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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 잘먹을께요


BY sktnaap 2006-12-03

여름부터 가기로 마음먹었지만 어찌 사람이 산다는게 내가 가고 싶은곳 보고 싶은 사람도 보지 못하고 지낸다 말인가 그런생각으로 며칠을 보냈나 보다 꿈에 이틀 연속으로 아버지가 꿈에 나타나셔서 나랑 밭으로 감따러 가는 꿈을 꾸었다. 월요일 출근해서 점심무렵 추석에도 용돈만 부쳐드리고 가질 못했는데 전화를 했더니 아버지 목소리가 기운이 없으시다. 일주일동안 아프셨다구 그렇게 통화를 하고 나니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월요일부터 휴가를 내기가 눈치보였지만 화요일 하루 휴가 신청을 했다. 담날 5시에 기상하니 밖은 깜깜 지하철을 타고 터미널로 향했다. 마음은 벌써 율리에 가있는듯 터미널에 내려 매점에서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막걸리를 5통을 샀더니 꽤 무겁다. 증평가는 버스에 오르니 7시 15분 친한 친구, 은사님등 나 가을 여행간다고 문자를 날렸다. 3시간지난후 버스는 증평에 도착하니 11시 40분 율리까지 가는 버스는 11시 50분에 있다고 했는데 ,,, 막걸리를 들고 가까운 버스 정류장으로 가니 25년전의 낯익은 분들이 나를 알아보신다. 참 세월이 많이 흘러 그땐 모두 학부형이셨는데 지금은 ,,,,,, 나도 물론 그땐 천방지축 뛰어다니던 처녀였지만 지금은 우리 큰애가 대학생이 되었으니..... 덜컹거리는 시골길이 아닌 이제는 포장된 도로로 20여분을 달려 버스가 마을어귀에 도착하니 어머니, 아버지는 나와 기다리신다. 괜히 눈물많은 나는 눈물을 삼키고 아버지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하니 점심을 먹은후 내가 사간 막걸리로 어머니, 아버지 셋이서 오랫만에 술을 마시니 금방 얼굴이 빨개진 나는 술 먹으면 수다가 느는 내가 아버지가 이곳 율리에 계셔서 난 행복하다고 너스레를 떨고 굳은살 벤 손을 잡고 있으니 옆에 계신 어머니는 벌써 내가 가져갈 짐을 싸고 계신다. 고추, 콩 마늘, 참기름, 고구마 참깨 이것 저것 꾸리니 내가 도저히 가져갈 수 없는데 자꾸만 채근을 하신다. 이것 얼마든지 가져갈수 있다. 버스가 가져가지 니가 가져가냐? 하시며 하루에 몇번 다니는 버스가 2시에 있다고 해서 부지런히 또 난 버스에 올랐다 인천으로 향하기 위해 버스에 오르신 두분은 차비도 두둑히 손에 쥐어주시며 잘하고 살아라 하신 충청도의 구수한 인심을 뒤로한채 버스에 몸을 실고 오는 길이 왜그리 눈물이 앞을 가리는지 자주 와야 되는데 사는게 뭐가 그리 바쁜지 1년에 한번도 못가니내가 불효자인가 보다 무거운 짐을 들고 버스를 갈아타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도착하니 8시 몸은 힘들고 피곤하지만 내마음은 풍요롭고 이제 앞으로 또 1년의 영양분을 채운듯 열심히 또 앞을 보고 달려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