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울 아버지는 엄마와는 다른 의미로~
얼마전에 사회에서의~ 직장에서의~ 졸업을 하셨는데요~^^
얼마전 우연히 현관 앞에 놓여있는 아버지의 구두를 보았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신으셨는지 낡고 헤어질대로 헤어진 구두를
어릴때 칭찬 받으려고 닦은 이후로 처음으로 반짝거리게 닦아보는데
괜시리 마음이 착찹하며서 눈물이 났습니다.
얼마전 정년퇴임을 하시고 많이 적적해하시는 아버지...
평생 우리를 위해 고생하신 아버지의 낡은 구두를 닦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30여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마치시고
요즘은 집에서 소일거리를 하시며 시간을 보내세요
처음에는 낮에 집에 계시는 아버지가 너무 낯설고 어색해서
좀 쭈뼛주뼛거렸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릴때는 아버지의 특수한 직업 때문에^^
밤낮없이 일하시고 비상이라도 생기면 주무시다가도 나가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나와 좀 더 같이 지내고 놀아주셨으면 하는
원망을 했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휴가를 받아놓고도
급한 일로 다시 출근을 하셨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릴적 아버지와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아주 어릴때는 아버지가 저를 안아주시면 그렇게 낯설어서 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저를 품에 안아보신적이 없으시다고 합니다.
조금 커서 학교를 가서는 부모님이 참여하셔야 하는 일이 생기면
항상 엄마가 부모님의 대표로 오셨고
아버지와 단란하게 찍은 사진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요
졸업식도 입학식도 항상 아버지는 빠져있었기에
친구들이 너희 아버지는 안 계시냐며 묻기도 했었습니다.ㅠㅠ
그런 아버지가 원망스럽고 왜 다른 아버지처럼
우리 아버지는 우리와 많이 놀아주지도 않으시고
그렇게 바쁘신걸까 원망스럽고 섭섭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우리를 위해서 그렇게 자신의 몸을 희생해가며
그렇게 바쁘게 일하셨다는 것을...
며칠전 집으로 오는데
저 멀리서 낯익은 뒷모습의 아버지를 보았습니다.
어느새 머리는 희끗희끗 흰머리가 제법 뒤덮고 있고
어릴 때 그렇게 듬직하고 넓게만 보였던 어깨는
어느새 그렇게 외소해지셨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쓸쓸해보이는지 아버지의 작아진 뒷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착찹하면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발견하시고는 너무나 반갑게 부르시는데
저는 목이 메어서 혼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평생을 우리 가족을 위해서 우리 자식들을 위해서...
여름에 휴가 한번... 편히 못 다녀오시고 토요일 일요일 없이
그리고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시던 아버지...
다른 사람들이 쉬고 즐기는 공휴일이나 크리스마스에
더 바쁘셨던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아버지는 더 힘들게 그렇게 30여년 넘는 공직생활을 하셨던 겁니다.
그렇게 평생을 몸담았던 직장인데...
정말 모든걸 쏟아부었고 하루의 거의 모든시간을 보냈던 곳인데...
정년퇴임을 하시고 그 상실감과 적적한 마음이 얼마나 클지...
헤아려 드리지 못한 못난 자식입니다.
그렇게 넓고 듬직했던 등과 어깨가 너무 쳐지고 힘이 없어진
아버지의 쓸쓸한 뒷모습을 보면서...
내가 많은걸 잘못했고 아버지를 많이 외롭게 해드린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퇴임을 하시고 자식들 결혼걱정에...
또 노후걱정에... 이런저런 고민이 많으신지
한동안 집에만 계속 계셨는데요
퇴임을 하고 나서 아버지가 부쩍 더 늙으신걸 느낍니다.
30여년 동안 밤낮없이 일만 하시면서 몸에 좋다는 것 한번...
약 한번 드시지 않으셨는데...
그 오랜 세월동안 몸이 얼마나 힘들고 지치셨을지...
너무 무심했던 자식입니다.
아버지 친구분들이나 제 친구의 아버지들과 비교해서도
항상 젊고 활기차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아버지셨는데
지금의 아버지는 그동안의 일이 너무 고단하셨던건지...
새까맣던 머리가... 갑자기 흰머리도 부쩍 느셨고
피곤하다는 말씀도 자주 하세요
그리고 언제부턴가 허리도 자주 안 좋다고 하시고
다리도 관절이 안 좋으신지 굽히고 펴고가 잘 안되고
계단오르내리시는걸 많이 힘겨워하십니다.
