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참 답답해요.
문득 근본적인 문제가 생각나 한숨쉬게 해요.
어디서부터 뭐부터 얘기해야하나, 절로 한숨이 나네요.
결혼얘기부터 할까요.
제가 좋아하던 사람과는 집안의 반대로 헤어졌어요.
학벌이나 경제력이 부족하고 집안형편도 좋지않다는둥
심지어 생김새까지 운운해가며.... 그사람이 못참고 떠났어요.
여러차례 선을 봤죠.
하지만 친정집안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전, 내세울게 많은 사람이 아니예요. 객관적으론 오히려 부족한편이었죠.
여러조건을 내세운 신랑감들을 만나 보기좋게 딱지를 맞았어요.
참 허망하더라구요, 식구들의 그 실망하는 눈초리와 한숨...
선보기전부터 저를 혼자서 좋아한 사람이 있었어요.
몇년간 좋아해주었으니, 순정파라고 해야겟죠.
여러사람에게 딱지나 맞는 내가 뭐가 좋다고 몇년을 좋아해주나
내가 어디가 잘났다고 그사람을 무시하고 싫어할까?
그래, 남들처럼 나를 더 좋아해주는 사람에게 시집가자.
집안형편이 어려운 그였지만 몇번의 실패로 풀죽어 있던 제게
가족들은 허락을 해주었고 결혼을 했어요.
벌써 3년전 얘기네요.
몇일전 남편과 크게 싸웠어요.
제가 5년전 수첩에 메모해논 몇장의 글 때문이었지요.
수첩속에 커피솝에서 옛애인을 기다리며 쓴 구구절절한 사랑의
메모가 있더라구요.
5년전 일이라 수첩의 존재와 그런 글의 존재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남편이 이혼을 요구해요. 물론 해보는 소리란걸 저도 알아요.
하지만 남편은 꼭 다음말을 잊지 않는답니다.
"당신이 나를 진심으로 좋아해서 결혼한게 아니란걸 알아"
저절로 한숨밖에 안나와요. 왜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거든요. 사과하고 이해시키고 한계가 느껴지네요.
남편은 늘 내맘을 못믿어하고, 사소한 감정에도 화내고
저를 언제든지 딴남자에게 갈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해요.
나만을 좋아해주는 나를 자기보다 더 사랑해줄 사람을 찾았다는
것이 오히려 나를 가장 못믿는 사람을 찾은 꼴이 ?獰楮?
참 옛애기 그른게 없다더니, 그른것도 있네요.
여자는 남자가 더 좋아해주는게 잘 산다고 한말 근거 없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