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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황우석 GATE가 터졌네여..


BY 퍼온글 2006-01-13

황우석 후원금 작년 10월이후 16억 받아가
미디어오늘 후원회 자료 입수 … 'PD수첩' 취재 시기에 집중 사용

특별취재팀 media@mediatoday.co.kr

검찰이 황우석 교수 관련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선 가운데, 황 교수가 MBC < PD수첩> 팀의 취재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이후 12월까지 황우석 교수 후원회(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로부터 16억원 가량의 후원금을 받아간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이는 미디어오늘이 이날 입수한 황 교수 후원회 월별 보고서 및 관계자 확인을 종합한 것이다.

▲ 미디어오늘이 12일 입수한 황우석 교수 후원회 보고서들.
황우석 교수 후원회가 지난 2004년 4월 발족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33억여원의 후원금을 거둬 19억여원 가량을 지원했음을 감안할 때, 전체 후원금의 절반 가량이자 사용된 후원금의 85% 가량을 불과 두 달 사이에 몰아 쓴 셈이다.

특히 이 시기가 MBC < PD수첩>팀의 황 교수팀 취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던 시점이라는 점에서 후원금 사용내역 및 사용처에 대한 검찰 수사의 칼끝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 지원한 19억원 중 16억원 두달사이 집중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황 교수 후원회 2005년 11월6일자 보고서에 따르면, 후원회는 2004년 4월20일 출범 이후 당시까지 모두 33억2000만원의 후원금을 거뒀고 이 가운데 12억8753만원을 황 교수 연구장려금으로 지급했다. 잔액은 20억5037만원으로 돼 있다. 한달여 전에 작성된 9월30일자 보고서를 보면, 당시까지 연구장려금 누계가 2억6753만원에 불과하다. 즉 10월1일∼11월6일 사이에 10억2000만원이 한꺼번에 지급됐음을 보여준다.

▲ 황우석 교수 후원회 현황 요약 보고서(2005년 11월6일자). 2005년 1월1일 이후 11월6일까지 11억9286만원을 연구장려금으로 지출했다고 기재돼 있다(빨간 선 안). 이는 9월30일 이후 10억2000원이 갑자기 늘어난 액수이다.
▲ 황우석 교수 후원회 현황 요약 보고서(2005년 9월30일자). 1월1일~9월30일까지 지원된 연구장려금이 1억7286만원으로 기재돼있다.
미디어오늘이 지난해 연말 후원회 사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과학재단 유망과학자 후원회 사무국을 통해 확인했을 때, 12월말 현재 후원회가 황 교수에게 지원한 연구장려금 누계는 19억여원, 잔액은 14억여원이었다. 11월7일 이후에 다시 6억원 정도를 추가적으로 건넸다는 얘기가 된다. 황 교수의 논문조작 논란이 크게 불거진 이후에는 후원금 지급이 사실상 중단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액수는 11월에서 늦어도 12월 초순 이전에 전달됐을 것으로 보인다.

후원회 월별 보고서에는 후원회가 황 교수에게 전달한 지원금의 시기별 현황이 드러난다. 황 교수는 후원회 발족 첫 해인 2004년에 9467만원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1월1일부터 7월31일까지 8287만원을 추가로 지원 받아, 이를 합치면 초창기 15개월 동안에는 모두 1억7754만원을 받았다.

황 교수가 지원받은 금액은 지난해 8월 3000만원, 9월 6000만원으로 늘어났지만, 이를 모두 합쳐도 누계 2억6754만원이며,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후원금 잔고는 30억4900여만원이었다. 그러나 10월 이후 연구비 지원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17개월 동안 2억6754만원을 지급하는 데 그쳤던 후원회가 10월1일∼11월6일까지 10억2000만원을, 연말까지는 16억여원을 보낸 것이다.

'PD수첩' 팀 본격취재 시점과 일치

황 교수팀이 갑자기 16억여원이라는 거액을 받아간 배경과 용처에 대해 의혹이 일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10월은 < PD수첩> 팀의 취재가 한창이었고 이에 대한 황 교수팀의 '대응'도 시작된 시기다. < PD수첩>은 10월20일 미국 피츠버그에 머물고 있던 김선종 연구원과 인터뷰를 했으며, 10월31일 황 교수와 정식 인터뷰를 갖고 2005년 사이언스 논문 의혹에 대해 검증하기로 합의했다.

황 교수팀은 12월초 김선종·박종혁 연구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 돈이 후원회비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선종·박종혁 연구원에게 건네졌던 돈의 규모는 현재 4만3000달러까지 밝혀졌다(김 연구원 3만달러, 박 연구원 1만3000달러).

후원회 사무국 "연구진 쪽에서 돈 요청…사용내역 공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후원회 계좌를 관리해온 유망과학자 후원회 홍재훈 국장은 '지난해 10월 왜 한꺼번에 10억원이 지원됐느냐'는 질문에 "연구진 쪽에서 요청해 준 돈일 뿐이다. 임의단체의 행정관리 업무만 맡고 있었기 때문에 (자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후원금 지급을 결정하는 역할을 맡아온 김종구 운영위원장(변호사)은 "황 교수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김재철 후원회장 쪽에도 연락을 취했으나 "회장님이 이 부분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접촉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만 돌아왔다.

이처럼 후원회비 사용내역을 알 만한 위치에 있는 이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결국 검찰 조사를 통해 확인될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후원회비 관리가 매우 허술했다는 점이다.

"기록으로 남길 필요도 없다"…사후 영수증 처리조차 안 해

황 교수에 대한 연구비 지원은 후원회 운영위원회의 결정에 의해 이뤄진다. 홍 국장에 따르면, 후원회 사무국은 황 교수 쪽으로부터 부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지원 요청 이메일을 받아 운영위원회에 넘겨주고, 운영위원회에서 이를 승인하면 돈을 지원하는 일을 맡아왔다. 후원금은 연구비, 기자재 구입비, 차량유지비, 해외공동 연구비 등에 지원됐다.

홍 국장은 "황 교수 후원회가 사적인 목적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세세한 사용내역을 알 필요도, 기록으로 남길 필요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5000여명이 넘는 후원자들이 난치병 연구 등에 희망을 걸고 기부해준 후원회비에 대한 관리가 너무 허술했던 것이다.

황 교수가 만약 이 돈을 < PD수첩> 방송을 막기 위한 로비용이나 가까운 미래에 있을지 모를 일에 대비하기 위한 비자금으로 사용했다면 윤리적 비판과 사법적 제재가 불가피하다. 유망과학자 후원회 사무국은 황 교수의 2004,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난 이후 사실상 활동을 중지했다.

입력 : 2006년 01월 13일 10:34:50 / 수정 : 2006년 01월 13일 16: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