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사랑해서 함께 생활하나요 아니면 이해해서 같이 생활하게 되나요?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부부는 대충 1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사랑의 감정보다는 서로에 대한 편안함으로 함께 생활하는 것이라 보는 편이 올바르다. 편안 함을 느낀다는 것은 서로를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결혼을 했거나 결혼을 앞둔 젊은 사람들은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결혼이란 유무형의 구속력을 지니는 성혼의 절차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운명이 제 각각에서 하나의 운명으로 일체가 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결혼은 두 사람의 의견 일치로 완전해지는 상호교감의 익숙함이다. 수 십년을 자기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 온 사람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조율과 조화의 새로운 세상이다. 사랑이란 결혼을 완전하게 결합시키는 뜨거운 불에 의한 강력한 용접작용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두 강철판을 하나로 결합시키기 위해서는 보통 2천에서 4천도 이상의 초고온으로 두 철판을 용접하게 된다.

사랑이란 이질적인 두 남녀를 하나의 존재로 일체화 시키는 작용이기 때문에 부부로 재탄생 되는 것이다. 부부는 더 이상 남녀 각자의 존재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뜨거운 사랑이 결혼의 전제로 반드시 필요한 이유인 것이다. 뜨거운 사랑이 전제되지 않는 결혼은 쉽게 위기에 봉착하고, 어려움을 같은 마음으로 이겨낼 수 없게 된다. 결합력이 약하기 때문에 쉽게 이탈되고, 부서지고, 망가지게 되는 이유이다. 결혼이 그만큼 불완전 용접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섭씨 4천도의 초고온에서 두 사람의 결혼이 용접되었다면 어떤 어려움이나 힘든 상황도 일심동체가 되어 충분히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행복을 상실하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적당히 조건부 결혼을 하거나, 적당한 상대를, 적당하게 좋아해서, 혼자 지내기 보다는 둘이 지내는 편이 유리할 것 같아서 결혼을 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게 된다. 사랑이 전제되지 않으면 이해도 어렵고, 상대의 입장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게 된다. 서로에 대한 이해에 앞서 불만과 불평이 더 압축되고 시간이 늘어갈수록 견디기 어려워 진다는 사실을 누구나 경험하게 될 것이다.

적당히 사랑한다는 일의 위험은 전제되었던 조건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에 반드시 발생하게 된다. 이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맞벌이 부부가 되기로 했지만 출산을 하고 난 이후 부인의 맞벌이 상황이 어려워 졌을 때,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는 남편이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은 진정하고 뜨거운 사랑의 감정이 결혼에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점들의 하나이다. 젊은 남녀들은 이런 당혹스러운 문제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이유를 찾지 못한다. 상대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의 부족과, 상대에 대한 실망과 좌절감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서로의 잘못을 먼저 따지게 된다.

결혼은 장거리 구간을 달리는 마라톤과 같은 경주이다. 그래서 열정적인 연애와 사랑이 없으면 결혼생활에서 이해와 배려의 단계로 성숙되기 어렵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점점 더 강해지는 현 시대적인 상황에서 서로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으로 두 사람을 하나의 존재로 묶어주지 못하면 참 위태로운 출발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결혼은 사랑으로 시작해서 이해로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 없이 결혼이 시작되면 그만큼 불안하고 위험한 일이 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이해하고 나서 사랑하는 일은 절대 생기지 않는다.

젊은 남녀들이 결혼을 염두에 둔다면 반드시 상대를 열정적으로 뜨겁게 사랑하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 그런 사랑으로 결혼을 이루어 가야 행복하고 후회 없는 결혼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상대를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상대를 완전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혼의 위기는 사랑의 위기 보다는 이해와 배려의 위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해는 사랑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사랑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