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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날!!


BY 미개인 2015-11-10

행운은 마음의 준비가 돼 있는 사람에게만 미소를 짓는다.

                     --파스퇴르--

 

루이 파스퇴르(1822~1895) 프랑스.생화학자.

로베르토 코흐와 함께 세균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분자의 광학 이성질체를 발견했으며,저온 살균법,광견병,닭,콜레라의 백신을 발견했다.

 

나는 오늘 아주 큰 행운을 경험했다.

어제 낮에 나의 애견인 진도개가 사라진 이후 이틀째 기운이 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참 많은 생각을 했고,돌아다닐 만큼 돌아다니고 예전처럼  아무 일 없었던 듯 집에 들어와서 자고 있으려니 기대를 했지만,

밤잠을 설치고 나가 본 녀석의 집은 텅~ 비어 있었다.

어쩌랴~누군가가 가져다가 잘 키워주기만 바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오늘 오후 늦게 출장을 나갈 일이 있었고,현장에서 수리가 불가능해 가게로 견인을 해서 수리를 마쳤다.

그리고 시운전 겸 운동도 하고,한동안 소홀했던 토끼들의 다양한 먹이도 확보할 겸,오토바이를 타고 갖다 드리고...

힘차게 기운을 내 보려 걸어오면서 길 가의 풀들을 조금씩 다양하게 뜯고 오면서도 좀체로 기분은 좋아지지 않았는데...

 

얼마간 들고간 가방을 다 채우고 오려는데 저 멀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 강아지가 낑낑대는 소리가 들린다.

드문드문 있는 집들의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로 알고 무심했는데,

마악 작은 숲을 벗어나 오려는데,점점 더 애타게 끙끙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뭐지?소리 나는 쪽을 돌아보는데,헉!

진실이가 풀숲에서  마구 꼬리를 흔들며 나를 불러대듯 낑낑대고 있는 것이었다.

죽었던 자식이 살아돌아온 듯 가슴이 벅차올라서 터질 것만 같았다.

끌어안고 쓰다듬어 주며 상황을 보니 ,고리를 벗어난 줄을 끌고 들로 산으로 펄쩍펄쩍 신나서 뛰어다니다가 한 옹이에 줄이 감겨선 꼼짝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틀이나 굶어서 안색은 파리하고,털엔 온갖 잡동사니들이 마구 엉켜붙어 있었다.

 

집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이곳까지 와서 허허벌판에 그리 묶여있었으니...

오늘 이쪽으로 출장을 오지 않았더라면,아까 출장을 갈 땐 차로 가면서 이 길을 갔었는데,전혀 낌새도 못 챘었는데,

현장에서 할 수 없는 일이었고,다행히 날씨도 좋고 ,너무 늦지도 않은 시각에 마칠 수가 있어서 운동을 하고 싶어졌었고,

그래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해드리고 ,걸어오며 여러 갈래 길 중 이 길로 다시 돌아오게 됐다는 것이 과연 우연이기만 한 걸까?

보통은 한 번 간 길로는 잘 안 다니는 편인데 말이다.

흥얼흥얼 콧노래까지 불러대면서 집에 와서 털을 빗겨주고 ,나의 식량의 일부까지 듬뿍 섞어서 밥상을 마련해주니 ,허겁지겁 먹기 바쁘다.

목이 켁켁 막혀가면서까지...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고객의 집쪽을 향해 큰 절이라도 올리고 싶은 심정이다.

만약 이 고객의 출장요구가 없었더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인적도 드문  그곳에서 녀석을 만나지도 못했을텐데...

얼마간의 수입도 올려주시고,애견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주신 격이니 ...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기만 하고,더 착하게 살아야겠단 생각을 하며 하늘을 우러러 보기도 했다.

무신론을 그만 두고 어디든 종교기관에 적을 둬야 하는 걸까?

 

오라비를 기르고 있는 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잃어버렸다고 너스레를 떤 후...

