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321

가게앞 눈을보면 주인의 마음씀이 보인다.


BY 문구아짐 2003-12-10

첫눈 기록으로는 최고라는 소담스러운 눈이 내린뒤, 아침 걷는 걸음이 길에 따라 달라

지네요.

우리 집에서 남편 문구점까지 가는 길.

대체로 눈이 내린뒤 잘 쓸어 놓아서 걷기가 쉬운 편이긴 합니다. 그 중간에 학원 앞은 빙판이

구요, 그리고 중간에 거치는 문구점 한곳.

문구점들 앞에 보면 차양막이라고 해야 하나요? 오락기 같은거 밖에 내 놓기 때문에

비 맞지 말라고 쳐 놓은 거 있잖아요. 거기 까지는 눈 하나 없이 깨끗한데, 바로 길위는

아이들이 어찌나 반들반들하게 다져 놓았는지 빙판 이더라구요.

수고 하는 김에 조금 더 쓸었더라면 길 가는 사람들 편하게 지나다닐 터이건만...

그 문구점은 주인이 아가씨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에 아이들 등교길에도 오락기 켜놓고, 학교에 늦을 시간이건만 학교

빨리 가라는 소리도 안하고 그렇더라구요.

아침에 남편 문구점 봐주고,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그 문구점이 있어서 꼭 지나치게

되거든요. 그때 시간이 8시 45분쯤 되는데... 그때도 아이들이 오락기 앞에 앉아서 오락을

하고 있거든요.

내가 문구점 아짐만 아니면 빨리 학교 가라 하고 싶은데, 괜히 오해살까 싶어 아무소리

못하고 지나치게 되네요.

똑같이 눈이 내렸던 길이건만, 어떤 곳은 눈의 흔적조차 없이 깨끗해서, 걷는데 아무 불편이

없는데, 몇곳은 그야말로 빙판길이어서 길 걷기가 조심스럽더라구요.

눈온 뒤 가게앞 눈의 흔적을 보면 주인의 마음씀이 보입니다.

아침마다 종종걸음으로 남편 문구점을 달려가며, 지각 안하려고 사무실로 달려가며 느낀

문구아짐의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