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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흔남...매일 조금씩 하다가...


BY 미개인 2014-10-18

바깥에서의 시위를 잠시 접고 한동안 나만의 성에 칩거하다시피 하면서...

지방도로에 차를 세워두는 것보다 우리나라의 척추에 해당하는 1번 국도변에 차를 세워두니 더 많은 사람들이 나의 시위사실에 주목을 해주고 ,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며 제 발로 찾아와주는 일까지 생기고 있으니...

손아귀의 파랑새를 찾으려 머나먼 타향땅에서 고생을 한 셈이지 뭔가?ㅠㅠ

 

있는 듯 없는 듯 ,하는 듯 안 하는 듯 조용히 움직이다가 어제 大 단국대학교에서 걸어 온 소송에 응하려 천안 시내를 가다가 

오랜 만에 천호지 인근의 시위장소에 들러 차를 파킹시켜두고 30여 분 간 힘차게 걸어줬다.

법원에 당도하니 소송시간보다 거의 한 시간이 이르기에 근처의 운동장으로 가서 파워워킹으로 ,기구로 신체단련을 뻐근할 정도로 할 수 있었다.

소송에 들어갔지만 시시하게 끝나고 ,다음 소송일을 통보받고 나와서 근처 백화점에서 쿠폰을 상품권으로 교환받아 쇼핑도 하고,

근처 식당에서 비닐 봉지 하나 얻어서 하천변을 걸으며 토끼풀도 다양하게 뜯어주니 한 나절이 후딱.

 

오는 길의 약수터에 들러 생수값 좀 살짝 줄여주며 약수터 주변을 청소하고 있는데,

그 동네의 노인회장님께서 먼저 아는 체를 해주시며 ,가시던 길을 멈추고 회관에 들어가 손수 커피를 타 들고 오셔서 내미신다.황송하여라!

감사의 인사를 뒤꼭지로 받으시며 후닥닥 가버리셔서 손도 한 번 못 잡아드렸다.건강하시길...

 

길 옆의 파지들을 주섬주섬 챙겨서 갑으로 착한 아저씨의 작업장에 들르니 한창 주변 정리에 여념이 없으시다.

마침 찾는 이도 없고 해서 팔을 걷어부치고 달려들어 ,팔이 하나밖에 없어서 못하셨을 일들을 해결해드렸다.

엊그제 저녁에 출장을 갔다 오는데 파지더미가 유난히 많아서 두 번이나 차로 가득 파지를 모아다 드렸더니 감당이 안 되시는지 허둥지둥 대시는 것 같아 

저녁 무렵에 한 번 도와드렸는데도 미처 정리를 못하신 듯해서 다시 한 번 정리하고 치워드렸더니 한결 넓어보이고 작업장다워졌다.

자꾸 곁에 오셔서 고맙다는,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시려 해서 ,그러시지 말라고,

시간이 남아도는 걸 견디지 못해서 심심풀이로 하는 것일 뿐이니 그저 방해나 하시지 말라며 퉁명스레 대꾸했지만,

네가 아무리 그래도 네 마음을 다 안다는 투로 툭툭 치시기에,

어르신이 부탁을 한 일도 아닌데,지가 좋아서 모아주고 ,정리해주는 것이니 미안해할 이유도 고마워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고 마시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친구처럼 장난이라도 치듯 서로 낄낄대며 두어 시간 정리를 하고나니 한결 깨끗하고 고철 ,파지,플라스틱이 분리됐다.

그래도 힘이 좀 남기에 어르신과 함께 어르신이 몰랐던 나만의 파지수집 장소를 함께 다니며 파지도 모아서 실어드리고 ,핸드카도 끌어드리며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아무 이유도 없이 당신같은 사람을 도와주는 내가 처음엔 황당하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더란다.

그러고나서 여기저기서 모아뒀다가 전화까지 해서 가져가라며 재촉을 해대는 바람에 신바람이 난다고도 말씀 하신다.

내가 읍직원에게 당부를 해준 덕에  자원봉사자들이 조만간에 새는 지붕 수리와 도배까지를 해준다고 해서 마냥 설렌다고도 하신다.

직접 농사를 지으신 고구마라도 삶아서 새참으로 내놓으셔야겠다며 고마워하시기에 ,제가 하는 것도 아닌데요 뭐~하고 말았다.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받고 이것저것 시켜서 최대한 서비스를 받으시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생각만 해도 좋으신가보다.

음침한 소굴 같던 집이 말끔해지면 기분도 좋아지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겠지?

당신이 기뻐하시니 내 일이기라도 한듯 기분이 좋아진다.

확실히 봉사는 중독성이 강하다.

이걸 알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봉사에 나서서 봉사 중독 환자(?)들이 차고 넘치는 세상이 됐으면...

 

예전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따분하고 우울하기만 했다던 아저씨가 ,요즘은 이런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신나고 감사하다면서,

성당에 가시면 기복을 하는 대신 감사의 기도를 하시게 됐다며 ,그렇게 되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고 행복해지더라신다.

전엔 이렇게 살다가 죽어도 죽은 줄도 모르고 썩어갈까봐 두려웠는데,

이젠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다시는 그 분을 보며 내가 앞으로 늙어서 살아갈 길을 미리 걸어보는 기분이랄까?

많이 가져 행복이고,많이 누려야 천국이 아니라 ,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고,대처하는가에 따라 천국도 지옥도 될 수 있다는 걸 몸소 가르쳐주시는 고마운 스승이시다.

 

비록 나이가 들고,팔이 하나가 없고,버려지듯 혼자서 살고 계시는 그 분이지만,

무표정하던 과거에서 탈피하여 환하게 웃으시며 무슨 말이든 함께 하고 싶어하시는 그 분을 보며 ,

앞으로도 틈틈이 찾아뵙고 살림도 살펴드리고 ,작업장도 청결히 유지시켜 드리고 ,

기운을 잃지 않으시고 사시는 동안까지라도 환하게 웃고 사실 수 있도록 친구가 돼 드려야겠단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나도 나중에 당신처럼 나이가 들고 나약해졌을 때 ,나같은 친구가 하나 생겨줬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면서...^*^

 

주변을 돌아보고 ,누군가 하찮은 나의 힘이라도 필요로 하는 이웃이 있지 않은지 찾아서 함께 해드린다면 ,

천국이 멀리 있지 않고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이 곳이 천국이란 걸 깨닫게 될 것이다.

하릴없이 게으름이나 피우고 술이나 오락 등으로 무료하게 보내면 천국은 커녕 지옥에 살게 되지 않던가?

뚝 차고 일어나서 동네라도 한 바퀴 돌면서 두 눈 부릅뜨고 찾아보면 의외로 많은 곳에서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길 가의 쓰레기를 줍는 것도 좋고,공원의 잡초들을 뽑고 ,풀을 베는 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정히 못찾겠거든 읍면동사무소에 가서 사회복지과 직원을 찾아 부탁을 하면 도와줄 것이다.

온라인으로도 얼마나 많은 자원봉사 단체들을 접할 수 있는가?

버튼 몇 번 눌러서 기부를 하는 것도 그닥 나쁘진 않지만 그것의 효과는 사실 아주 짧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땀을 흘리고 정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천국 창조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누가 보지 않을까 망설이지도 마시라.죄를 짓는 것도 아니니 당당하게 ,누가 보거나 말거나 한 번 해 보시라!

 

좋은 흔적 남기기 운동본부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