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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여성들마저도 우습게 여긴다..


BY 총선여성연대 2004-04-13

 

"한나라, 보수표 의식 "호주제 폐지" 뺐다"

[총선공약 핵심 체크 포인트 ④ 여성] 총선여성연대의 평가
김지은(Luna) 기자
<오마이뉴스>는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정책공약을 비교평가하는 다음과 같은 두 개의 집중기획을 마련했습니다. 1>총선공약 핵심체크포인트 2>허깨비공약 색출 캠페인이 그것입니다. 1>기획에서는 각 분야의 각당 공약을 자체분석하거나 시민사회단체의 분석 자료를 심층보도할 예정이며, 2>기획은 "함께하는시민행동"과 공동으로 진행, 각당의 부실·졸속 공약을 진단해 오는 13일 발표합니다... 편집자주

▲ 321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총선여성연대(공동대표 남윤인순 여연 공동대표 외 2인)는 12일 오전 10시 한국YWCA 2층 강당에서 17대 총선에 앞서 각 당의 여성공약을 평가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든 정당에서 여성계가 그동안 요구해온 여성정책을 대부분 공약화했다"고 총평했다.
ⓒ2004 오마이뉴스 김지은

"한나라당만 찬성하면 되는데…."

17대 국회에서는 여성계의 "숙원"인 호주제 폐지가 실현될까. 여성계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호주제 폐지"와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까지 호주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당은 민주당,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등 3개 당.

자민련은 애초 입장을 그대로 견지, 호주제 폐지 반대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한나라당의 공약에 호주제 폐지가 빠진 것이다. 자민련은 "반대 입장"을 고수한 셈이지만, 한나라당이 애초 입장을 바꿔 호주제와 같은 주요 여성현안을 공약에 넣지 않은 것을 두고 여성계가 반발하고 있다.

여성계 "한나라당, 표밭의 보수성 의식해 "호주제 폐지" 뺐다"

지난 16대 총선과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공약으로 각각 "호주제 폐지"와 "점진적 폐지"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공약에서는 호주제 폐지를 뺐다.

<한겨레> 12일치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일산을 유세에서 여성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대표 취임 직후 총선 공약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힌 호주제 폐지는 공약에 넣지 않았다.

박 대표는 "(호주제가 폐지돼야 한다는) 제 입장은 변화가 없으나, 당의 의견을 수렴해서 (총선 뒤에) 폐지되는 방향으로 가도록 할 것"이라는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현희 한나라당 여성정책위 여성정책 수석전문위원은 "(호주제 폐지 공약)이 앞으로 나올지 여부는 모르지만 현재까지 한나라당 공약에는 없는 것"이라며 "나도 어제(11일) 박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힌 뒤에야 (호주제 폐지가 공약에 없다는 것을) 알게됐다, 박 대표 개인은 폐지해야한다는 입장이지만 당론으로 정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들은 선거전이 막바지에 이르니 한나라당의 표밭인 영남권의 보수성을 의식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이구경숙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부장은 "박근혜 대표가 자신이 여성 대표로서 개혁적으로 당을 바꿔나가겠다고 공언했고 호주제 폐지 민법개정안을 공동발의했으면서 호주제 폐지와 같은 사안을 공약에서 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선거가 막판에 이르니 영남권의 보수적 표심을 의식해 공약에서 누락시킨 것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총선여성연대도 입장을 발표했다. 총선여성연대는 12일 오후 긴급 성명을 내어 "한나라당은 호주제 폐지를 둘러싸고 선거 때마다 오락가락해왔다"면서 "이는 이중적 행보"라고 비판했다.

이어 총선여성연대는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여성대표를 세워 새로운 정치를 하려 한다면 호주제 폐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호주제 폐지를 약속했으니 한나라당만 호주제 폐지를 약속하면 17대 국회에서 호주제 폐지는 현실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4개 이상 정당이 공통으로 제시한 여성분야 21개 공약
(한 : 한나라당, 민 : 민주당, 열 : 열린우리당, 자 : 자민련, 노 : 민주노동당)
12개 분야 및 공통공약

보육정책
1. 보육서비스의 다양화
2. 보육교사 처우 개선
3.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 ×

모성보호
관련 정책
4. 산전후 휴가급여 사회분담 확대
5. 육아휴직급여의 상향 조정
6. 모성보호제도 적용대상을 비정규직, 가내노동자, 저소득 자영업 여성, 농촌여성까지 확대 ×
7. 임신, 산전후 휴가, 육아휴직 중 계약해지 등 성차별적 행위 규제 ×

호주제 폐지
없음 × ×

양성평등한
가족정책
8. 부부공동재산법 제정
9. 합의이혼시 자녀 부양의무 명시 및 부양비용 선지급 및 구상권 행사 ×
10. 한부모 가족에 대한 경제적·정서적 지원 ×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보호정책
11.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 확대적용
12. 비정규직 고용에 대한 근로감독 강화, 근로감독관 증원, 행정지도 강화

