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에게도 해보지 못한 말,,, 아컴에서 털어놓네요..
저는 올해 결혼했고 뱃속에 예쁜 아가도 만날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이제 나도 엄마가 된다는 사실에 가슴설레이기도 하고 약간은 두려운 맘 함께 한채..
근데 저는 친정 아버지 얘기를 하려고 해요.
정말 사랑하지만 또 한편으로 세상에서 제일 밉고 나를 상처받게 한 사람...
저희집은 부모님이랑 남동생과 저 두남매인데 저희 친정아버지는 유독 저를 예뻐하셨어요.
초등학교 시절 저는 부모님 말씀 잘듣고 학교에선 공부도 잘하고..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탓에 또래들 보다 조숙하단 소리도 많이 들었죠.
그랬던것 같아요. 친구들보다 생각도 많고 감수성도 예민한 아이였어요.
어쨌든,,,, 어렸을때 아빤 젊은 나이에 무리하게 사업을 시작하셨고
항상 위태위태해보이는 아빠땜에 엄마는 저희 둘 제대로 키우시려고 미용일을 하셨어요.
어린 눈으로 보는 아빠는 항상 바쁘고 활기찼고 또 멋있어 보였죠.
여러 방면으로 모르는게 없고 또 제 미래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해주시는 아빠...
세상에서 우리아빠보다 잘난 사람은 없는것 같았고 너무 자랑스러웠어요.
그에 반해 우리엄만 촌스럽고 별로 멋있지도 잘나지도 않은것 같았아요.
엄마가 미용실 하는것도 저는 싫었고 반장이라 엄마가 학교올일도 많았는데 오지말라고한적도 많았고...
왜그렇게 엄마한테 못할짓을 했는지요...
그런데 제가 6학년때 알았습니다.
외국 출장 자주 가시는걸로 알았던 아빠가 바람이 나서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는것을...
그리고 엄마가 눈물로 썼던 일기장들 그때서야 보게됐습니다.
엄마가 참고 견뎌야만 했던 지난 세월들,,,
우리에겐 한마디 내색 안하시고 꿋꿋하게 견뎌냈던 지난날들을...
당신을 가꾸고 돌아볼 시간도 여유도 없이 세상사에 치여 괴로웠던 그 세월들을,,
정말 너무나 죄송하고 가슴이 아파서 하염없이 울수밖에 없었습니다.
엄마가 길가다 넘어져서 얼굴에 온몸 여기저기 멍들었던게 아니라 아빠가 그렇게 만들었던거 상상조차 할수 없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제가 할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저 맘속으로 분노와 증오만 쌓아갔죠,
저는 더 말도 없어지고 세상이 더럽고 미웠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중학교를 마쳤고 고등학교 입학했을즈음..
아빠 사업은 완전히 망해서 땡전한푼없이 거리에 나앉게된 신세가 됐지만 어찌어찌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 엄마 미용실은 그대로 할수 있어 거기서 먹고자고 엄마가 번돈으로 학교가고...
아빠는 빚쟁이에 쫓기고 얼굴은 볼수도 없기를 한 일년정도...
후에 아빠는 다시 사업 재기를 하셨고 집으로 들어오셨어요.
그때부턴 아빠가 아니라 악마같았어요.
우리 보는 앞에서 엄마를 죽일듯이 때리고 집안에 유리창 다 깨고 칼들고 나와선 엄마 죽이겠다고 하고...
세상에서 듣고보도 못한 욕을 하고
동생하고 저는 그런 아빠 말리고 울고 불고,,,,
이런집 말로만 듣다 경험해보니 끔찍하고 너무 챙피해서 어디다 얘길 할수도 없었어요.
엄마에게 나중에 들었지만 신혼초부터 그렇게 맞고 사셨대요.
저를 가졌을때 만삭된 엄마를 아빠가 구석에 몰아놓고 그렇게 때렸다고...
한이 되서 결코 잊을수가 없다고,,,,
아기 갖은 사람을 어떻게 그럴수가 있었을까요...
이십년이 넘는 세월 같이 한사람에게 지금까지도 어쩜 그리 모질까요...
독불장군에 화가나면 아무것도 안보이고...
