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665

오늘이 태아와의 마지막 시간 일것 같네요


BY 철없는 엄마 2000-09-19

남편은 시댁에서 자고 온다고 하고 15개월된 큰아이는 자고 있네요. 조금전에 남편에게 내일 병원에 가서 진찰받고 19주된 태아를 유산시킬 생각이라고 전했죠. 남편과의 문제도 문제지만 아이둘을 키울 능력이 부족하네요. 임신을 알았을때부터 어떻게 하나 지금까지 망설여 왔었고 조금 힘들더라도 참고 견디면 좋은날이 오겠지 했는데 가면 갈수록 남편의 월급으로는 남편용돈하면 딱 알맞고 큰아이 분유다 기저귀다 모두 카드로 사고. 그렇다고 직장다니자니 아이가 너무 어려서 어디 맡길데도 없구 시어머니도 일하러 나가시고 시아버지도 친정딸 도와준다고 바쁘고.
경제적으로나 집안일이나 아이에게 무책임한 남편 바뀌기를 바랬는데 바뀔기미는 더이상 보이지 않네요.
그래서 태아에게는 미안하지만 태어나서 좋지 못한환경에서 자라고 힘들게 살 바에야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결심했습니다.
남편과 통화하고나서 울고있으니 큰아이가 엄마가 우는것을 보고 자기도 무엇을 느끼는지 같이 울더군요.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우유물고서 자네요...
결혼하기 전에는 정말 돈은 없더라도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지금은 남편 얼굴 보기도 싫고 자식만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이혼할텐데...
자식이 뭔지 자식때문에 웃고 자식때문에 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