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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하는여자 요즘 사는 이야기


BY 밥하는여자 2005-06-09

 요즘 난 참 바쁘다

몇일전 메론도 따서 수확하고  풋고추도 땄고 메론배달하러 천안으로 대천으로 정신없는 몇주였다 거기다 암으로 투병중이신 시아버님과 시어머님까지 모시느라

하루가 어찌 가는지 모른다

울아버님 수술날짜 잡았다 다음달 오일 그것두 확실치 않다

폐가 많이 안좋아서 병원서는 장담 못하니 가족들하구 상의해서 수술하란다

아마도 못하실지 모른다  내일 그문제로 오남매가 다모여 상의한다구 천안으로 모이란다

울아버님 아픈내색 전혀 안하신다 진지두 잘 잡숩고 며느리한테 잔소리라는게 절대 없는 참 인자하신 조용한 분이시다

어머님은 한마디로 기분파다(오히려 어머님이 환자노릇하신다)당신 기분좋으면 헤헤 웃으시구 당신기분 안좋으면 오만상 다 찌푸리신디

나 이젠 버릇되서 하도 그성질 오래 겪어서 그런지 이젠 그러나부다 한다  뭐든 당신 성질대로 해야 하는  직성이 풀리는 그런분이시다 두분성격이 반대였으면 좋으련만........... 울시부모님집 차로 오분거리에 있다 옜날집그대로다  입식으로 조금 구조를 바꿨을뿐

어짜피 언젠가는 모셔야 하는거 오시라했다 나중에 아프시면  온다하셔서 나 그렇게 말했다 혹시나 두분 많이 아프셔서 거동이 불편하면 나도 사람인지라 당장 오시라 못한다구 차라리 덜아프실때 지금오시라구 했다

어짜피 거기 사셔도 이젠 두분 수발 왔다갔다 해야한다 같이 살면서 하는게 내가 덜힘들것 같아서 아주 오시라 했다  다른형제들은 얼싸좋다했다  내가봐두 시아주버님 시동생 효자지만서도 울두 동서님들 절대 시부모 모실사람들 아니다

나 오래전 스물 서너살 시절에 고된 시집살이 했건만 그것두 정이라구  가까이 사는죄로 온갖 궂은일은 다 내치지였다

지금 근한달 어머님과 살아보니 참 노인네 많이두 변했더라

오십대 인데도 불구하구 당신속옷하나 안빨던분이 빨아논거 당신 서랍에두 안넣던분이 지금은 빨래두 개구 널어주고 쓰레기도 태워주시구

비록 작은것이지만 참 고맙게 느껴진다  아침일곱시에 일어나던 내가 지금은 여섯시에 일어나서 어른들 뜨거운밥 드릴려구 애쓰는걸 보구 나두 참 많이 변한것 같다 그리 힘든줄 모르는걸보니 이제사 철이 들려는지, ㅎㅎ

몇일전엔 이층 현관문옆에 육만 오천원주고 파라솔을 하나샀다

 틈틈이  시어른들 거기 나와서 앉아계시는 모습보면 참 보기좋다

얼마나 사실지는 모르나  잘해 드리구 싶다

이상하게도 어른들과 사는데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울랑도 제법 내게 신경두 써주고어제오늘 천안으로 대천으로 메론팔아준분들 드리라구 감사의뜻으로 형님들께 강낭콩넣고 떡해서 돌렸다 어른들 모시고 중간에 점심두 사드리며 드라이브겸 모시구 다녔더니 너무들 좋아하시네  나 같이 살다보면 때론 짜증도 나고 때론 지치기도 하겠지만 시골아줌마 넉넉한 정으로 이겨내고 잘 살아보련다

내게 이젠 희망찬 했살만 비추길 바라며 긴글 읽어주신 아컴님들도 행복 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