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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은 산에서...


BY 미개인 2013-06-04

아기자기한 맛에, 그닥 힘도 들지 않으면서 눈도 마음도 즐거워지는 근처의 작은 산엘 갔다.

이래저래 답답한 가슴을 달래려...

사람 하나가 겨우 다닐만한 좁은 오솔길이 ,혼자서 오롯이 걷기엔 참으로 정겨웠는데...

근방에 아파트촌이 형성이 되면서부터 점차 마주치는 사람들이 많아지더니...

언젠가부턴 철도침목쯤의 나무로 계단이 만들어지고...

그러더니 어젠 아연실색을 하고 말았다.

여기저기서 기계톱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싶었는데,빽빽하던 숲이 듬성듬성해졌고...

더욱 놀란 것은 그 좁은 오솔길을 깔아뭉개고 굴삭기가 동원되어 덤프트럭이 다녀도 좋을만치 길을 넓혀 놓았고,

산위를 고위급을 위한 전용 주차장이라도 만들 기세로 깔아뭉개 놓았고...

저만치 올라가서 굽어보니 산아래로는 훤~해졌다.

간벌쯤이라면 숲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반길 수 있겠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연을 마구 뭉개는 이 행태는 분개할만한 것이었다.부글부글...

뭐 그리 찾는 사람이 많다고 국민 세금을 이리 갖다 퍼붓고 있는 건지...


거기에 더해 점점 올라갈 수록 예전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던 쓰레기들이 나의 비닐 하나를  이내 다 채우고 또 다른 것을 꺼내들게 만들었다.

그 쓰레기들의 축제는 좀 넓고 평평한 곳에 이르러선 극에 달했는데...

누군가가 쓰레기를 버린 흔적이 있으면 경쟁적으로들 갖다 버렸구나...

남도 버렸으니 나도 버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수북한 낙엽속에 숨겨 놓은 건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는 걸까?

오히려 더 악질이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주우려는 사람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진짜 악질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죄인 줄 알면서도 남의 눈을 속이려 든 의도가 보이기에...

요즘 뉴스타파 덕에 낱낱이 드러나고 있는 돈 좀 있다는 놈들의 악행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내 이름으로  등기부 등본에 올라있는 것만이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공공의 재산은 마구 어지럽히고 파괴하고 오염시켜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길가에 버려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버려진 양심'들은 실로 절망스럽다.

주인이길 포기하고 시민의식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보려해도 찾아볼 수가 없구나!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인 세상이라며 주인 자리를 찾자고 외치는 것이 얼마나 웃기는 일인가 말이다!

자기 정원의 꽃이나 나무를 꺾거나 다치게 하면 발악하듯 화를 내면서 ...

공공장소의 꽃이나 귀한 나무들은 마구 훼손하고 뽑아다가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고 샆어하다니...

자연이란 있는 그 자리에 두어야 진정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일텐데...

그리도 탐이 나거든 야생화를 길러 파는 곳에서 사다 심고 잘 길러서 보면 될 것을...

그걸 파내고 꺾으면서 상처를 주고야 마는 우리의 시민의식이라니...

언제쯤이나 이 땅의 진정한 주인들이 될 수 있으려나...?

공중도덕을 지키고 ,공공재산을 나의 개인소유물 만큼이나 소중하게 여기며 아끼고 보호할 수 있으려나...

참으로 답답하고 한숨이 나오는 이웃들의 작태이다!


가끔 생수가 배달이 안 되면 이용하는 약수터가 있다.

옻샘이라고 꽤 오래된 약수터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동네 청년들이 울타리까지 쳐서 떠다 먹기 좋게 만들어둔 곳인데,그 배수구가 막혀서 고인물이  썩어 시궁창 냄새가 난다.

발을 벗고 들어가서 쓰레기를 주워내니 커다란 봉투로 하나가득이다.

막대기로 배수구를 쑤셔서 배수를 원활하게 만들어 두고 ,내가 매년 갖다 걸어두는 내 달력의 지난 면을 뜯어 협조문을 써붙였다.

이 좋은 곳을 ,이 좋은 물을 굳이 냄새나는 시궁창을 만들어서 떠다 먹는 여러분의 심정을 알 수가 없다고...

