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글? /?? 구광열
주인 없어 좋아라.
바람을 만나면 바람의 꽃이 되고
비를 만나면 비의 꽃이 되어라.
이름 없어 좋아라
송이송이 피지 않고 무더기로 피어나
넓은 들녘에 지천으로 꽃히니
우리들 이름은 마냥 들꽃이로다.
뉘 꽃을 나약하다 하였나 꺾어 보아라.
하나를 꺾으면 둘 둘을 꺾으면 셋
셋을 꺾으면 들판이 일어나니
코끝을 간지르는 향기는 없어도
가슴을 파헤치는 광기는 있다.
들이 좋아 들에서 사노니 내버려 두어라.
꽃이라 아니 불린들 어떠랴
주인 없어 좋아라.
이름없어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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