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드라마가 여타 문화상품보다 훨씬 더 큰 매력을 가지고 전파되었던 이유가 뭘까요? 중국 신문 기사를 보면 언제나 분석 또 분석을 하더군요. 그들은 대본의 훌륭함을 얘기했고 배우들의 연기의 출중함을 얘기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대본이 훌륭하고 연기가 훌륭했던 다른 아시아권 드라마에 열광하고 그것이 한류에 비견될만한 큰 문화의 흐름을 만든 적이 있나요?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죠. 그 이유가 뭘까요?
좋은 중국 드라마가 있다 하더라도 중국이라는 나라의 총체적인 상황은 우리의 선망의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 가운데 중국의 정치 현실이 너무 좋고, 중국의 삶의 질이 너무 좋아서 중국에서 살고 싶은 것이 일생의 꿈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어떤 나라의 사람들이든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환타지입니다. 환타지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환타지의 핵심은 내가 가장 현실 속에서 경험하고 싶어하는 것들의 총화라는 것입니다.
중화권의 사람들이나 여타 아시아 사람들이 우리 드라마에 열광하게 만드는 최초의 통로는 물론 드라마 줄거리의 흡인력입니다. 물론 배우들의 외모와 연기력은 좀 더 강한 중독성을 만들겠죠. 그러나 가장 뿌리가 되고 배경이 되는 것은 2000년 전후의 한국적 상황입니다. 우리가 지금 안정적인 정치적 상황과 활력있는 경제적 여건, 정신적으로 편안함을 주는 문화적 배경이 끊임없는 매력의 중심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우리나라의 정치적 발전이 없었다면 기대하기 힘든 것들이었습니다. 저는 한류의 관심을 가지는 많은 국가들이 처음에는 드라마를 보겠지만 그와 동시에 경제적 발전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봅니다. 거기서 더 발전되면 최종적으로 그들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정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이 '너무 정치를 못한다. 개판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세계 여러 나라를 살펴보면 정치인이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정치인은 숙명적으로 자신의 스폰서의 이익을 대변하게 되어 있습니다. 정치 선진국이라고 일컫는 나라들(몇 되지도 않지만 미,영,프,독,웨덴,네,스,오,핀,뉴 등)의 정치사를 보면 불과 몇 십년 전만 하더라도 현재의 우리보다 못한 현실 속에서 신음하던 나라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정치 주체의 자발적 변혁이 불가능함을 알고 끊임없는 구조적 개선을 한 것입니다. 그 결과 현재의 정치적 발전을 이룬 것입니다.
저는 이미 충분히 우리나라의 정치적 상황이 많이 발전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정치인 개개인의 도덕적인 면들이 노출될 때마다 너무 쉽게 좌절하고 무기력증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정치 주체들이 스스로 발전한 나라는 없습니다. 이기적인 인간들은 언제나 부패할 수 있는 기회를 찾습니다. 청렴도가 높은 나라는 구조적으로 부패할 수 없는 상호 견제와 감시의 시스템을 만들어서 거꾸로 정치 주체들의 의식에 영향을 준 것 뿐입니다. 따라서 제가 말씀드리는 바는 우리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서 좌절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기대를 해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이 만드는 정치 구조를 흉내내는 수많은 다른 나라들의 모습을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빙상 불모지에서 꽃피운 김연아, 수영 불모 국가에서 태어난 박태환만 기대하지 말자는 것이죠. 분명히 총선과 여타의 보궐선거에서 한국 정치의 후퇴를 의미하는 표징들을 발견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정치만 낙후되어 있다. 정치 만큼은 안 된다"라는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입니까? 주가도 천정으로 치솟다가 조정기라는 것을 거칩니다. 왜 정치에서 만큼은 약간의 후퇴에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패배주의에 사로잡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만큼의 민주주의를 이루었으니 수구들의 반격도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패배가 영원한 패배를 의미하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저는 오늘 자신있게 새로운 비젼에 대한 발언을 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정치 한류를 소망해보자는 것입니다. 2007년이 벌써 성큼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퇴보한다고 생각할 때 끈끈한 우리의 저력은 스스로를 발전시켜왔습니다. 다른 모든 분야에서 한 것을 정치라고 못 할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세계 많은 나라의 정치 교과서에 한국의 정치 구조라는 별도의 단원이 나오는 날이 올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입니다. 저는 그같은 저의 뜨듯한 비젼에 여러분들도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
써프앙 여러분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