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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과 여성운동가들은 왜 이런 문제는 모른체 하나?


BY 아줌마 2004-04-29

▲ 만성적인 재정 적자로 폐관 위기에 처한 여성생활사 박물관
국내 유일의 여성 생활용품 전시관인 여성생활사박물관(관장 이민정)이 만성 적자 등의 이유로 폐관 위기에 처했다.

천연 염색가 이민정 관장이 2001년 6월 여주군 강천면 굴암리의 폐교를 개조해 만든 여성생활사박물관은 식기와 전통 의상, 장신구 등 3천여 점의 생활용품을 전시해 왔다. 그러나 만성 적자로 지난 2002년과 2003년 폐교 임대료 5300여만원을 내지 못해 현재 박물관은 여주교육청으로부터 전시물품 가압류 처분을 받은 상태다. 또한 여주교육청은 박물관을 임대 이전의 학교 시설로 바꿀 것을 요구했다.

(아니...폐교건물인데...원상복구까지 하라는 것은 너무한 처사 아닙니까? 그리고 2년간의 임대료가 5,300여만원이라면 월 200만원이 넘는 데 폐교치고는 너무 비싸다고 봅니다. -녹턴생각-)

이같은 여성 생활사 박물관의 상황은 사립 박물관의 척박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립 박물관은 설립과 운영 비용을 국고에서 지원받는 국·공립 박물관과는 달리 거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재정이 부족하다 보니 학예 연구사 등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시설 개선에 투자를 하기 어렵고 때문에 관람객의 수는 줄어든다. 관람객의 감소는 또 다시 재정 부족의 요인이 되어 그야말로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이다.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 앞뒤막힘은 익히 알지만...그게 사립이든 공립이든 주체가 중요한게 아니고 얼마나 역사적인 의미가 있느냐를 먼저 따져야 한다고 봅니다. -녹턴생각-)

실제로 사립 박물관의 90% 이상이 만성적인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문을 닫는 박물관도 줄을 잇고 있다. 국내 사립 등록 박물관 1호 홍산박물관을 비롯한 18개의 사립 박물관이 문을 닫거나 수년째 휴관 상태이다.


▲ 유물들에 빨간 압류 딱지가 붙어있다
박물관의 유물에 대해서도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이 지방자치단체에서 폐관 박물관을 공립 박물관으로 전환시켜 문화재의 유출을 방지하는 반면 폐관 신고를 해도 회수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갈 곳을 잃은 유물들은 유럽이나 일본 등지로 팔려나가거나 사장되어 버린다.

여성생활사 박물관 역시 폐관될 경우 이러한 절차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여러 사회·문화 단체가 폐관 조치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박물관의 회생 가능성이 조심스레 논의되고 있다.

박물관을 살리기 위한 백만인 서명 운동과 함께 2004 여성문화예술제가 당장 5월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이민정 관장은 "우리의 전통을 보여주는 3천여 점의 유물들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며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여성생활사박물관은 지켜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여성문화제 예술제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혜영 춘천교대 교수는 "여성문화예술제와 여성생활사 박물관 살리기 운동은 여성과 문화의 미래를 위한 힘을 결집시킬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이름뿐인 문화관광부 박물관 등록증 반납하겠다”
[인터뷰] 이민정 관장

이민정 관장
- 유물을 어떻게 모으게 되었나?
"외국인 친구들이 자기네 전통 유물을 소중하게 주고받는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에 반해 우리의 유물들은 여기저기 팔려다니며 훼손되고 있다.

그것이 시작이 되어 모은 유물이 3천여 점에 이르렀다. 한국전쟁 때 일본인이 가져간 유물을 도로 받아온 것들도 많다.

애초에는 여성과 사회 공익을 위해 관에 기부하려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사재를 털어 박물관을 세웠다."

- 그렇게 세운 박물관이 적자로 문을 닫을 위기에 놓였는데.
"정말 안타깝다. 교육청에 다녀오면서 눈물이 다 났다. 내가 들인 노력이 헛된 것같아 이게 뭔가 싶었고, 아무리 그래도 유물에 압류 딱지를 붙일 수 있는지 화가 났다.
그렇게 한참 앉아 있자니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 하늘은 알겠지 하니까 힘이 솟았다. 그래 나는 원래 하늘 보고 살던 사람이니까 잘 될 거야 하고 스스로를 다독거렸다.

나를 아끼는 한 지인은 혼자 속태우지 말고 유물 팔고 편하게 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물론 유물들을 다 팔면 적잖은 돈으로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문화는 돈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전통을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 생각이 없다면 뭐가 답답해서 혼자 이 고생을 하고 있겠는가?"

- 문화재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를테면 교육청에서는 운동장의 풀 안뽑는다고 야단이다. 제초제 뿌리면 되는 걸 내버려둔다는 거다. 그걸 누가 모르나? 그러나 제초제 뿌리면 그게 다 어디로 가나? 땅으로 스며들어 지역 사람들이 마시는 물로 간다.

이번에도 유물에 압류 딱지를 붙였다. 진정한 문화공무원이라면 목이 달아나도 유물에 압류 딱지 붙여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원도 해주지 않는 문화관광부에 등록되어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등록증을 반납할 계획이다."

-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나는 30여 년간 모은 유물들이 내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우리 모두의 것이다. 나는 그저 우리의 전통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해 주고 싶을 뿐이다." / 송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