절뚝거리시는걸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그러면서도 병원도 가지 않으시고 약도 드시지 않으시는 아버지...
본인을 위해서 돈을 쓰고 뭔가를 한다는건 생각할 수 없으신...
평생 그렇게 살아보지 않으셔서 당연시 여기시는 아버지...
내 일에 바빠서 아버지가 나이를 드시는 것도 모르고...
무심했던 제 자신을 많이 반성합니다.
지금도 나는 먹지 않는다며 맛있는 반찬이나 특별한 음식들은
항상 저희 앞으로 제 앞으로 밀어주세요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아버지가 정말 드시지 않으시는게 아니라 좋아하지 않으시는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도 우리에게 양보하신다는 것을요
그러다가 남아서 다 식어서 또는 말라져 버린 음식을
나중에서야 왜 남겼냐며 안 먹냐며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넘어서서 속상하기까지 합니다.ㅠㅠ
다 식고 말라 비틀어진 그런 음식을 말입니다.
어릴때는 가끔 보는 아버지에게서 웃는 모습에 대한 기억도 없는데
지금은 눈가와 입가의... 그 주름진 얼굴로 해맑게 웃으시는데
마음이 왜 그리 저려오던지요ㅠㅠ
뭐든 우리가 먼저이고 아무리 피곤하고 힘드셔서 주무시다가도
내가 외출한다고 하면 새벽에도 벌떡 일어나셔서
꼭 차로 데려다 주시는 저희 보디가드 울 아빠...
모든 약속을 다 취소하시고 내가 우리 아버지에게
제일 우선순위라는걸 압니다.
아버지의 생활은 인생은... 제가 제일 먼저라는걸 이제는 깨닫습니다.
저는 아버지처럼 제 자식에게 그런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저는 감히 아버지 흉내를 내지 못할 것 같아요
그만큼 저에게 아버지는 하늘 그 자체입니다...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함을 닮아서 아버지에게 다정다감하게
팔짱 한번도 손도 한번 못 잡아드렸는데
아버지와 어린시절부터 너무 함께 한 시간이 적어서...
그런 행동도 표현도 너무 힘들어져 버린게 사실입니다...ㅠㅠ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우리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엄마에게...
최선을 다하셨던 분이셨어요
아버지의 특수한 직업 때문에 또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인해서
항상 바쁘셨지만 그래도 집에 계실때는 잠시도 쉬지 않으시고
엄마를 도와서 그동안 밀렸던 집안일들...
힘쓰고 손가는 일들을 도맡아 해주셨고
자상하게 집안일을 하나하나 도와주셨던 아버지의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참 다정다감하시고 집안일도 기꺼이 도와주시던
배려심 많으시고 자상한 분이 저희 아버지세요
조금만 더 일이 덜 고단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아버지와 좀 더 시간을 많이 보냈다면
이렇게 지금 집에 계시는 아버지가 낯설고 어색하지 않을텐데...
어찌보면 아버지의 잘못이 아닌데...
아버지는 아버지의 시간과 모든 것을 희생하시며
우리를 위해서 일하시는 것 뿐인데...
이제 우리가 다 크고 자신의 일에 바빠서
아버지와 또 많은 시간을 못 보내고 있네요
평생을 일만 하시다 갑자기 얼마나 허전하시고 적적하실지...
그 마음을 못 헤어려 드렸습니다.
홀로 한숨 지시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니 마음이 착찹합니다.
지금이라도 어릴 때 가지지 못했던 아버지와의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얘기도 많이 하고 여행도 가고...
아버지가 외롭고 쓸쓸하지 않으시도록
그 마음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드리고 친구가 되어 드리려고 합니다.
평생을 우리를 위해 일만 하신 아버지...
그래서 몸도 마음도 너무 지치신 모습을 보면서 너무 죄송합니다.
이제는 우리들도 다 컸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아버지 자신을 좀 더 생각하시면서 친구분들도 만나시고
하시고 싶은 일도 하시고 좀 더 여유롭게
삶을 즐기시면서 행복하게 생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껏 아버지에게 받기만 했던 그 사랑을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보답하면서 효도하겠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아버지~ 존경합니다...
그리고 많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