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한국민을 사랑합니다”
‘2002 한.일 월드컵’ 그 때 그 함성이 아직도 귀에 쟁쟁한 가운데, 여전히 그리운 얼굴이 있다. 거스 히딩크. 광고에서처럼 ‘하늘 만큼 땅 만큼’ 우리들 가슴속에 생생한 전설로 살아 숨쉬는 그는, 여전히 우리들의 영웅.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네덜란드 리그에서, 감독으로 있는 아인트호벤의 우승을 위해 그라운드를 호령하고 있는 그가 월드컵 개최 1주년을 맞아 특별 인터뷰에 응했다.
질문) 히딩크 감독은 한국 축구를 세계 4강에 올림으로써, 축구에서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월드컵 1년이 지난 지금, 특별한 감회가 느껴지는지.
답)먼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월드컵의 성공개최와 한국의 4강 달성은 나 혼자의 힘으로 이룬 것이 절대 아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과 붉은악마, 축구협회, 선수단 등이 하나로 뭉쳐 일구어낸 위대한 업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단지 그 속에 있었을 뿐이었다.
질문) 작년 월드컵 이후 히딩크식 리더십이 한국의 경영 철학이나 리더십 모델로 각광 받았다. 히딩크는 과연 자신이 축구 감독으로서 뿐 아니라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갖고 있으며 그것이 실제 축구 외에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답)축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나의 축구 스타일과 철학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모든 분야에는 정도가 있고 기본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국민 모두는 이미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으며 누구보다 성공의 조건을 갖추었으며 그것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질문)히딩크는 한국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무엇보다 이질적인 문화로 인한 고충이 컸다. 여자 친구 문제도 그 중 하나라 생각한다.
답)어느 나라나 고유의 문화가 있고 개념의 차이가 있다. 그것이 없다면 다른 나라가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자기나라의 문화를 소중히 하는 것과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제화시대에 맞추어 영어를 공부하는 것과 더불어 다른 나라의 문화와 환경 등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문화도 좀더 국제화에 맞춰져야한다.
질문)히딩크 열기도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식은 것 같다. 월드컵 이후 한국 방문을 꾸준히 했는데 자신이 그것을 느낄 수 있나. 만약 그렇다면 섭섭하지는 않았나.
답)나는 지금까지 한국 사람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아왔고 지금도 계속 받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숫자나 통계로 나타낼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랑과 관심 혹은 열기는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질문)한국 사람들은 너무 빨리 달아오르고 빨리 식어 버린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하나. 그렇다면 그것은 한국 사람들이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로 생각하는가.
답)다른 어느 나라의 국민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서 멀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시야에서 멀어지면 마응에서도 멀어진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가슴 깊이 간직한 애정이나 믿음 같은 소중한 가치는 영원히 변치 않을 거라 믿는다.
질문)한국 사람들과 접촉하고 생활하면서, 국제 사회 시민으로서 이런 점은 못마땅하며 당연히 개선해야 된다고 느낀 게 있는지.
답)내가 한국 사람들로부터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한국인들은 친절하다. 만약 내가 일반 관광객의 신분이었다면 모르지만 나는 어떠한 외국인 보다 특별한 사랑을 받았기에 객관적인 답변을 하기가 힘들다.
질문)한국 사람들은 솔직하지 못하다고 하는 외국인들도 많다. 특히 성적(SEXUAL)인 문제에서 그렇다고 하는데, 동의하는가.
답)선수들과 처음 대면했을 때 무척 수줍음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솔직함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한국 사람들이 그래도 이런 점 만큼은 훌륭하며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변치 않는 가치로간직했으면 하는 게 있나.
한국 사람들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훌륭한 시민의식과 성숙한 문화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월드컵 기간 중에 보여준 단합된 힘은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런 나의 생각은 축구장 뿐 아니라 거리응원에서도 확신할 수 있었다.
질문)축구 혹은 다른 분야의 일로 한국과 긴밀한 인연을 다시 맺고 싶은지.
답)나는 축구를 통하여 한국에 왔지만 축구감독 이상의 대우와 사랑을 받았다. 꼭 한국 축구뿐 아니라 다른 어떠한 분야라도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의 에이전트(아이디어컨설턴트)와 상의하여 직,간접적인 인연을 맺고싶다.
질문)월드컵 1년이 지난 지금 가장 보고 싶은 한국인은 누구인가. 다시 찾고 싶은 한국의 명소나 음식 등이 있다면.
답)물론 사랑하는 나의 제자들이다. 하지만 내가 이런 말을 한다면 다른 친구들이 섭섭할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들은 나의 자식들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영원한 축구인이다. 어떠한 명소나 음식보다도 나와 선수들이 땀을 흘린 경기장 훈련장이 기억에 남아 있고 또 찾고 싶다.
정리=전경우 기자 woo@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