제발 깨끗하게 가꾸고 보존해가며 모두가 기분좋게 좋은 물 좀 떠다 마시자고...

얼마 후에 가 보니 그 협조문이 너덜너덜해져 있고,매년 새해마다 갖다 걸어 놓는 달력의 여기저기가 찢어져 너덜너덜하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곳을 보면 더럽히고 어지럽혀야 직성이 풀리는 민족이었던가?

버릴 것이 있으면 갖고 가서 분리수거하면 될텐데...

온갖 잡동사니가 섞여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온 국토가 그리 버려진 양심들로 어지러운 형국이다.

참으로 낯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남들도 다 하는 잘못인데 왜 나만 갖고 난리냐고 따지기라도 할텐가?

나부터 쓰레기 안 버리고 버려진 거 주우면서 가꾸고 보존해 갈 생각은 아예 안 갖고싶은가?

골목마다.대로변마다,공원마다,공공장소마다 이런 흉한 모습이 난무하고 있다.

그래서 노인들 일자리 만들어주기 복지 사업도 해 갈 빌미를 제공하는 거 아니냐고 합리화를 할텐가?

노인들이 하릴없이 시간이나 때우면서 빈둥거리다가 일당이나 받아가는 그 돈은 누가 내는데?

그렇게 허무한 복지사업에 쓸 돈을 아껴서 보다 생산적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정책수행에 보탠다면 

훨씬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곤 생각지 않는 건지...

순경 열 명이 도둑 하나를 감당할 수 없다는 말이 있듯,버리는 놈 한 명을 감당하려면 열 명 스무 명의 인력이 동원돼야 한다는 사실...

그런 놈들이 세금이라도 잘 내면 좋으련만 모르긴 몰라도 그런 인간들이 세금은 죽어라고 안 내고 덜 내려고 발악을 하진 않을런지?

아무 생각없이 버린 담배꽁초나 음료수 병,과자봉지가 난무하고 있는 길가를 좀 걸어보시라.

그리고 남들도 다 버리고 있구나...나도 버려야지 생각하지 말고,

제발,그런 우리들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나부터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해주면 정말 좋겠다.

그러면 비로소 우리나라에도 희망의 불 빛이 비출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지?

정신혁명이 ,의식개혁이 철저히 ,뼈를 깎듯 처절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은 요원해져만 가진 않을까 심히 염려가 된다.

선진국이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껍데기일 뿐,

기존 선진국이란 것들도 다 외상재정 경제,외상소득 경제.불로소득 경제의 표본임이 드러나 빈 껍데기일 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사상누각에 그치고 말진 않을런지?

어제 나를 찾아와 준 안사모의 한 회원님처럼,조금씩 손해보고 살잔 생각으로 살아가지 않는다면 

타고르인가가 말했다는 '동방의 등불'이 되는 날은 결코 오지 않으리라!

나부터 개혁대상으로 삼고 스스로 개혁해간다면 희망이 조금씩 보여갈텐데...

저도 불륜을 저지르고 있고 매춘을 하고 있고 도둑질을 해대고 있으면서 그건 합리적이라고 항변하고,

남들의 불륜과 매춘과 도둑질은 인간 쓰레기들이라서 그런 거라며 손가락질을 해대는 스스로의 불합리를 어찌할꼬?

이 세상의 불합리와 부조리는 국민들로부터 빚어지는 것임을 ...

성을 사려는 놈들이 있으니 팔아먹는 인간들이 생겨서 매춘업이 성황을 이루는  것처럼...

조금 편하게 남들보다 더 누리려는 생각들이 뭉쳐서 부정부패가 생기는 것이지...

주는 놈이 없는데 공직자들이 혼자서 어찌 더러운 돈을 주워먹고 살 수 있을까?

하늘에서 떨어지기라도 한단 말인가?

어떤 인간이 하나 나타나서 재화라도 마구 창조해내서 나눠준다고 이 난국이 극복될 수 있을까?

아마 더 발광을 하면서 남보다 더 가지려고 아우성을 치진 않을런지?


나부터 개혁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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