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겹다...
더위에 지치고
삶에 시달리고...
그래.
객관적으로 생각컨대
정말 나쁜 사람은 아니지...
아니,
오히려
너무나 정직하고
그야말로 청렴결백한 사람...
남편이 아니라면 정말 존경스러울만치
사회봉사에 열중했던 사람...
죽 쑤어서 개 준다고
기껏 길 닦아
돈뿌려 몸고생해가며 자리 만들어놓으니
엉뚱한 얌체족에게 모두 양보하고
너
힘들 때
그들이 밥 한 끼 사주던?
내가 늘 말했었지...
네 주변부터 제대로 해 놓구나서
봉사를 하던 돈을 쓰던 하라고...
이제야 손 털고 나니
세상 이치가 보이던?
더 늙기 전에
이제라도 깨달아서 천만 다행이다만
이렇게 지칠대로 지쳐가고
늙어가는 난 어쩌란 말이냐...
이혼하자니
너 뒷구멍에 쏟아놓은 빚때문에 못하겠고...
어쩌란 말이냐...
도움도 안되면서
걸림돌만 되는 것 같은 인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