그런데 정말 가증스러운건 밖에 나가면 전혀 그런사람인지 모른다는거예요
우리 마누라 우리 집사람 하면서 부부동반 모임이라도 나가면 잘해주는척 정말 자상한척 해서 남들은 우리 아빠가 밖에선 일열심히하고 집에서도 잘하는 사람인줄 알아요.
거기다 화끈한 성격에 통도 크고 남자답다고 얘기 하거든요...
그 이중인격을 저희는 참고 살았습니다.
얼마나 무식하고 무서운 사람인지 몰라요.
저는 아빠한테 맞는거 무섭지 않았아요. 차라리 맞았으며 하고 소리지르고 대들면 니 애미가 널 그렇게 가르쳐서 그렇다고 수건으로 주먹을 싸요,,,
그러곤 엄마를 또 때리고 발로 차고,,,
나땜에 엄마가 맞을까봐 아빠한테 무슨말도 할수가 없었어요
정말 미쳐버리고 싶었어요.
하루하루가 눈물뿐이었고 그런 상황에서 공부가 잘 될리 있나요
성적은 계속 바닥으로 떨어지고 지방 국립대 겨우 갔어요.
대학 학비도 못대주는 아빠 대신 엄마는 더 일하셔야했고 그래서 고생 말도 없이 하셨어요.
저 대학가고 2학년이 끝날 무렵 아빤 사업에 또 실패해서 이번엔 교도소행을 면할수 없었어요.
밉고 싫지만 그래도 부모인지라 철창안에 헬쓱한 아빠 얼굴보니 눈물이 나더라구요.
하지만 일부러 편지도 안쓰고 면회도 안갔어요.
대학 졸업할때쯤 복역하고 아빤 사회로 나왔고 다시 함께 살게됐는데 저는 서울로 공부하고싶은게 있어서 올라왔어요.
공부하면서 지금의 남편도 만나게 됐고 우리집이랑은 전혀 다른 우리 남편 가정을 보면서 정말 다행이다 싶어요.
지금은 아빠 나이도 있으시고 성질도 많이 죽었지만 함께 사는 엄마의 인생은 아직도 답답해 보입니다.
남편 앞에선 우리집이 그런 콩가루였다는거 알리고 싶지 않아서 정말 화목한 가정인채 하고 살고있지만 아직도 난 아빠를 용서할수가 없어요.
아직도 잠자리에 들기전에 아빠가 했던 그 파렴치한 행동들이 떠올라 잠을 못자게 괴롭히곤 합니다.
어떻게 용서해야 할까요,, 아직도 너무 미운 그모습을,, 하지만 아버지이기에 버릴수 없는 제 마음 어떻게 달래서 살아야 할까요,,,,
어처구니 없게도 아빤 지난날 자신의 잘못은 싹 잊고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어요.
언제 그랬냐는듯 자신은 고상한척 하면서 말하고 행동하는거 정말 진저리쳐지네요..
사실 그 악몽같던 시간들이 지금 반복되지 않는다는건 다행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때리고 부수고만 안했지 곪고 상처난 우리 가족의 마음은 오히려 더욱 커져만 가는것 같아요.
특히 우리 엄ㅁㅏ... 우리 엄마의 인생은 누가 보상을 해주나요?
바보같이 순진하고, 답답하리만큼 참을성 강하고, 누구한테도 안질것같은 그 자존심 센 우리엄마 삶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뭘까요?
여자이기에 여자인 엄마를 이해할수 있을것 같은데...
그에 반해 아빠,,, 도저히 용서할수 없고 용서 하기 싫으면서도 아빠여서 어쩔수 없는 이마음 또한 너무나 복잡합니다.
엄마가 이런 생각하고 있어서 아기한테 미안해요.
안해야지 안해야지 하면서도 떠오르는 그 모진 기억들을 제 자신이 감당을 못하겠네요,,
아니, 엄마가 되려고 하니 우리 엄마의 그 마음과 인생이 너무 가여워서 더 생각이 나네요.
불쌍한 우리엄마...
평생을 고생만 하고 이제 나이들어서 여기저기 아프기만 하고 병원신세 지는 우리엄마...
제가 어떻게 해줘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