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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읽어보세요(퍼왔읍니다)


BY 범죄자 2003-09-18

[특집3] 위기의 한국 연예산업:왜곡된 스타시스템
연예계에서 뜰 수 있는 비법 …마약, 뺑소니, 음주운전, 간통
 
황수정
싸이
홍기훈
성현아
백지영
강타
연예인은 무소불위의 권력자인가? 절대적인 면책특권을 소유한 무법자인가?
한국 연예계의 왜곡된 스타시스템이 범법자 연예인을 보호 육성하고 있다.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채워줄 이슈 찾기에 급급한 연예기획사와 스포츠 신문 등을 통해 대형 사고를 친 연예인들이 오히려 최고의 스타로 포장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흐름 때문에 최근 연예계에서는 오히려 대형 사고를 치는 것이 스타의 지름길이라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연예계에서 가장 손쉽게 뜨는 방법은 무엇일까.
초·중학생의 상당수가 연예인이 되기를 꿈꾸는 현실에서 이 질문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손쉽게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질문과 같다.
물론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노래·춤·연기·개그 등 전공분야를 정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방법도 있고, 공개오디션이나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처는 아프지만 대가는 달콤하다

그러나 말처럼 ‘손쉬운’ 방법은 아니다. 이를 위해 투자해야 할 땀과 노력, 그리고 상당한 시간을 고려해볼 때 절대 손쉬운 방법은 아니다. 게다가 같은 방식으로 연예인이 되려는 경쟁자들이 너무나 많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단계를 거치고 연예인이 되더라도 성공의 단계, 즉 톱스타가 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 이야기다. 사실 연예인으로 데뷔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사라지는 이들이나 조연급으로 몇 십년간 활동하며 스포트라이트 한번 못 받는 이들도 상당수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현재의 연예계 스타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대형사고 하나 만들고 딱 1년만 고생해라”고 충고할 것이다.
비록 수치심과 모멸감이 상당하고 끊임없는 손가락질을 당해야 한다. 가족·친구들에게도 미안한 일이지만 정말 딱 1년만 눈 감고 버틸 수 있는 자에게는 분명 톱스타의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최근 황수정의 컴백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황수정은 연예인을 떠나 여자로 가장 수치스러운 시간들을 보낸 아픈 경험의 소유자다. 필로폰 투약으로 수의를 입고 나타나 동거남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당시에만 해도 미풍이었다. 이후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간통죄까지 제기되면서 황수정은 광풍을 불러일으키기 시작했다. 기자들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가득 들어찬 법정에서 동거남 강모씨와의 교제 사실, 그것도 성관계까지 구체적으로 증언을 해야 하는 극도의 상황에 처해야 했던 것.
다행히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황수정에게 이 과정은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됐다.
그렇지만 그 대가는 달콤하다. 최근 메이저 엔터테인먼트와 3년간의 전속계약을 마친 황수정은 탄탄대로 앞에 서있다. 이미 수십여개의 시나리오가 몰려오고 있는데 한국 영화사상 최고액인 5억원을 제시한 곳도 있을 정도다. 지금까지의 기록은 3억5천만원이다.

사고치고 신데렐라 된 황수정

성현아도 마찬가지다. 황수정과 함께 <허준>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성현아는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늘 기대주의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의 도약을 이뤄내지 못해 주위의 아쉬움을 사왔다.
이런 그녀에게 다가온 기회는 대마초를 피워 구속된 것이었다. 역시 집행유예로 풀려난 성현아는 단 6개월만에 영화 <보스상륙작전>을 통해 연예계에 컴백한 뒤 누드사진을 찍어 큰돈을 벌었다. 현재 홍상수 감독의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성현아는 이 영화를 통해 연기자로서 인정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네임 벨류를 감안할 때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섹스비디오 파문의 주인공 백지영도 최근 컴백했다. 여자의 입장에서 전라 상태로 남자와 성관계하는 비디오가 유출됐다는 사실은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고통의 순간이 지난 현재 그녀는 다시 톱스타의 자리로 되돌아올 태세다.
이와 같이 대형 사고와 연루된 연예인은 금의환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처에 따른 아픔이 큰 만큼 값진 보상이 뒤따르는 사회, 연예계는 이렇게 우리 사회의 지향하는 방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런데 그 안을 들여다보면 어느새 곪을 데로 곪아터지기 직전인 연예계의 추악한 현실이 보인다.
이들이 대대적인 환영을 받으며 연예계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데에는 스타와 이슈에 목말라있는 연예계의 왜곡된 시스템이 있다.
연예계 역시 산업으로써 당연히 소비자의 반응에 민감하다. 가수는 음반판매, TV는 시청률, 영화는 관객이 바로 그 대상이다.
하나의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선택받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고 또 하나는 뛰어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이는 연예계 역시 마찬가지다.
좋은 노래, 재미있는 방송, 흥미만점의 영화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방법. 그런데 소비자들이 꼭 좋은 제품의 손을 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연예계에 대한 일반인의 선택 기준은 뛰어난 품질보다 무언가 강하게 눈길을 끄는 요소다. 때문에 마케팅 전략이 가장 중요시된다.

