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평범한 맞벌이 주부입니다. 어제 제가 당한 일이 너무 기가 막히고 또 어디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새벽 2시가 지난 지금 이렇게 정신나간 여자 처럼 일어나 이글을 씁니다.
모처럼 해를 보고 퇴근하는 길이라 가벼운 맘으로 선생님 둘과 유치원 골목길을 나서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들어온 검정 에쿠스 승용차때문에 셋 다 급히 옆으로 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피하면서 저희 셋은 투덜거렸습니다. 좁은 골목길에서 저렇게 운전을 하다니...하면서 통상 그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운전자가 갑자기 차를 세우고 창문을 열더니 다짜고짜 "이년들 뭐라고 그랬어?" 말끔한 정장차림의 중년 신사의 입에서 바로 터져나온 얘기였습니다.
저희들 중 한명이 조금 흥분된 목소리로" 아저씨 여기 사람이 다니는 인도예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문을 열고 나온 그사람이 다짜고짜, " 이 씨발년들아 이길이 인도라고 누가그래?" 너무 어이가 없고 놀라 그 자리에 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아저씨 뭐라고 그러셨어요?" 대꾸하자 바로 손을 올려 제 오른쪽 뺨을 때렸습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눈물이 핑돌아 기억조차 가물거렸습니다. 아빠한테도 신랑한테도 맞아보지 못한 뺨을 길가다 생판 모르는 남자에게 맞다니...
같이 있던 선생님이 경찰서에 신고를 한것 같았습니다. 퇴근길이라 경찰이 빨리 도착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아내로 보이는 여자가 내리더니 대신 사과한다며 저희를 달랬습니다. 자기들도 우리만한 딸이 있다며...그 양반이 고혈압이 있어서 그렇다며... 그 남자는 일단 차를 빼겠다며 차를 갖고 사라졌습니다.
그 정신 속에서도 저는 " 아줌마 말고 아저씨가 사과하세요" 라고 말했고 그리고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신랑을 설득하겠다며 사라진 그 아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뒤늦게 도착해 리포트 하고 있는 과정중에 옆에 있던 한 분이 차량 번호를 적었다며 건네 주었습니다.
에쿠스 25가 318* / (경찰 조회결과 여의도동 (주)테크야마였고 사실 존재하지 않는 회사였습니다.)
담당형사는 진술서를 작성하면서도 상처가 없고 진단서도 없다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지만 저는 그 일 이후 밤잠을 꼬박 설치고 소화장애와 의욕상실로 너무나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주위 어떤사람은 진단서를 끊으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깨끗히 잊어버리라고 합니다.
행색이 남루한 사람과 이런 일이 빚어졌다면 아마 똥 밟았다 생각하고 잊었을 겁니다. 좋은 차에 좋은 옷을 입고다니며 길가는 여자에게 스스럼 없이 손찌검을 할 수 있는 그런 인간은 꼭 처벌 받아야 하는 세상에서 6살짜리 제 딸을 키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