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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8일-겨울은 추워야 제 맛
BY 사교계여우 2020-11-18
11월18일-겨울은 추워야 제 맛
그 노랗던 은행나무가
완전히 ‘털리는’ 데는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찬 바람 한 번, 차가운 겨울비 한 번에
어느새 앙상한 가지뿐.
은행잎으로 노랗게 물들었던 오솔길도
바닥을 드러냈다.
그 길 위로 배추 보따리를 한 아름 끌고
지나가는 아주머니들.
“벌써 김장할 때가 된 겨….”
“이 많은 걸 언제 한댜?”
낭만은 사라진 지 오래.
김치보다 더 ‘아삭한’
연말연시 준비를 해야 할 때….
따듯한 겨울에 익숙했던 탓일까.
기습 한파로 놀란 자라처럼 웅크려 든 목에
목도리를 둘둘 휘감으니 거울 속 내 모습에 웃음이 난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서울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이어
중부지방에 첫눈이 쏟아졌다.
역시 겨울은 추워야 제 맛.
어린아이처럼 신나게 흰눈을 즐기려면
겨울 준비하는 은행나무처럼
어서 추위와 ‘방한복 차림새’에 적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