오늘로 이틀째인데 아무리 찾아 봐도 찾을 수가 없노라며 다 죽어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한 후...

아무 것도 안 하고 싶은데,평소 친하시던 어르신이 출장을 오라시기에 마지 못해 나섰다며 동생의 동정을 넉넉히 산 후,

"그런데!"하곤 찾게 된 과정을 설명해 줬더니 ,잃어버렸다며 함께 슬퍼해주던 동생이 환호를 올리며 반가워해준다.

그러면서 자신도 두 번이나 잃어버렸었지만 찾았노라며 가슴 철렁했던 경험담을 들려준다.

둘이서 전화기가 떠나가라고 박장대소를 하며 ,그러면서 더욱 녀석들과 가까워지게 된 기쁨까지 나누게 됐다.

 

그러다 저 파스퇴르의 명언을 접하곤 ,그동안 부지런히 살아와서 하늘에서 행운을 안겨주신 것이라 생각하게 됐다.

일정한 방향은 없었지만,거의 무신론에 가까운 생각을 하며 살아온 본인의 교만을 반성하게 됐고,

일반 종교기관들에서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전지전능하고 온 우주에 편재하시는 신을 의식하며 ,

보다 바르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오늘의 행운도 그동안 나름대론 열심히 살아왔고,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왔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 때문이고,

그런 나를 어여삐 여겨 신께서 행운을 안겨준 것이라 생각하게 된 때문이다.

더욱 겸손해져서 신께서 예뻐할 수 있을 정도로 ,본분에 충실하고 ,잘 살아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다.

 

보통은 행운을,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큰 횡재를 하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들이 보통 행운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네 잎 클로버의 경우가 그럴텐데,

난 오늘도 토끼를 주기 위해 아직 파릇파릇한 클로버도 얼마간 뜯으면서도 네 잎 클로버를 찾고 싶다는 생각은 한 순간도 하지 않고,

행복을 상징하는 세 잎 클로버만 부지런히 뜯어더랬는데,

사람들은 행복을 짓밟아가며 행운을 얻으려 노심초사하는 걸 흔히 보게 된다.

그래서 가끔 뉴스 등을 통해서 행운의 복권 당첨의 행운을 차지하고도 불행해지는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곤 하는데,

얼마간의 행운을 얻기 위해 행복을 마구 짓밟아대는 네 잎 클로버 찾기 행태와 아주 흡사한 경우임을 깨닫게 되지 않는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살아가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깨닫게 되는 하루였다.

 

성공하기 위해,행운을 차지하기 위해 그것을 목표로 하고 ,거기만 바라보며 치달리노라면 정작 해야 할 일을 지나치는 경우가 아주 많은 것 같다.

가족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개인적 목표달성을 위해 일로매진하다 나중에 불행해지는 경우가 그렇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이나 자신만의 행복을 추구하다 모두에게 따돌림을 당해 괴로워하는 사람의 경우가 그럴 것이다.

반대급부를 생각하고,결과까지를 미리 내다보면서 노력을 하다, 목표달성에 달하지 못하면 절망하고 원망하는 삶을 반복하는 사람은 

절대 행운도,행복도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를 견지하며 순간순간에 할 도리를 다하며 사는 것이 가장 인간적으로 사는 길임을 강조해오긴 했지만, 

오늘처럼 이런 기쁨을 선사받은 건 흔치 않은 일이었지만,난 모든 걸 내가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했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탓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탓하며 더욱 애써온 덕분에 이처럼 행복하단 생각을 하며 살 수 있게 된 것이리라!

어려선 난 왜 이리 운이라곤 없는지 모르겠다며 ,이혼하고 자살을 시도했다 실패하기까지 운명을 저주하기까지 했었지만,

실은 난 억세게도 운이 좋은 놈이란 걸 요즘 들어 자주 느끼게 된다.

 

모두가 행복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