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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마을과 산수유마을... (2/2)


BY 초록별 2002-06-24

매화마을과 산수유마을... (2/2) (사진은 청매실농원의 활짝핀 매화풍경입니다) 2. 매화마을에서... 섬진강 유래비를 지나 드디어 매화마을입니다. 보이는 산마다 온통 매화입니다. 하지만 매화마을로 오르는 길에서 현석이와 다솜이는 짜증을 냅니다. 그동안 걸어왔던 길이 꽤 멀었던 이유도 있고 다시 산으로 오르는 길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음료수를 마시고 싶어해 적당히 쉴곳을 찾았지만 찾지 못하고 마을 입구로 내려가 노점상에서 음료수를 사 마셨습니다. 음료수를 마시고 아이들의 짜증이 좀 잦아들었습니다. 다시 매화마을로 올라가 청매실 농원으로 갔습니다. 청매실 농원은 매화마을을 대표하는 농원입니다. 청매실농원에는 기차여행으로 온 단체 여행객들이 많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농원에서 항아리 구경을 한 뒤 매실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여유를 찾은 아이들에게 이제 매화가 눈에 들어오는가 봅니다. 우리는 산책길을 따라 농원 뒤쪽의 매실 과수원으로 올라갔습니다. 구릉에 올라서자 계곡을 빈틈없이 채운 매화가 보였습니다. 활짝 핀 매화가 아름다운 빛으로 반짝이며 강처럼, 바다처럼 출렁이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현석이와 다솜이도 짜증을 다 잊고 다시 밝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예쁜 포즈로 사진도 찍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여유를 가지고 경치를 보는사이에 아이들은 풀을 뜯어 풀싸움에 열중입니다. 아이들은 자연속에서는 언제나 그 자연과 더불어 즐거움을 찾게 됩니다. 꽃이 활짝 핀 매화속으로 우리가족도 들어갔습니다. 매화 꽃으로 올려보는 하늘의 모습도 좋았습니다. 매화밭 맨 위쪽에 작은 식당이 하나 있었습니다. 늦은 아침으로 점심을 겸한탓에 시장기를 크게 느끼지 않았지만 이고장의 음식인 재첩국밥을 맛보고 싶어 식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준비한 식사가 모두 동이났다고 하여 재첩국을 맛보는 것은 다음으로 미뤄야했습니다. 이젠 매화마을을 떠나야할 시간입니다. 힘들어 하는 아이들과 엄마는 매화마을 입구에서 쉬도록 하고 아빠가 차를 가져 왔습니다. 매화마을을 출발하면서 시계는 4시 반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2시쯤 매화마을을 출발하여 곡성의 계곡 한곳을 들릴 생각이었지만 매화마을에서 너무 늦어져 곡성의 계곡 대신 산수유 마을에 들리기로 했습니다. 3. 산수유마을에서... 지금 계절에 한창 좋을 산수유마을은 두해전 여행에서 들렸던 곳이어서 이번 여행에서는 찾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곡성을 가지 않는다면 대전으로 올라가는 길에 들릴 수 있는 곳이어서 그곳에 가기로 했습니다. 매화마을에서 구례로 향하는 길은 섬진강을 끼고 가는 환상적인 드리이브 코스입니다. 하동에서 구례쪽으로 섬진강을 따라가는 길은 19번 국도와 861번 지방도가 강 좌우로 나란히 달리고 있습니다. 두 길 어느쪽이라도 경치가 좋지만 드라이브가 목적이라면 861번 지방도를 타는 것이 좀 더 한적해서 좋은 것 같았습니다. 물론 화개장터나 쌍계사를 들린다면 국도를 타야 하지만요... 매화마을에서 나와 우리가 이용한 도로는 861번 지방도였습니다. 도로가 강에서 꽤 높게 올라와 있어 강을 따라 가는길 내내 경치가 좋았습니다. 강은 햇빛이 비치는 곳에서는 빛에 반사되어 반짝였고, 햇빛이 없는 곳이라도 잔잔한 물결이라서 부드러운 천을 깔아놓은 듯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넓은 강 모래밭에서 맨발로 모래밭을 걷는 가족의 모습이 한가롭고 다정스러워 보였습니다. 어스름 해질녁에 산수유마을 도착하였습니다. 해가 지고 있었지만 곱게 핀 산수유 꽃이 화사한 봄을 느끼게 해줍니다. 지리산 온천랜드를 지나 산수유꽃이 만발한 작은 개천을 만났습니다. 지리산에서 흘러 내러온 물들이 맑은 소리로 우리를 반겨줍니다. 산수유 꽃을 따라 그 작은 시냇가를 따라 산책을 즐겼습니다. 꽃에서, 시냇가에서 꽃과 함께 사진도 찍었습니다. 산수유를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이 어둑해져 있었습니다. 우리가 남도에서 환한 매화와 산수유 꽃으로 맞이한 봄처럼, 봄을 맞이하는 모든 사람들도 꽃처럼 환한 모습이면 좋겠습니다. <에필로그> 꽃 하나에 매실하나... 청매실 농원에 오르며 "꽃 하나에 매실 하나 입니다"라고 쓰여진 안내문을 여러번 보았습니다. 농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꽃은 아름다운 모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꽃이 진 자리에서 맺힐 과실입니다. 과실을 수확하여 매실청도 만들고 매실주로 만드는 재료로 쓰이게 되는 것이지요. 안내가 쓰여진 많은 글이 있어도 가끔 꽃을 꺽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꽃나무 아래를 지나며 꽃을 함부로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농업인들에게 자식처럼 소중한 그 꽃밭을 잠깐동안의 욕심을 위해 훼손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과 함게 하는 여행이라면 아이들에게 농업인들의 그런 어려움도 함께 이야기 해주는 것이 진정한 체험학습일 것입니다. 매화마을과 산수유마을... (2/2) (사진은 산수유 마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