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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뚝뚝’… 막차 탄 개미들 ‘발동동’


BY 시마 2007-08-10

[문화일보   2007-08-10 14:04:07]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신용경색사태 여파로 10일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각 증권사 객장마다 투자자들의 걱정과 탄식이 쏟아져 나오고있다. 특히 “요즘 돈 되는 건 주식뿐”이라는 말만 듣고 뒤늦게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던 개미투자자들은 혹시나 원금 만저 까먹는 건 아닌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0일 오전 9시15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신증권 객장. 객장안은 간밤에 전해진 국제금융시장의 악재를 걱정해 찾은 투자자들로 긴장감이 가득했다. 투자상담사들은 미처 객장에 나오지 못한 투자자들의 근심어린 전화를 받느라 손을 놓을 틈이 없었다. 매 순간 주가가 떨어졌고 화면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얼굴은 더욱 굳어졌다.

인천에서 왔다는 50대 투자자 박모씨는 수첩에 적힌 보유 종목 주가를 비교하는 중이었다. 그의 검고 낡은 수첩에는 보유 종목의 주가가 날짜별로 빼곡히 적혀 있었다. 주식투자 5년째라는 박씨는 “예상은 했지만 너무 많이 빠졌다”며 당혹스러워했다.

다른 투자자들도 입을 꾹 다문 채 주식시황판을 주시하고 있었다. 굳은 표정으로 보유 종목을 체크한 뒤 휴대전화로 다급히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10여명의 투자상담사들도 저마다 전화를 받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김영우(30) 상담사는 “주가가 갑자기 빠지는 바람에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고객 전화를 여러통 받았는데, 대부분 보유 종목 주가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왜 떨어졌는지를 물어왔다”고 밝혔다.

전화받느라 분주하던 고재성(32) 차장도 “쇄도하는 전화 대부분이 주가급락세가 언제까지 갈지를 묻는 것”이라며 “보유 종목이 얼마나 떨어졌는지와 왜 떨어졌는지 묻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하소연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 투자자는 “주식이 돈 된다는 이야기를 들고 지난달 2억여원을 투자했는데 ‘막차’를 탄 게 아닌가 싶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