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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문화


BY ksmaeng62 2005-05-08

우리의 문화

 

어제
날씨는 무지 더웠다.
낮에는 덥지만 해 떨어지면 서늘해지는 요즘의 날씨라
손에든 걸칠 옷은 내 내 질질 끌려 다녔다.

배꼽티를 입은 아가씨는 하필 서 있을 자리도 많은데
할아버지 앞에 서 있었다.
배꼽을 드러낸채 말이다.
할아버지 아뭇말 없이 손짓으로 가라는 시늉을,
그 아가씨 무슨 영문인줄 몰라서 그냥 서 있다가
한참만에 다른 자리로 이동했다.

머리 자르러 간 미용실
따라온 아이는
엄마의 퍼머시간 끝날 때까지 무료함으로
내 내 우리를 괴롭혔다.

칠순 잔치의 주인공만 던지듯 밀어 넣고간 어느 며느님.
머리 손질도 화장도 다 끝나 가고
이제는 그 장소에 가 앉아 계셔야할 시간도 넘어가는데
그 주인공은 그렇다 치고
미용실 원장님의 배려 차원의 어수선한 시간은 ...
가희 앉아 있는 나에게는 고문 차원이다.(나 또한 배려로 치면 둘째 손가락 버금가니까)

두 꼬마 녀석이 머리를 자르러 왔다.
제법 멀끔하게 생긴 큰 녀석은 이제 4살쯤 됐나?
귀염성도 있어 손 한번 잡아 주고 싶고
볼이라도 건드려 보고 싶었는데

두 아이의 머리를 자르려고
그 미용실의 직원및 손님들이 몽땅 동원이 되었다
여기 보세요. 아 이쁘게 생겼네. 다 자르면 사탕주어야지...등등

우린 이런 문화에 익숙하다.
같이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는 며느님에 대해
손님 모두가 같이 걱정해 주는것
칠순 잔치 장소까지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가는 것 까지 같이 걱정해 준다.
아이의 머리 자르는데 우리 모두 같이 잘라 준다.
같이 예쁘다 소리를 몇번이고 해 준다.
사탕 준다는 소리도 몇번이고 같이 해 준다.
배꼽티를 입고 하필 할아버지 앞에 서 있는 아가씨의 무례함에
같이 격분해 준다.

우린 이런 문화에 익숙하지 못하다.
두 아이의 머리 자르는일은 미용식 직원의 일이요.
아이 달래는 일은 그 엄마의 몫이다.
칠순 잔치의 주인공을 모시고 가야만 행사(?)가 진행이 될테니
어련히 그 집 식구들이 모시고 가시던지 전화를 하던지 그건 그 집의 몫이다.
배꼽티를 입은 아가씨에게
그 할아버지는 아뭇말씀 없으셨다.
아무말 없었지만 그 행동에 담긴 하시고 싶은 말씀은 굳이 안해도 우리는 안다.
옆자리 아주머니
요즘 것들은 하면서 누구의 동조를 바란다.
우리네는 그 아주머니를 따라 그 아가씨의 쾌씸죄에 대해 약간은 거들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데 같이 동참 안하면 성격이 못됐거나
남의 일에 나 물라라하는 매정한 인간으로 분류가 된다.

더위에 사람에 완전히 고문 당한 날이다




작성일:4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