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을 먹어도 1주일, 약을 안먹어도 1주일이라는 감기.
너무 흔해서 병 같지도 않지만 한번 된통 앓고 나면
온몸의 기운이 쭉 빠지고 입맛도 뚝 떨어진다.
이럴 때 치료약 겸 병후 보양식으로 손꼽을 만한 음식이 바로 녹두죽이다.
옛날 사람들은 독감에 걸려 입맛이 떨어지고 열이 심하면 녹두죽을 쑤어
먹었다고 한다.
‘식료본초(食療本草)’를 지은 당나라 맹선(孟詵)도 “녹두는 원기를 보해주고
오장의 기운을 조화시키며 정신을 안정시킨다”고 그 효능을 일찍이 찬탄한 바 있다.
성질이 차고 맛은 달면서 독이 없는 녹두는 몸에 쌓인 노폐물을 해독시켜
소변을 통해 배출하는 작용이 뛰어나다. 또한 열을 내려주고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있어 울화증으로 인한 가슴답답증이나 두통, 소화부진 등을
다스리는 데 아주 좋다. 민간에서는 당뇨와 고혈압이 있을 때 녹두 삶은 물을
먹기도 하고 종기가 난 자리에 그 물을 바르기도 했다.
입술이 마르고 입안이 헐 때나 열이 많아서 설사를 하는 경우에도 녹두는
천연약재가 된다.
녹두에 팥과 검은콩을 넣어 만든 삼두탕은 몸살과 소화불량, 소아피부병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우선 세가지 재료를 각각 같은 분량씩 섞어 물에 넣고
오랜 시간 푹 끓인 다음 설탕으로 맛을 내어 먹으면 된다.
피부가 햇볕에 그을리고 거칠어졌을 경우엔 녹두가루를 물에 개어
마사지해주면 피부지방이 제거되어 살결이 부드럽고 고와진다.
여드름과 주근깨를 없애주는 데에도 효과가 좋다.
이렇게 녹두를 약으로 쓸 때에는 식재료로 이용할 때와는 달리 껍질을
벗겨서는 안된다. 약성을 잘 살리기 위해서다.
그러나 녹두는 원래 찬 성질이 강한 식품이므로 체질상 몸이 냉한 사람이나
혈압이 낮은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특히 한약을 먹을 때에는 녹두나 녹두로 기른 숙주나물은 반드시 피한다.
해독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약의 효능까지 없어질 수 있다.
〈조성태/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겸임교수〉
[요리법]녹두죽
①녹두 1/2컵을 찬물에 8시간 불려 박박 주물러 껍질이 없어질 때까지
여러번 헹군다.
껍질을 걸러내어 물 3컵과 같이 냄비에 담아 한소끔 끓으면 약한 불에서
20분동안 뭉근하게 끓여 채에 밭쳐 나무 주걱으로 으깨어 놓는다.
②찹쌀 1/2컵을 30분동안 불려 건져서 으깬 녹두와 녹두물을 냄비에
담아 뭉근한 불에 20분 끓여 소금을 넣어 먹는다.
▲녹두를 개피할 때 알아둘 일=불린 녹두 껍질을 여러번 헹굴 때
새 물로 하지 말고 계속 그 물을 가지고 헹구어 마지막에 새 물로 헹구어야
녹두의 구수한 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