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변하지 않는다고 큰일이 나는 건 아니예요.
나 이렇게 간신히 아이 뒷바라지하고(애 하나),
간신히 밥준비하고(외식하거나 남편이 준비하기도..),
청소 일주일이 한번하고(남편이 해요.),
삶는 빨래 안하고(삶아야할 지경이면 버려요),
간신히 움직여요. 몸이 약해 운동으로 근력키워 그나마
사람같이 다닐 수 있었는데 몇 달 운동을 안하니 다시
체력이 떨어졌어요.
외출할 일도 없어 쇼핑할 필요 없는데 그냥... 그냥 사요.
특히 가방과 핸드백이 너무 많아요. 일년에 한두번
주위사람들 주며 정리를 하는데 또 얼마 지나면 쌓여요.
돈을 아끼겠답시고 사고싶은 걸 많이 참지 않아요.
저축하려고 애써 계산기 두둘겨 저축액 먼저 떼놓고
생활비 쓰지 않아요. 그래도 워낙 활동이 없는 사람이다
보니, 이 주위애들에 비해 학원 많이 안보내다보니
매달 얼마라도 적금도 들어가고 돈이 남네요.
이렇게 내가 바르게 열심히 부지런히 살지는 않지만,
내가 이렇게 산다해도 크게 나쁜일이 일어나진 않네요.
아인 공부 넘 잘하고, 남편은 너무 가정적이네요.
내가 마음에 병이 깊다고 아이와 남편 모두 나를 맞춰주고
그게 이제 몸에 베서 다들 불편한지 모르고 살거든요.
그냥 나 이렇게 계속 살아도 되나요? 그래도 이건 바른게
아닌건 알아서 자꾸 이런 내모습에서 헤어나려니 또 마음이
부딪기는지 힘드네요. 굳이 남들 처럼 바르게 살려고 애쓰지
말고 그냥 이대로 '내 복이다' 생각하고 편히 쉬어 버릴까요?
몸이 행동이 따라주지도 않으면서 생각은 있는 사람이니
자꾸 정신차릴려고 애를 쓰네요. 그래서 또 힘들고 진이
빠집니다. 남편은 전화로 매번 쉬라하고 자라고 하고...
난 맥없이 쳐저있고 아인 혼자서 공부하고 책읽고 지할거
알아서 합니다. 중간중간 과일달라, 안아달라 하면 그때만
간신히 일어나 해줍니다.
그래도 매일 아이에겐 열번이상, 남편에겐 세번 이상
사랑한다고, 좋아한다 소릴 들어요. 매일 두 사람을 번갈아
안아줘야 하구요. 이런 엄마고 아낸데도 너무 사랑하나봐요.
이렇게라도 옆에 있어주면 행복해하는 남편과 아이...
그럼 난 더 미안해서 기운을 차릴려고 하는데, 애쓰며 그러지
말래요. 그냥 편히 있으래요. 말이라도 고맙죠.
그런데 정말 차라리 편히 쉬고 싶어요. 하지도 못하면서 마음
불편하느니... 정신과에 가볼까 생각도 들지만, 크게 애로사항
없으니 사실 안가게 되요.
아직 삼십중반인데 얼른 접고 한적하고 느리게 삶이 지나가는
그런 곳에 가서 쉬고 싶어요. 난 사회부적응자 맞아요.
굳이 적응하려고 애쓰지 말까요? 내가 정신차리지 않는다고
큰일 나는 것도 아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