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멀리 보고 제대로 가고 있어” | ||
노 대통령 무등산 등반…“대의 따르되 대세 거역하지 않을 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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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9일 광주·전남지역 인사들과 함께 광주 무등산에 올랐다. 노 대통령은 등산 도중 함께 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참여정부의 가치, 정치의 대의 등에 대해 약 40분간 연설했다. 다음은 노 대통령의 연설 전문이다. ■ 노 대통령 연설 전문 반갑습니다. 후보시절 여러분들께 대통령이 되면 무등산을 함께 오르겠다고 약속드렸었습니다. 오늘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저의 제일 큰 관심은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약속이 틀린 것이면 미안하다고 하고 무르면 되죠. 그러나 그 약속은 그 때도 유효하고 지금도 유효합니다. 이를 차근차근 이뤄가고 있습니다. 멀리 보며 역사의 대의 따라야 좀 더 멀리 봐주십시오. 역사란 것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멀리 보면 보입니다. 눈앞의 이익을 좇는 사람과 역사의 대의를 좇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의만 따르면 어리석어 보이고 눈앞의 이익을 따르면 영리해 보이지만 그러나, 멀리 보면 대의가 이익이고 가까이 보면 이익이 이익입니다. 정치란 찬성과 반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래도 한쪽 방향으로 가는 것입니다. 저는 국민의 정부를 계승한 대통령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역사가 뒤돌아 가고 있습니까?(일동 ‘아니오’) 제자리걸음 하고 있습니까?(일동 ‘아니오’) (진전의) 속도가 느립니까?(일동 ‘아니오’) 양극화, 참여정부 들어 더 악화되지는 않아 일부 언론, 한나라당 흔들기로 정책추진에 어려움 부동산 문제를 예로 들면, 한나라당은 반대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흔들어대고 발목잡고 진을 다 뺍니다. 대북정책은 퍼주기라고 흔들고, 북핵문제가 불거진 때에는 느릿느릿 대응한다고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결국 가는 길은 그 길입니다. 참여정부가 가는대로 가고 있습니다. 균형발전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육정책에 대해서 지금 반대하고 있는데 그것도 바뀔지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한나라당 후보가 참여정부 주요정책 중에서 안하겠다고 부정할 정책이 몇 개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켜볼 일입니다. 멀리 보면 보이는 것…참여정부 제 길 가고 있어 여러분들이 의문을 갖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1만명이 아니라 3000명이라는 것, 전투부대가 아니라 재건부대이고 이라크 국민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은 참 다행입니다. FTA에 대해서 옥신각신 시비가 많습니다. 90%의 국민에게 득이 있고 10%에게 손해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괜찮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맘먹고 협력해나가면 함께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정부가 책임지고 나가면 함께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농민의 60%가 60대 이상입니다. 완전히 개방이 되는 10년여에 걸쳐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되게 되어있습니다. 노령층의 농민에게는 복지를 확실하게 해주고, 한편으로는 경쟁력 있는 부분을 키워야 합니다. 역사를 보면 물질문명에서 승리한 사람이 지배합니다. 우리는 지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낙오하면 지배받습니다. 힘이 있어야 평화를 지킬 수 있습니다. 역사를 보면 통상을 주도하는 나라들이 그 주변을 지배해 왔습니다. 교류하지 않는 문명은 망하거나 후퇴합니다. 경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저는 국민의 능력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FTA를 결정했습니다. 이겨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주의 기반한 ‘결론 못 내는 대립’이 문제 어느 나라나 정치가 잘되어야 나라가 나라답게 됩니다. 국민이 행복해집니다. 민주정치는 각자가 자기주장을 펼치고 마지막에 규칙에 따라 결론을 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립은 필연적이지만, 문제는 결론을 낼 수 없는 대립입니다. 정책은 합의된 결론을 낼 수 있고 중재도 가능합니다. 결론을 낼 수 있는 대립은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주의나 연고주의처럼 ‘너는 안 된다’는 식의 대립은 결론을 낼 수 없습니다. 내가 어느 당 소속이건 대구에서도 광주에서도 대전에서도 조금이라도 당선되는 의원이 두루두루 있어야 좋은 정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지역주의 싸움도 말릴 수 있습니다. 그것을 한 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대선 때 영남에서 30%를 받았습니다. 