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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부도의 왕새우와 조개구이.


BY 하이디 2003-09-28

만사를 잊고 제부도에 다녀왔답니다. 친한 이웃이 함께 바람이나 쐬자며 집앞에서 제부도까지 좋은차(?)를 태워 데려 갔지요. (우리차는 낡고 덜덜거리는 헌차! 그집차는 쌔!차!^^) 마석에서 제부도... 구리에서부터 요금을 세번이나 내면서 그래도 신나게 길을 달렸지요. 토요일이라 가는 길이 많이 막혀 아침도 거른 채 길을 재촉한 우리 두 부부는 아주 불쌍한 모습들을 하고서(주린 배를 움켜쥐고) 그래도 점심먹기 전에, 바닷물 빠진 제부도를 못보고 가면 후회할까봐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횟집과 칼국수집들을 뒤로 하고 입장료를 내고 갯뻘위에 엉성하게 놓여진 도로를 따라 제부도로 향했지요. 바닷물이 빠진 갯뻘도 참 신기하기도 했고 그 갯뻘에서 조개를 캐는 수 많은 사람들이 참 즐거워 보였지요. 차로 제부도를 한바퀴 일주하고 다시 바닷물 들어오기 전에 얼른 제부도를 빠져 나왔지요. 그리고 근처 음식점에서 톡톡 튀는 왕새우와 조개구이, 조개 듬뿍넣어 끓인 손칼국수까지! 푸짐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오랫만에 좋은 안주(^^;)를 보곤 도저히 참을수 없어 함께 곁들인 낮술때문에 노래방에 가서 오랫만에 신나게 악도 써보고, 바로 앞에서 해가 저무는 바다가 보이는 해수사우나에서 목욕과 찜질까지. 얼마간의 찌든 심신을 푹 쉬게 하며 세상만사 다 잊고 즐거운 생각만 하다 돌아왔답니다. 한동안 고생을 했기에 그 휴식은 아마 더 달콤했겠지요. 만나려면 번호표뽑아야 하느냐고 농담까지 하면서도 시험끝남을 함께 즐거워하는 이웃들과 가족들, 친구들이 정말 고맙게 느껴집니다. 아파트를 지으면서 (제가 배운 공법에 의하면) 시공업체에서 도로나 공원을 만들어 기부를 하면 용적률을 높여준다더니 그래서 생겼을지 모를 아름다운 길과 세느강?변도 거닐며 가을이 오는 소리, 가을이 치장하는 모습, 가을이 전해주는 것들.. 빼놓지않고 가슴속에 담아두려구요. 마흔다섯해의 가을.. 올 한 해도 나태함없이 후회로움없이 열심히 살았노라고 자신할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들이 될수 있기를... 몇달 공부 안하고도 1차 시험에 거뜬히 합격한 어떤 젊은이에 나를 비유하지 않고 행여 1점 모자라 떨어지게 되어도 크게 낙심하지 않고, 누가 취미가 뭐냐 물으면 "공인중개사 공부요!"라고 조금은 뻔뻔하게 웃으며 대답할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기를... 이 가을엔 어떤 일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이 아름다울 계절에 나는 어떤 느낌과 생각들로 채워질까. 스타리님, 많이 고맙구요. 견진성사 받으셨다구요! 마음의 꽃다발이라도 한아름 전해 드립니다. 언제 뵙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