여성일자리 창출 정책
13. 여성창업지원(보육)센터 강화
14. IT 등 첨단 분야 등에 여성일자리 창출 ×
15. 장애인, 노인, 여성, 아동을 위한 지역 사회복지시설 확충 등 공공서비스분야의 여성전문직종 개발 ×

성인지시스템
구축
없음


여성의 정치참여확대 정책
없음


이주여성 정책
없음


여성농민 정책
16. 농가도우미제도 적용범위와 기간, 지원금 확대 ×
17. 여성농업인센타 확대 설치 ×

여성장애인 정책
18. 여성장애인의 임신·출산·육아 지원을 위한 가정도우미 파견
×
19. 여성장애인에 대한 폭력 근절 및 피해자 지원체계 마련 ×

여성폭력예방,
피해자
보호 정책
20. 성매매 피해여성 보호 및 사회복귀 지원
21. 성매매 전담반 설치 및 수사지침 강화 ×
ⓒ 오마이뉴스 고정미


총선여성연대 "각 당 여성공약, 그런대로 만족"

그러나 호주제 폐지 문제를 제외하면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이 내놓은 여성정책 및 공약은 그런대로 후한 점수를 받을만하다고 평가된다.

321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총선여성연대(공동대표 남윤인순 여연 공동대표 외 2인)는 이날 오전 10시 한국YWCA 2층 강당에서 17대 총선에 앞서 각 당의 여성공약을 평가하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든 정당에서 여성계가 그동안 요구해온 여성정책을 대부분 공약화했다"고 총평했다.

총선여성연대가 발표했던 12개 주요 분야별 과제(위의 표 참조)를 중심으로 각 당의 여성분야 공약을 평가한 총선여성연대는 각 당들이 특히 "정부지원 보육시설 확충, 산전후 휴가 및 유아휴직의 사회분담 확대 등 21개 공약에 대해 4개 이상의 정당이 공통으로 공약화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 자민련 등 5개 정당이 공통 공약으로 거론한 대표적 사안은 저출산 해결을 위한 보육정책 개선이다. 여성계는 그간 공보육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그 결과 5개 주요정당이 모두 보육 서비스의 다양화와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을 공약으로 약속했다.

또한 국공립 보육시설, 즉 공보육 강화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정당이 모두 공약으로 내세웠다.

산전후 휴가급여에 대한 사회분담 확대와 육아 휴직 급여 상향 조정도 5개 정당이 모두 공약으로 발표한 사안이다.

"선심성 공약"도 여전

이날은 선거철 "단골손님"인 "선심성 공약"도 지적됐다. 총선여성연대는 한나라당의 "공동육아협동조합 1000개 소에 월 500만원 지원"과 "가족 보육비 7200억원 지원"을 "대표적 선심성 공약"으로 지적했다. 실현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것이다.

총선여성연대는 "현재 공동육아협동조합은 전국에 70여개에 불과하고 증설한다 하더라도 1000개소 증설은 불가능하며 현재 보육예산이 약 3500억원 인데 가족보육비로 7200억원을 사용하겠다는 것도 비현실적"이라며 "제대로 실태파악 조차하지 않은 채 공약을 만들었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이어 총선여성연대는 "공동육아협동조합 활성화와 가족 보육비 지원은 궁극적으로 바람직하지만 현재로서는 공동육아협동조합 설립 지원과 국공립보육시설 확충이 더욱 시급한 현안"이라고 덧붙였다.

정당별 성적표는 "민주노동당·열린우리당-민주당-한나라당-자민련" 순

이날 평가 결가를 발표하면서 총선여성연대는 "17대 국회에서 원내 진출이 확실시되는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은 여성문제에 대해서도 가장 진보적이고 적극적인 공약을 제시해 기대치가 가장 높은 정당"이라며 "특히 저소득층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 창출 등의 분야에서 개혁적 정책을 제시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총선여성연대는 열린우리당의 경우에는 "개혁정당을 표방하지만 여성공약에 대한 개혁성이 드러나지 않았"으며, 민주당의 경우에는 "여성계의 요구를 충실히 수용하고 있으나 지나치게 여성계의 요구와 비슷해 당내의 충분한 검토와 합의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에 대해서는 각각 "구태의연"하며 "비개혁적"이라는 말로 평가를 대신했다. 총선여성연대는 "한나라당은 호주제 폐지가 공약에서 빠졌고 양성평등한 가족정책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개혁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구태의연한 정책제시에 머물렀고 자민련은 과거에 비해 진일보했으나 기존의 여성정책을 짜깁기한 것으로 여겨지며 호주제 폐지에 대해 유일하게 반대를 표명해 보수 정당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했다.

이날 평가와 관련해 총선여성연대의 한 관계자는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민주노동당·열린우리당"이 근소한 차이로 앞섰고, 다음으로는 민주당, 한나라당 순이었다"면서 "자민련은 크게 뒤진다고 보면된다"고 밝혔다.

2004/04/12 오후 4:05
ⓒ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