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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미안해...


BY 못난 애미 2004-08-05

기다리고 기다리던 휴가가 왔네요

아이둘을 낳은 애미이지만 친정엄마가 거의 길르다시피해서 전 사실 엄마라고 할만한

자격이 없는것 같네요

 

직장다니며 친정근처다보니 회식이나 뭐다해서 걸핏하면 엄마에게 맡기고 다녔고

아이가 몸이 안좋다싶으면 은근히 엄마가 데려가 재워주길 바랬죠

 

일요일이나 공휴일날 아이들과 있을땐 5분엄마입니다.

아빠랑 거의 놀다시피하고 저는 피곤하다며 그저 아이들보고 가만 앉아서 조용히 놀라고

소리만 질러댔죠.

 

늘 아이들보면 미안하고 가슴은 아팠지만 제가 희생하진 않았던것 같아요

 

이번휴가때 친정엄마가 휴가갈란다 하시면서 서울 작은 외삼촌내로 가셨어요

용돈도 드리고 차표도 예약해주고 잘다녀오라고 배웅하고는 4일동안 저는 아이들과

전쟁을 치렀어요.

 

5살난 큰 아이는 책읽어주라, 놀이터가자, 공부하자...

3살난 작은 아이는 시시때때로 냉장고 열어서 이것저것 꺼내고 돌아다니며 오줌싸고 똥싸고

누나한테 덤비며 소리지르고 싸우고..

 

끼니마다 반찬만들어 밥먹이고. 설겆이 하고...

한아이 자는데 하나가 안자니까 낮잠도 못자고...

 

남편은 바깥에 벌려놓은 일이 있어 아침에 나가서 저녁 11시나 되어야 들어오고..

시원한곳이라도 가있을려고 해도 차도 없고. 날씨는 얼마나 덥던지..

 

그렇게 4일이 지나고 평소처럼 친정엄마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저는 회사에 출근했네요

 

전 정말 못된 애미인가봅니다.

어깨에 진 짐을 훌훌털어버린 그런느낌이 더라구요.

 

하루종일 아이들과 시달린 친정엄마...

엄마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