의도된 스캔들에 놀아나는 팬들

이런 연예계의 특성상 대형사고로 이슈를 뿌려댄 연예인은 너무 뛰어난 재료다. 이를 잘 다듬기만 하면 투자금을 한없이 부풀려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보수적인 성향이 팽배한 방송보다는 영화계가 먼저 반응을 나타낸다. 때문에 어떤 이슈에 휘말린 연예인은 영화계를 통해 컴백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런 통과의례를 지나고 나면 방송계 역시 강한 손짓을 해오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이런 경향을 이용하려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연예인 한두 명을 관리하는 중소형 연예기획사의 입장에서는 이들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띄우는 데 사력을 다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의도된 스캔들’이다.
스캔들은 연예인과 절대 떨어질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 똑같은 스캔들일지라도 신인에게는 기회이고 톱스타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때문에 몇몇 연예기획사에서는 의도된 스캔들을 터뜨리기도 한다. 실제 친한 사이인데 이를 부풀리는 경우도 있고 인사 정도만 나눈 사이가 갑자기 열애 중으로 소문날 수도 있다. 조금의 소문만 흘려보내면 금세 스포츠 신문이 이를 확대 재생산해 낸다.
중소 연예기획사에 근무하며 신인탤런트 A양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박모씨(28·여)는 “스캔들이 터져만 주면 우리야 좋죠”라며 “이왕이면 조인성이나 김재원처럼 인기 많은 남자 연예인하고 터지면 금상첨화겠죠”라고 말한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신인 입장에서는 우선 자기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어떤 사건이나 스캔들에 얽히는 것은 어떤 측면에서 확실한 자기 홍보가 되기도 한다.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손태영의 경우도 주영훈과 신현준 사이에서 삼각 스캔들이 터진 이후 확실한 유명세를 탈 수 있었다.
또한 몇몇 영화와 드라마는 홍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출연 배우 사이의 스캔들을 퍼뜨리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든 일반인들의 눈길을 끌어야겠다는 마케팅 전략에 일반인들은 계속 속아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스캔들이 기사화되고 난 뒤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소문이 나면 곧장 스포츠 신문 1면에 실리며 일반인들의 관심을 이끌어낸다. 이후 방송 3사 연예정보프로그램의 해당 연예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스캔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나면 금세 없었던 일이 되어버린다. 이 과정에서 신인 연예인은 충분히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철저한 스타 시스템에 의해 돌아간다. 하나의 이슈가 발생하면 우선 연예기획사를 통해 충분한 포장의 단계를 거친다. 이는 곧바로 각종 스포츠신문과 방송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어 일반인들에게 보도된다.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단계. 이후 네티즌들의 의견이 첨가되기 시작하면서 변질·왜곡되기 시작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어떤 사안이건 이슈를 만들어낸 이들은 최고의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음주운전, 뺑소니, 마약복용, 폭행, 성추행, 간통, 불법 군 기피 등 어떤 사안이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충격이 크면 클수록 효과는 배가된다. 한번에 몇 십억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황수정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런 스타 시스템의 1차적인 피해자는 바로 동료 연예인들이다. 사실 스타와 실력은 별개의 문제다. 열심히 자기 분야에서 노력하는 일반 연예인들은 작은 배역 하나라도 따내기 위해 애쓰는 반면, 이슈를 불러 모으며 등장한 연예인들은 손쉽게 최고의 배역을 허락받는다.
형평성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연예계라는 전쟁터에서는 허락되지 않는 것.
연예인 관련 뉴스를 접하며 흥분하는 일반인들 역시 똑같은 피해자다. 이런 왜곡된 스타시스템을 앞세운 연예계의 마케팅 전략은 사실 제품의 저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형편없는 영화 때문에 극장을 나서며 화를 내고, 기대하며 구입한 CD를 들으며 한숨만 나오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흥미진진한 연예뉴스를 접하는 기쁨이 커질수록 이런 좋지않은 경험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론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는 한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하지만 꼭 좋은 영화가 대박이 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영화라는 개념 자체가 홍보하는 입장에서는 불투명한 개념이다”며 “이보다는 세간에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을 찾고 만들어 내는 것이 손쉽고 효과적이다”고 설명한다.
이렇게 연예계가 거침없이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동안 일반인들은 아무런 저항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당해야만 한다. 사실 연예계는 그 어떤 방식으로도 브레이크를 걸 수 없는 폭주기관차다.

