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1일-‘여름 향내’
전국 비 소식.
후두둑 떨어지는 빗소리만 들어도 한결 시원하다.
소나기 예보가 내려졌다.
어느덧 여름이 성큼 다가온 모양이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대기 불안정으로
소나기가 자주 내린다.
또 여름비는 바람에 흩날리지 않는다.
하늘에서 지상으로 들입다 내리꽂힌다.
그대로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허만하 시인)
소나기는 뜨거워진 도시의 아스팔트를
시원하게 식혀주며 ‘여름 향내’를 풍긴다.
또 언제 내릴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그 비는
도시의 푸른 청춘들에게 ‘윤초시의 증손녀딸’ 같은 인연을
선사하곤 할 것이다.
비에 흠뻑 젖은 하얀 접시꽃.
둥글넓적 우주선 같은 얼굴.
껑충 큰 줄기에 매달린 접시안테나 꽃.
비의 온갖 비명소리 모아
자장가로 만드는 접시꽃 유월이다.
모두들 향내나는 하루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