총선에서도 (선거제도의 한계 때문에) 당선은 거의 안됐지만 30%를 받았습니다. 진일보 한 것 아닙니까. 그러나 자동차 배터리가 떨어졌습니다. 우리당이 가다가 못 간다고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재보선에서 계속 떨어지니까 맥이 빠져버렸습니다. 멀리 보자고 해도 멀리 보지 않습니다. 아직 제 소망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좋은 동지들과 호흡을 맞춰 정치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입니다. 멀리 이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생각을 깊게 해서 무엇이 옳은 전략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역사가 어디로 가는지 통찰력을 가져야 합니다. 가슴이 따뜻해서 약한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가져야 합니다. 의리도 있고 신의도 지키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배짱도 두둑해서 어려울 때는 버티고 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이렇게 되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요구를 하면 세상에서 고립될 수 있습니다. 대세 거역하는 정치는 하지 않을 것 작년 말 나는 지역주의로 돌아가는 통합은 적절치 않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도 지금도 그것이 대의입니다. 그러나 그 이유 때문에 우리당이 분열되고 깨지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당대회 때 당이 절차를 밟아서 규칙에 따라 통합을 한다면 그 결과는 무엇이든지 따르겠다고 했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갑시다. 제가 속한 조직의 대세를 거역하는 정치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쉽게 포기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패배주의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지지하는 지도자가 지지율을 얘기하면 서글플 수도 있겠습니다. 소신껏만 하면 되지 않겠냐고도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지지율은) 국민의 뜻이기에 소중하고 너무 떨어지면 일하기 힘이 듭니다. 요즈음 나를 지지했던 분들이 체면이 안서지 않나요?(일동 ‘아니오’) 지지하던 분들이 (반대자를 만나면) 밀리지 않나요?(일동 ‘아니오’)
그게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경제도 기초체력이 엄청 좋아졌습니다. 체질을 바꾸고 혁신과 개방을 통해 강해져 가고 있습니다. 양극화가 문제입니다. 참여정부에 와서 격차가 늘어났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지표를 보면 2005년~2006년 사이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죄송하다고만 말씀드렸습니다. 지금은 역시 문제이지만 참여정부 들어서 더 나빠지지는 않았다고 말씀드립니다. 복지지출은 역대 정부 중 가장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양극화를 재정으로 많이 좁혀 나가고 있습니다. 한다고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느 계층도 소득이 줄어들지는 않았습니다. 앞사람이 너무 빨리 가서 거리가 멀어지게 된 것입니다. 뒷사람이 추락해버리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그렇게 앞으로 가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과 한나라당에 정말 많이 시달렸습니다. 어떻게 아직까지 대통령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참여정부 정책 중 절대 안 된다고 한나라당이 끝까지 반대한 법은 세 가지 정도일 것입니다. 국가보안법, 사학법, 개헌 정도인데 이것 때문에 참여정부가 많은 욕을 먹거나 힘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이것들 말고 (한나라당이) 딱 부딪쳐서 반대하는 법이 어떤 건지 모르겠습니다. 반대는 안하면서도 흔들어 대서 정책을 제 때 제 때 추진하기가 너무 힘듭니다.
우리는 북핵위기를 안고 출발했습니다. 카드위기를 안고 출발했습니다. 석유값이 그동안 두 배 오르고 환율이 30% 올랐습니다. 이런 것들을 안고 오는 동안 한 번도 제대로 한다는 말을 못 듣고 왔습니다. 그러나 결국 제가 하자는 대로, 여러분이 하자는 대로 가고 있습니다. 전시 작전통제권이 제기된 당시 여론조사를 보고 힘들고 괴로웠습니다. 환수 반대가 많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멀리 보면 보이는 것입니다.
국정운영에서 언론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나름대로 열심히 해왔고 성과도 당당히 내놓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정치인으로서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정치도 정치답게 하고 싶습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의입니다. 그 다음에는 대세를 만들어야 합니다. 대세를 잃는 정치를 하면 안 됩니다. 우국지사는 그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치는 다릅니다. 배를 모는 선장은 폭풍우가 몰아치면 돌아가거나 배를 잠시 피신시켜야 합니다. 배가 침몰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