“팬들이 원해서”라면 만사 OK

도덕적·법적 위반 여부는 어떤 사회에서건 큰 문제가 된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검찰이나 언론의 성역까지 무너지고 있는 추세다. 비판과 견지가 존재하고 자체적인 제어수단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유독 연예계는 아무런 제어수단도 갖고 있지 않다. 음주운전·뺑소니·마약복용·폭행·성추행·간통·불법 군 기피 등 여타의 사회에서는 치명적인 사안들이 오히려 연예계에서는 성공의 발판이 되고 있다는 것은 커다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사실 연예인은 공인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소위 공인으로 불리는 이들 가운데 이렇게 완벽한 면책 특권을 부여받은 이는 아무도 없다. 검사·국회의원, 심지어 대통령까지 정해진 기준 이상의 범법행위를 저질렀을 경우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하지만 연예인은 “팬들이 원해서”라는 말 한마디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과연 이들이 말하는 팬의 실체가 누구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이 말 한마디면 충분히 면죄부가 된다. 이것은 연예인이 부여받은 최고의 면책특권이다.
물론 최근에는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컴백을 반대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컴백을 선언한 황수정 역시 네티즌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힘겨워 하고 있다.
그런데 꼭 그렇지도 않다. 중소 연예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 대표(37)는 “오히려 네티즌의 반발이 황수정 측에게는 분명 호재일 것”이라며 “잊혀지는 게 문제지 반발하는 것은 오히려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네티즌이 반발한다는 것 역시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기사화되고 있다. 이는 돈 안들이고 하는 효과 만점의 홍보”라고 덧붙인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어차피 스타 위주로 연예계가 돌아가는 현실은 어느 나라이건 똑같다. 하지만 스타들로 인한 연예계가 돌아가는 시스템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그 실례로 일본 인기 그룹 SMAP의 멤버인 이나가키 고로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최소한의 기준은 지켜져야

지난 2001년 8월24일 일본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건이 하나 발발했다. 당시 일본 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인 SMAP의 멤버 중 한 명인 이나가키 고로가 주차위반을 적발하는 여경을 차에 매단 채 도주하다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것.
이 사건은 일본 방송과 신문에서 톱뉴스로 보도되면서 일반인들의 엄청난 비난 여론을 불러왔다.
결국 SMAP와 소속 기획사에서는 신문지면을 통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고 방송사에서는 이미 촬영된 SMAP의 방송녹화 분 가운데 이나가키 고로의 출연 장면만을 골라내 모두 삭제하는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 물론 고로는 연예계 활동을 전면 중단해야 했다.
반면 한국 연예계는 어떤가. 음주운전 정도는 당연한 특권이고 무면허에 뺑소니로 사고를 친다한들 “팬들이 원해서”라는 말 한마디면 금방 면책받는 특권이 그들에겐 있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연예인의 컴백을 막아서는 안된다. 연예인도 사람인지라 당연히 잘못을 할 수 있고 범법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 어차피 이들에게는 연예계 활동이 생업이니 컴백을 무조건 막는다는 것은 너무 잔혹한 처사가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최소한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연예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예전에는 일종의 자숙기간이 있었다”는 한 방송국 관계자는 “어느 순간부터 음주운전 정도는 잠깐의 자숙 기간도 없이 방송에 계속 출연하고 있다”며 “대형 사고를 친 이들의 경우 영화계를 통해 컴백하면 곧 방송국 사이의 쟁탈전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물론 최소한의 기준이라는 것이 법적으로 마련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이는 일반 대중들의 여론이 수렴되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야 한다.
최소한의 사회 견제수단인 언론까지 왜곡된 스타 시스템의 한 축으로 전락해버린 상황에서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인 연예계를 제어할 수 있는 이들은 소비자인 일반 대중들뿐이다.
최소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들이 톱스타로 거듭나는 왜곡된 스타시스템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이를 위해 이제는 소비자들인 일반 대중이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의 금의환향에 대해 당당히 “노(NO)”라고 말해야 한다. 절대 리콜이 안되는 상품인 연예계의 과장 광고에 더 이상 속아서는 안된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