래서 서방님이랑 동서가 합의하에 다시 시골로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해서 동서네랑 우리랑 함께 살게 되었죠..
근데 말로만 듣다가 함께 살아보니 이건 날마다 엄청 쌓이더라구요..
청소를 한번 하기를 하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밥상을 한 번 차리기를 하나..내가 말할때만 '예'하고는 돌아서면 끝입니다. 매일 텔레비젼만 보는걸로 시간을 보내죠..아이는 매일 우리방에서 놀다가 잠잘때 가고..그러다가 내가 아이를 낳고 몸조리하고 왔는데 그때도 역시 세탁기 한번을 안돌리더군요..어찌됐든 그대로는 못살겠더라구요..
그러다 어찌해서 내가 이사를 나왔습니다. 동서는 그대로 아버님이랑 살구요..둘째아이 낳고 몸조리 내가 시켜줬습니다. 자기 친정어머니는 선원인 새아버지가 애낳은 사람 집에 들어오면 재수가 없다고 못오게 했답니다. 이런거 저런거 생각하면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죠.
어찌됐던 이번에 또 집을 나갔습니다.
5살짜리 큰애와 8개월된 젖먹이를 놀이방에 맡겨둔채로..분유 하나 사놓고는
5살은 그렇다 치고 작은애는 모유로만 컸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엄마라는 사람이 그런 아이를 놀이방에 던져놓고 갈수가 있을까요.,,
지금 그 아이를 안고 있습니다. 분유를 줘야겠군요..
다음에 우리집에서의 서방님과 아이들의 생활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