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하나 있어요.
우리 아들은 남하고 생각하는 자체가 틀려요.
남들은 강아지는 멍멍, 호랑이는 어흥, 사자는 으르렁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 아들은 강아지는 으르렁하고 짖고, 호랑이하고 사자는 어흥도 하고, 으르렁 거리기도 한데요.
국어시험에
선생님과 재미있게 공부도 하고, 신나게 노는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
1) 학교 2)운동장 3)놀이터 4) 교실
할튼 이 질문에 우리아들 떡 하니 3번으로 해서 틀렸어요. 답은 1번입니다.
하도 기가막혀 왜 놀이터냐는 질문에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고, 운동장은 운동하는 곳이고, 교실은 절대로 떠들면 안되는 곳이래요. 선생님과 재미있게 놀 수 있고 공부도 하는 곳이 바로 놀이터랍니다.
유치원때의 생각을 못 벗어난건지. 너무 기가막혀 화도 안나더라구요.
그런 아들이 2학년이 되었어요.
우리 아들은 아직도 왜 시험을 봐야하는지 모르겠데요.
그래서 문제를 풀다가 빼놓고 푸는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정말 머리가 돌아버리겠어요.
극단의 방법으로 컴퓨터를 못하게 했어요.
시험날이 왔어요.
학교가는 아들한테 시험잘봐가 아닌 꼭 다 풀고와 했어요.
시험지를 받아보니 역시나 1문제를 안 풀고 왔더라고요.
너 왜 안풀었어 했죠,
아들 왈 어, 안풀었네... 그것이 다 예요.
그래도 좋은 점수를 받아와서 그냥 봐주기로 했지만 그 문제만 맞았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어요.
우리아들 학교에서 받아쓰기 시험을 봅니다.
저랑할 땐 100점 받지만, 시험 볼 땐 뭔 생각인지 꼭 틀려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받아쓰기를 잘못 알고 갔어요.
자기도 걱정이 됐나봐요. 5번 읽어보고 시험 봤는데, 100점 받았어요.
어떻게 100점을 받았니, 하고 물어 봤어요.
시험보기전 자기가 공부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데요. 순간 엄마얼굴이 딱 떠오르더래요.
항상 얘기 합니다.
네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들이 되어 달라고...
그래서 시험볼 받아쓰기를 정신 똑바로 차리고 5번 읽고 열심히 시험을 쳤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100점 받았다고 자랑을 하더라구요.
공부는 엄마가 달달 볶는다고 돼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어떻게 해야하나를 자기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미로같은 게임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전, 아이들한테 공부하라고 조금만 하기로 하고 대신
네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달라는 얘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