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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자로 태어날까 무서워요.


BY lovemj 2000-07-23

하도 답답해서 용하다는 점장이한테 점을 봤더니 제가 전생에 남자였다는 군요.
기골이 장대하고 잘생긴 남자였는데 여러 여자를 마음아프게해서 남자로인해 마음아픈일이 많을거라면서...
그런데 전 남자보다는 여자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아랫동서와 시어머니.
지금 아무일 없어도 제 가슴은 계속 끓어오르니까요.
충성하지 않았으면 배신감도 없을텐데...
고시공부 하느라 돈한푼 벌어놓지않은 남편을 아랫동서 중매로 만났어요.
시댁은 정말 밥을 굶을정도로 어려운 살림이고, 그덕분에 결혼비용에서 신혼집 얻는데까지 몽땅 융자를 얻고 제가 보태고 했죠
시댁에서는 총 250만원을 보태주셨구요.
결혼하고 IMF가 터지고 월급이 깍이고 은행융자 이자는 더 비싸지고 정말 살기가 힘들었어요.
그래도 돌아가신 친정엄마를 생각하며,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후회하지 않게 잘하고 살자 다짐을 했죠.
직장 융자금을 제하고 월급을 받아오면 45만원.
은행융자, 공과금을 내고나면 남편 용돈도 남지를 않았어요.
남편과 저 둘다 늦게 결혼을 해서 애를 일찍 가졌는데 제가 말썽이었어요.
임신 내내 조산기가 있는거였죠.
임신 5개월부터 자궁문이 열리려하는데 그때 조산하면 아이가 너무 작아 그냥 사산이라고 보면 된다더군요.
병원 응급실에 서너번 실려가고 병원에서는 입원하라고 하는데 병원비 걱정에 그냥 뒤돌아서 나오고
시아버님 제삿날이었어요.
시댁에 갔더니 서너달전 해산한 아랫동서보고 어머니가 들어가 쉬라더군요.
그래서 저혼자 전 다 부쳤구요.
그덕분에 그날밤 다시 응급실 실려가구요.
그래도 군소리 한마디 안했어요.
평생 행상으로 세아들 키운 우리어머니 입장에선 임신이 별거 아닐수 있으니...
병원비까지 아껴가며 살아도 어머니 보약은 해드렸지요.
녹용까지 넣어서...
친정언니들 너 임신했으니까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준돈을 왜 시어머니 약 해줬냐며 난리를 쳤지만 전 시어머님께 이쁨받는 며느리가 되고 싶었어요.
왜냐면 임신을 하니 자꾸 친정엄마 생각이 나서요
좋은 옷한벌, 맛있는 음식한번, 다정한 말한번 안건낸게 참 후회스럽고 미안했거든요.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주변에서 지켜본 친구나 친정식구 모두 인정할 정도로.
그런데 시댁에서 제가 너무나 나쁜년이네요.
지금까지 어떻게든 어머니 마음에 들어보려 노력한것이 너무나 후회스러워요.
제가 결혼할 당시 제이름으로 집이 있었어요.
너무 어렵고 힘들어 팔려고 해도 그당시는 집값은 똥값이고 그나마 팔리지도 안더군요.
설상가상 세입자는 나가겠다고 하는데 전세금도 똥값이고...
시댁에서는 집까지 있는게 요것밖에 안한다는 거였고 전 할수있는만큼 한거였죠.
집이라고 해봐야 전세빼고나면 얼마 되지도 않건만.
2년동안 열심히 융자 이자 물다보니 이자가 이자를 키워 집을 팔았어도 별거 없는데 그래도 시댁은 돈도 많은게 저런다는 식이고.
아들이 번것 하나 없어도 며느리 돈도 다 내돈이라는 식이니 정말 어이가 없어요.
어머니 이름으로 산 작은 아파트를 주지 않겠다고하니 남이면 소송이라도 할텐데 부모자식간이니 할수도 없고...
우리 전세기한 끝나면 이돈가지고 어디 가기도 힘들고.
그 아파트 팔아서 보테던지 그리로 가야 하는데...
차라리 결혼을 않했으면 집도 그대로 살아있을텐데, 결혼비용 보태고 살림사는데 보태느라 집팔고, 집팔고 남은돈으로 작은 아파트 산건 시어머니한테 뺏기고...
나에게 남은건 뭔지 너무 허탈합니다.
남편에게 그리 큰 애정이 있는것도 아니고, 18개월된 아이를 쳐다보면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 막막합니다.
편들어줄 든든한 친정이 없다는게 너무나 서럽습니다.
아니 여자라는게 너무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