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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해 두번째


BY 지영 2000-09-20

지난번에 남편과의 문제때문에 글을 올렸는데요, 꼭 누가 조언을
해줘서가 아니라 제 스스로 일어난 문제를 조목조목 적고(객관적
으로적으려고 하고)하다 보니까 맘이 많이 누구러졌어요.
물론 조언해 주신분 너무 감사하구요.

그래서 이참에 속상했던 일을 시간날때마다 적어서 아예 다 날려
버릴려구요. 그래두 되죠?

일단은 시부모님이 서먹하신게 자식들한테 불편해요.
저희 아버님은 그당시대로 중매로 어머니를 만나서 결혼하셨구
장남이시면서 아들만 셋을 낳앗으니, 외형으론 성공하셨죠.
결혼전 남편이 어렵게 털어놓은 얘기를 듣다보니, 작은어머니와
이복동생이 있더라구요.
지방에서 작은어머님이 이복도련님을 데리고 사시는데, 결혼하고
나서 보니 아버님이 지방을 너무 자주 가시더라구요.
처음엔 지방볼일이 있으신줄로만 알앗는데, 아랫동서가 귀뜸하더
라구요. 뜨끔하죠. 며느리셋이서 다 똑같은 걱정을 하게?瑩?
아들중에 아버지닮은 아들 나오지 말란 법 없다 이런걱정이요.

더구나 작은어머니는 지금까지 결혼한번 안한 처녀엄마로 살아
오셨으니, 그삶이 불행했던건 말할 것두 없구요.
새며느리 입장에서 부모님일에 참견할 수도 없고 모른척하며
살았습니다.
다른데서 낳아온 자식을 맡아서 기르기까지 하시다가 다 크고
나니, 제엄마한테로 가는걸 잡을수도 없구, 저희어머니 맘고생
무지 많이 하셨어요.

지금은 자식들 다 결혼시키고 막내도련님도 군에 가있으니
겉으론 정리가 된듯 하지만요 제가 보기엔 그마음들은 완전히
복귀된게 아닌거 같아요.
아버님은 남편이랑 술드시는 자리에서 다시태어나면 니엄마랑
결혼안하신다는둥, 매정한 사람이라는둥, 지병이 있으신걸
나이롱환자라고 하신는둥, 한마디로 애정이 없으세요.

어머님은 지금껏 살아오신대로 참고 인내하고 양보하고, 휴~우

두분다 일부러 그러시는건 아니지만 자식들 입장에선 불편할때
가 한두번이 아니예요.
아버님생신은 어머니하고 며느리들이 다 나서서 차려드렸거든요
막상 한달뒤 어머니생신엔 아버님이 등산가시고 안계시더라구요
어머니하고만 식사를 하긴 했는데, 영 기분도 안나고 쓸쓸하신
거 같고, 아버님을 붙잡지 못하는 아들들이 못나 보이고,
솔직히 말하면, 그런 행동을 보고 배울까봐 겁나요.

아버님 외도중에 어머니가 아들셋 데리고 사시면서 보험회사다니
시고 공장다니시고, 안해본거 없으시거든요.
아들들이 은연중에 배웠는지, 책임감과 경제관념이 없어요.
없으면 빚 낼 생각들만 하고, 마누라들 내세워서 일처리 하려구
하구.

지금도 아버님은 저희집에 어머니는 아주버님댁에 계세요.
두분다 손자들을 봐주시느라 형편이 안되지만, 아버님은 주말이나 휴일에도 어머니께 안가세요.
어머니가 필요하실땐 전화해서 애데리고 오시라고 부르시거든요
어머니 오시면 기다렸다는듯이 일감들 내놓으시고...
일일이 어머니일에 참견하시면서 늘 무시하세요.
김치가 너무 맵다느니, 매운게 몸에 안좋은거 모르냐는니.

아버님을 꼭 닮았는지, 결혼하고 첫번째 제 생일을 남편이 기억
못해서 무지 속상했었거든요.
어머니혼자 일하셔서 자식들키우는게 좋아보였던지, 아들들이
다 마누라 돈벌어오는걸 무지 좋아해요.
제 남편이 유독 심하구요.

어쩔땐, 부모님 일이지만 그옛날에 차라리 깨끗하게 정리를
하셨던게 더 낳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아무튼 돌아가실때까지 어머니는 참고, 아버님은 적반하장식이고
그러시면 어떡하죠?

여자편을 드는게 아니고 아버님이 얄밉게 구시거든요.
아들들은 다 남자라고 아버지탓 아무도 안해요.
며느리들이라도 어머니챙겨 드릴려구 생신 꼬박꼬박 챙겨드리고
옷도 사다 드리고 용돈도 꼭 어머니께 드리고....

그래도 저희들이 챙겨드릴수 없는 부분이 있겠죠?
그 한많은 삶을 다 챙길수는 없는거 아니겠어요?
이혼한 부모님을 모시는분도 힘드시겠지만 이런경우도 그거
못지 않게 힘들어요.

주절주절 얘기한거 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