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부활절이였다. 남편과 저는 아직 종교적인 신앙심 보다 의욕만이 앞서고 있는 사람중의 한사람이랍니다. 어려움을 겪고 새롭게 태어났다는 부활의 의미가 무색하게 우리는 하루하루를 아무 의미 없이 보내고 있답니다. 고마운 사람에게 편지를 쓸까 합니다. 오랫만의 사촌 동서의 부름을 받고 달려간 자리는 사랑이 넘치고 정이 넘치고 웃음이 넘치는 자리였답니다. 울 사촌 큰 형님의 우수만 없었다면 더욱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을텐데... 시간이 짧게만 느껴졌는지 남편의 음주법은 가속도를 내고 있었답니다. 어느덧 취가가 고조를 돌고 있을때쯤, 남편은 뜬구름없이 사촌 큰 매형에게 연락을 하는것이 아닙니까? 몇년전 서로 남이 되어버린 그분들에게는 힘든 시간이 될텐데 말이죠. 형님도 동서도 남편의 기백에 눌려 어쩔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일수 밖에 없을때 몇년전 다른 분과의 인연으로 등을 돌렸던 그 분이 현관문을 들어섰답니다. 순간 형님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맥하게 변해 있었고, 주위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였 답니다. 저도 남편이 진정 대형사고를 내어 버렸다고 단정짓고 있었답니다. 너무도 원수지간이 되어버린 그들에게 또 한번의 상처가 될것 같기에~~~ 그 분은 형님에게 쉽게 사죄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남편은 동서네 거실벽을 치는 단계까지 오자 저는 남편을 저지하면서 그분에게 정중하게 형님의 말씀을 들어 주실것을 부탁드렸고,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하시어 가슴에 맺힌 한을 조금이라도 가라앉히도록 도와 달라고 하였 습니다. 목석 같은 그분이 조금씩 입을 열어 어려운 말씀을 전하였습니다. 그순간 저는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부부의 연을 맺어 몇십년을 살아도 단 하나의 실수로 쉽게 넘어질수 있는 사이임을 입증할수 있었으며, 가정의 화목과 행복,사랑이 얼마나 자녀의 성장에도 반영되는지 새삼스럽게 알수 있었던 시간이였습니다. 처음 시작은 엉뚱하고 문제시 될수 있었던 재회의 광경을 창출한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모두가 아니라고 도리질 할때 남편만은 끄덕였던 그에게 다시한번 감사의 마음과 소중함을 전하여 우리 가정의 건강한 가장임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화해할 수 없는 사이, 무뎌진 사이, 원수같은 사이는 그대로 헤어지지 않고 남편이 마련한 자리에게 잠시라도 몇곡의 노래로서 서로의 맘을 표현 하였습니다. 물론 형님 맘은 움직일 수 없었지만 바람난 그분의 맘은 충분히 움직였던 시간이였답니다. 지금의 재회가 두분의 재결합이 아닌 진실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할수 있었으니까~~ 두분을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새벽 밥을 좋아하고 매일 아침 정돈된 옷차림으로 출근길을 배웅하는 것을 좋아하는 울 남편, 전형적인 아침형으로 아침잠은 별로 없어 언제나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나 무엇인가 하는 남편, 아이들과 늘 자상하고 친구같이 놀아주는 남편, 비록 내 생일 선물과 결혼 기념일의 만찬은 없어도 아이들 대동하여 커다란 케익과 꽃다발을 전하는 남편, 남보다 늘 앞서야 직성이 풀리는 남편, 투자금이 우리 재산의 올인이여도 부정적인 면보다도 긍정적인 면을 찾는 남편, 한해에 무엇인가 한가지라도 이루고 마는 남편등등 내 남편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그에게서 변화될 수 있는 모습을 찾지만 결코 찾고 싶지 않는 이 심정은 왜일까요? 그에게서 지금같이 지내온 모습을 그대로 간직할수 있도록 도와줄 방법은 없는지~~ 이번를 기회삼아 그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뛰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함께 영원히 동행토록 노력해야겠다는 것을~~~ 형님과 그분의 인연이 우연이라면 우리의 인연은 필연으로 가고 싶어집니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만이 부활이 아닌 기존의 모습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그를 반긴다면 부부애는 그 이상일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